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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찍먹] 넥슨 ‘마비노기 모바일’, 세월도 이겨낸 그 때 그 감성

치열한 경쟁에서 벗어나 모닥불 앞에서 불멍하고, 다른 플레이어와 음식을 나눠 먹거나 춤을 추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치열한 경쟁에서 벗어나 모닥불 앞에서 불멍하고, 다른 플레이어와 음식을 나눠 먹거나 춤을 추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넥슨 신작 ‘마비노기 모바일’은 원작 특유의 감성과 매력을 고스란히 재현했다는 점에선 합격점을 줄 만 했다. 다만 원작 팬 외에, 지난 20년간 달라진 게이머들을 만족시킬 만한 진일보한 게임성이나 매력을 충분히 갖췄는지는 의문이었다.

27일 자정 출시된 마비노기 모바일은 2004년작인 ‘마비노기’ IP(지식재산)를 기반으로 제작된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모바일과 PC 크로스플레이를 제공한다.

악보를 사서 버스킹을 했다. 이에 맞춰 춤추는 관중들.
악보를 사서 버스킹을 했다. 이에 맞춰 춤추는 관중들.

출시를 앞두고 미리 접한 ‘마비노기 모바일’은 원작 특유의 향취가 짙게 배어 있는 게임이었다. 모닥불이 놓인 광장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거나, 캠프파이어 앞에서 악기를 연주하고 선율에 맞춰 춤을 추는 등, 마비노기만의 감성이 고스란히 재현됐다. 플레이 도중 동료 기자가 직접 요리한 고기 음식을 깜짝 선물해 주었는데, 절로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전투를 돕는 ‘펫’조차도 일반적인 MMORPG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게 다가왔다. 강아지와 고양이를 닮은 친숙한 외형을 지닌 데다, 배고픔 수치까지 존재해 어느 순간부터는 허기를 걱정하는 ‘집사’의 마음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됐다. 결국 성장을 잠시 멈추고, 펫을 위한 간식을 제작하려고 각종 재료를 채집하는 데 상당 시간을 쏟았다. 강제된 목표 없이 높은 자유도를 제공하는, MMORPG의 본질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게임이었다.

패션 아이템 뽑기 연출. 마비노기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패션 아이템 뽑기 연출. 마비노기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작에 비해 강점이 더욱 강화된 부분도 눈에 띄었다. 패션 아이템 뽑기 연출의 경우, 캐릭터가 화려한 쇼윈도 앞에서 관련 아이템을 이리저리 착용해 보는 형태로 그려져 신선했다. 또 패션 아이템도 그 가짓수가 다양하고 디자인적으로도 훌륭해 꾸밈 욕구를 자극했다.

모바일 최적화 수준은 준수한 편이다. PC 버전과 비교해 조작감이 상대적으로 우수했으나, 간헐적으로 프레임 드롭 현상이 일어났다. 자유로운 가로·세로 모드 전환으로 활용도가 높았다. 특히 마비노기의 핵심 매력인 채팅 등 소셜 기능을 큰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마비노기는 성장과 경쟁보다는 거대한 소셜 플랫폼으로서의 성격이 짙은 게임이었다. 이러한 마비노기만의 고유한 지점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매력적으로 여겨졌다. 관련 콘텐츠를 더욱 다듬고 강화한다면, IP가 다시 활기를 되찾을 가능성도 충분해 보였다.

패션 아이템 가짓수가 많고, 디자인도 수준급이라 꾸밈 욕구가 충만해진다.
패션 아이템 가짓수가 많고, 디자인도 수준급이라 꾸밈 욕구가 충만해진다.

다만, IP 특유의 ‘느림의 미학’이 원작 팬 외의 대중들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게임 시장은 별다른 조작 없이도 속도감 있고 직관적인 성취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반면, 마비노기 모바일은 자극적인 요소가 적어 이러한 흐름과는 거리가 있다. 원작처럼 마니아층을 확보하는 데는 무리가 없겠지만, 보다 많은 대중에게 어필하기에는 다소 무겁고 느린 경험일 수도 있다.

전투 감각이 밋밋하고 단순해 사실상 자동사냥에만 의존해 성장하게 된다.
전투 감각이 밋밋하고 단순해 사실상 자동사냥에만 의존해 성장하게 된다.

그렇다고 원작에 비해 한층 발전된 게임성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다양한 일상 콘텐츠를 원활하게 즐기기 위해 필요한 성장 요소는 여타 게임과 비교했을 때 뚜렷한 개성을 느끼기 어려웠다. 대표적으로 전투 시스템의 경우 수동 조작을 지원하지만, 전투 자체의 재미가 크지 않은 데다 구르기와 같은 회피 수단이 없어 결국 ‘자동 사냥’ 중심으로 진행되는 구조다.

이러한 약점을 상쇄할 만큼 마비노기 모바일의 일상 및 커뮤니티 콘텐츠가 지금의 게임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발휘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지향하는 게임성과 달리, 수익 모델(BM)은 ‘리니지라이크’ 게임처럼 무거워 괴리감이 크다.

캐릭터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패션 아이템과 펫은 캐릭터의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단순 치장 아이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것들 상당수는 확률형 아이템 뽑기를 통해 얻어야 하는데, 고등급으로 갈수록 낮은 획득 확률을 보였다. 심지어 최고 등급인 ‘전설’ 아이템의 경우 에픽 아이템 2개를 합성해서 20% 확률로 얻을 수 있다.

리니지라이크식 MMORPG에 대한 이용자 선호도가 날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수익 모델은 마비노기 모바일에 대한 신규 유입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였다.

한편, 마비노기 모바일을 향한 관심은 뜨겁다. 넥슨에 따르면 25일부터 26일 오전 11시 59분까지 진행된 사전 캐릭터 생성에서 7개 서버의 수용 인원이 조기 마감됐다. 이후 서버를 증설했음에도 일부 서버는 이른 새벽에 다시 마감되는 등, 출시를 앞두고 게이머들의 발걸음이 분주히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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