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AI

MS 나델라가 예고한 ‘SaaS 붕괴’...세일즈포스·어도비의 엇갈린 선택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가 중앙무대에서 객석으로 내려와 세일즈포스의 AI 혁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연설 내내 행사장 곳곳을 누비며 고객과 거리를 두지 않겠다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가 중앙무대에서 객석으로 내려와 세일즈포스의 AI 혁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연설 내내 행사장 곳곳을 누비며 고객과 거리를 두지 않겠다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지난 20년간 전세계 기업용 소프트웨어 성장을 주도해온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시장이 격변기를 맞이했다. 기존 SaaS 모델이 인공지능(AI) 중심 자동화로 대체될 가능성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는 “AI 에이전트 등장으로 SaaS 본질이 변화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나델라 CEO는 올해 초 한 팟캐스트 채널에 출연해 “에이전트 AI 시대엔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이 존재한다는 개념이 붕괴될 수 있다”며 “기존 SaaS 애플리케이션은 기본적으로 비즈니스 로직이 있는 CRUD(생성‧읽기‧업데이트‧삭제) 데이터베이스인데, 앞으로는 이러한 로직이 AI 에이전트로 전환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MS는 오픈AI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AI 시장 주도권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특히 코파일럿(Copilot)을 오피스365 등 주력 제품에 통합하면서 기존 SaaS 기업들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제 별도 특화된 소프트웨어 없이도 문서 작성과 데이터 분석 등을 AI 도움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세일즈포스와 어도비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가장 성공적인 SaaS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두 기업은 각각 고객관계관리(CRM)과 콘텐츠 제작 영역에서 강세를 보였지만 최근 경계가 흐려지면서 특히 CRM 분야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양사는 공통적으로 고객 경험 향상을 위한 AI 에이전트를 전면에 내세우며 AI시대에 대응하고 있지만, 접근 방식에선 차이를 보인다.

세일즈포스는 MS AI 공세에 정면으로 맞서는 전략을 선택했다. 마크 베니오프 CEO는 MS 코파일럿을 ‘대규모 재앙(huge disaster)’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고객들은 코파일럿 기술로 변화를 경험하지 못하고 있으며 대부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MS가 단지 오픈AI 기술을 재포장했을 뿐이고, 기업이 AI 영역에서 MS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MS가 외부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자체 AI 플랫폼 에이전트포스를 강조한 것이다.

세일즈포스가 지난해 선보인 ‘에이전트포스’는 기업들이 기술적 전문성 없이도 자율적인 AI 에이전트를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판매, 마케팅, 고객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가 의사결정을 내리고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다. 세일즈포스는 기존 CRM 영역을 넘어 AI 기반 종합 비즈니스 자동화 시장을 선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닐 차크라바티 어도비 디지털 경험 사업 부문 사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 중인 글로벌 컨퍼런스 ‘어도비 서밋 2025’ 기조연설하고 있다.
아닐 차크라바티 어도비 디지털 경험 사업 부문 사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 중인 글로벌 컨퍼런스 ‘어도비 서밋 2025’ 기조연설하고 있다.

반면 어도비는 MS와 협력을 통한 생태계 확장 전략을 선택했다. 어도비는 최근 ‘어도비 서밋 202’에서 10개 AI 에이전트와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플랫폼(AEP)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터’를 공개했다. 이 플랫폼은 AI 기반 마케팅과 고객 경험을 개인화하는 기능을 제공하며, 여러 AI 에이전트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특히 MS와 협력해 ‘M365용 어도비 마케팅 에이전트’를 공동으로 개발 중이다.

이 솔루션은 마케터들이 워드, 파워포인트, 팀즈 등 MS 생산성 도구에서 직접 어도비 콘텐츠 및 데이터 인사이트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나델라 CEO는 자신의 링크드인에 “마케팅 실무자가 M365 앱 내에서 직접 더 스마트하고 빠르게 작업할 수 있는 어도비 마케팅 에이전트는 기대되는 솔루션 중 하나”라고 언급하며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SaaS 기업들은 단순한 소프트웨어 제공을 넘어 AI를 활용한 종합 비즈니스 서비스 기업으로 전환을 시도 중이다.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AI 에이전트 시장은 2030년까지 471억달러(약 69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CRM 영역을 넘어 AI 기반 종합 비즈니스 자동화 시장을 공략하는 과정에서 세일즈포스가 독자적인 AI 에이전트 플랫폼을 개발하며 MS와의 차별화를 강조하는 반면, 어도비는 MS와의 협력을 통해 AI 생태계를 확장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나델라 CEO는 “앞으로 SaaS는 AI 에이전트가 직접 오케스트레이션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단순한 애플리케이션이 아니라 인간과 협력하는 AI 에이전트가 기업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데일리 네이버 메인추가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