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에너지

'GM JV 발주 시작' 삼성SDI, LFP 라인 투자 고심…보급형 전략 확대 '꿈틀' [소부장박대리]

'인터배터리 2025' 부스에 전시된 삼성SDI의 전기차용 각형 라인업. 프리미엄, 볼륨, 엔트리급으로 나눠 대응할 계획을 내놨다.
'인터배터리 2025' 부스에 전시된 삼성SDI의 전기차용 각형 라인업. 프리미엄, 볼륨, 엔트리급으로 나눠 대응할 계획을 내놨다.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삼성SDI가 지난달 제너럴모터스(GM)와 미국 인디애나주에 짓는 합작법인(JV)에 대한 협력사 선정을 끝마치면서 본격 라인별 구축 사전 검토에 들어섰다. 연내 3개 라인에 대한 발주가 나올 가운데, 내년 투자가 예상되는 추가 1개 라인에 리튬인산철(LFP) 라인이 들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달 GM JV에 대한 협력사 선정을 마무리하고 공장 설계 등 본격적인 사전작업에 돌입했다. 합작공장은 3개 라인을 우선 투자한 뒤 연말, 내년 중 1개 라인을 추가 증설하는 '3+1' 구조로, 연간 생산능력 기준 32~36기가와트시(GWh)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번 공장에는 기존 삼성SDI의 주력 협력사들이 대거 채택됐다. 믹싱 공정에 제일엠앤에스가 장비를 투입하며 전극에 씨아이에스(CIS), 한화모멘텀이 낙점됐다. 조립 공정의 적층(Stacking) 부문에는 필에너지가 전량을 확보했으며, 탭 웰딩 장비에는 엠오티가 선정됐다. 활성화 공정 장비에는 원익피앤이가, 검사 장비는 이노메트리가 들어섰다. 자동화 설비 부문에서는 새롭게 에스에프에이(SFA)가 선정됐으며, 자동화 소프트웨어 역량을 갖춘 그룹 계열사 삼성SDS도 포함됐다.

이르면 올해 2분기부터 발주될 3개 라인은 삼성SDI가 주력해 온 하이엔드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삼원계 각형 모델인 사이드 터미널 배터리가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이드 터미널 배터리는 각형 알루미늄 캔에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단자가 측면에 배치된 형태다. 삼성SDI는 6세대 각형 제품인 'P6'부터 사이드 터미널 형태 디자인을 채용했으며, 지난해 헝가리 괴드 공장에서 이를 본격 생산한 바 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중 증설할 추가 1개 라인에 대해서는 아직 용처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LFP 배터리 라인 구축이 주로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내 중국 LFP 배터리 기업의 진입이 어려운 만큼, 국내 배터리 제조사를 통해 공급받겠다는 GM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비우호적 전기차 지원 정책, 관세 등으로 수요가 불확실한 것이 LFP 배터리 생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LFP 배터리 기반의 차량이 수요를 이끌 수 있는 만큼, 삼성SDI와 GM이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는 뜻이다.

삼성SDI 기흥 본사 [ⓒ삼성SDI]
삼성SDI 기흥 본사 [ⓒ삼성SDI]

만약 내년 중 LFP 배터리 라인이 들어서게 될 경우 실제 양산 시기는 2027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가 울산에 에너지저장장치(ESS) 용도로 LFP 배터리 마더라인을 구축하며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전기차 용도로는 LFP 배터리를 양산한 이력이 없어서다. 통상 전기차용 배터리는 가혹한 주행환경에 대한 신뢰성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1년 이상의 기간이 요구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삼성SDI가 보급형 전기차용 배터리로 LFP와 NMX(니켈망간혼합계, 코발트프리)를 내세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NMX가 저렴한 가격과 높은 안정성이라는 시장 요구를 충족하는 제품인 만큼, 이에 대한 개발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LFP 배터리 가격 주도권을 잡고 있어 국내 업체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북미 시장에 한해서는 양산 의지가 크다"며 "삼성SDI를 포함한 주요 3사의 보급형 배터리에 대한 미국 투자도 활발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데일리 네이버 메인추가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