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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리보고서] '정세 불안·美 수혜' 공존한 배터리사 1Q 실적…설비투자·LFP 투자 가속

[소부장박대리] 높은 관세 부과 변동성에 따라 대응책 마련 집중

디지털데일리 소부장박대리 독자 여러분, 이번 주도 열심히 달린 박대리가 이차전지·에너지 이슈를 들려드립니다. <박대리보고서>에서는 금주에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뉴스를 선정해, 보다 쉽게 풀어드리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박대리보고서와 함께 놓친 이차전지·에너지 이슈, 체크해보시죠. <편집자주>


삼성SDI 기흥 본사 [ⓒ삼성SDI]
삼성SDI 기흥 본사 [ⓒ삼성SDI]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이번주 본격적인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되면서 배터리 기업들의 실적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불안한 정치적 환경과 전기차 수요의 둔화 상황을 반영하듯 부진한 성적표들이 잇따라 공개되고 있죠. 특히 '상저하고' 흐름을 기대했던 배터리 기업들은 높은 관세 부과 변동성에 따라 대응책 마련에 집중된 모습입니다.

삼성SDI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1768억원, 영업손실 4341억원을 기록한 경영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전분기 대비 15.4% 각각 줄었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전분기 대비 모두 적자 전환했습니다.

사업별로 보면 배터리 부문은 매출 2조98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9%, 전분기 대비 16.4% 감소했습니다. 영업손실은 4524억원을 기록했죠. 주요 배터리 고객사의 재고 조정과 에너지저장장치(ESS)의 계절적 비수기 진입 여파로 인한 가동률 하락, 고정비 증가가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줬습니다.

당초 삼성SDI는 전기차 캐즘 도래에도 수익성을 방어하며 흑자를 유지해왔으나,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3~4천억원대 적자 상태에 돌입하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46파이 원통형, LFP 등 다양한 배터리 라인업을 확대하고 원가 절감 등 운영 효율화에 나선 상태죠. 삼성SDI는 올해 1분기가 실적 저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며 점진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봤습니다.

실적 개선을 위한 전기차(중대형) 배터리 부문의 계획으로는 일부 라인 개조·잠재 수요 대응을 꼽았습니다. 가동률이 줄어든 일부 라인을 ESS나 LFP 배터리용으로 전환해 성장성이 높은 분야를 공략하는 한편, 유럽연합(EU)의 전기차 지원 액션플랜 발표에 따라 증가하는 유럽 내 수요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 발표에 따른 여파가 올해 전체의 변수가 될 것으로 봤습니다.

김윤태 삼성SDI 경영지원실 부사장은 "관세 정책 변동성이 커서 구체적인 영향 수준을 예상하긴 어렵지만 직간접적으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할 것으로 보인다"며 "제품별로 보면 전기차 배터리는 미국 내 현지 생산을 추진하고 있어 영향이 제한적이나, 다수 배터리 소재나 부품이 역외에서 수입되고 있기 때문에 원가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고객의 전기차 역시 관세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차량 가격 상승이 수요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ESS 배터리는 미국 판매 비중이 높은 가운데 미국 외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입되기에 관세의 영향을 받는다. 이에 따라 고객사와 잘 협의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1차 JV를 현재 가동 중이나 예상 대비 수요가 올라오지 않으며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아울러 스텔란티스가 현재 캐나다, 멕시코 등지에서 생산해오던 전기차 공장을 가동 중단한 여파도 남아 있어, 이에 따른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봤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가능성에 따라 배터리 3사의 미국 투자 움직임은 점점 속도를 띠는 모습입니다. 최근 국내 배터리 3사는 상호관세에 대한 영향 파악과 미국 진출에 대한 속도조절 등에 나섰죠. 현재 진행 중인 주요 미국 투자 프로젝트를 일정에 맞게 진행하되, 관세 영향을 고려해 장비 반입이나 투자 시기를 조절하는 등도 고려하는 중입니다.

삼성SDI는 현재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에 대한 투자 시기와 규모, 용처 등을 조율 중입니다. 초기에는 4개 라인, 트럼프 정권 이후에는 3개 라인 투자로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죠. 최근에는 고성능 NCA 각형 모델인 사이드 터미널 배터리 생산용으로 3개 라인을 투자하되, 수요와 시황에 맞춰 1개 라인을 추가 증설하는 '3+1' 구성으로 방향성을 잡고 있습니다. 삼성SDI는 상반기 중 첫 번째 라인에 대한 장비 발주서를 내고 설치에 돌입할 전망입니다.

얼티엄셀즈 3공장 전경 [ⓒ얼티엄셀즈]
얼티엄셀즈 3공장 전경 [ⓒ얼티엄셀즈]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 홀랜드 단독 공장에 대한 전환 투자와 추가 증설을 진행 중입니다. 리튬인산철 에너지저장장치(LFP ESS) 용도로 확정한 2동의 경우 장비 반입이 거의 완료돼 전환 작업에 들어갔고, 3동은 현재 설비 반입 및 설치가 한창 진행 중으로 알려졌습니다. 각 동은 연산 5기가와트시(GWh)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관측되죠.

얼티엄셀즈(GM 합작법인)로부터 인수한 랜싱시 공장은 2개 동 중 하나의 동에 대한 장비 반입이 완료됐습니다. 해당 라인은 도요타로 향할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공간이 될 것으로 유력하다. 나머지 한 개 라인은 아직 장비 반입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SK온은 포드와 가동할 블루오벌SK에 대한 장비를 지난달 본격 발주하고 라인 가동 준비에 나섰습니다. 이번 발주로 연내 설치를 끝내고 시생산에 돌입, 내년 이후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죠. 지난달 발주된 장비들은 최근 체결한 닛산향 배터리 생산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배터리 양극재 분야에서는 포스코퓨처엠이 가장 먼저 1분기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포스코퓨처엠은 분기 연결기준 매출 8453억원, 영업이익 17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전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6.9% 상승해 흑자전환했습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영향이 덜 했던 전년 동기와 비교해선 매출은 25.7%, 영업이익은 54.7% 줄어든 수치입니다.

회사는 우려됐던 시장 예상과 달리 선방한 실적을 내놨습니다. 제너럴모터스(GM)와 LG에너지솔루션 합작법인의 가동 등에 따라 하이니켈 제품 판매량이 늘어난 덕이죠. 지난해 실적 악화를 부추겼던 재고자산평가손실 등의 불안 요소도 일부 사라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포스코퓨처엠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 상황과 미국 내 높아지는 보급형 수요를 고려해 리튬인산철(LFP) 양극재에 대한 사업화도 검토 중입니다. 그동안 LFP 양극재의 낮은 사업성으로 실제 진출을 다소 보류해왔으나, 고객사 요청이 잇따르면서 기술제휴 및 합작 등을 포함해 상용화를 검토하고 있는 겁니다. 업계에서는 관련 사업화가 이르면 상반기 중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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