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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 대리' 기사, 승객 성범죄…플랫폼은 무슨 죄?

카카오모빌리티, 피해자와 법률·심리상담 등 지원책 논의 중…"법상 범죄이력 선제 파악 어려워"

[ⓒ 카카오T 홈페이지 갈무리]
[ⓒ 카카오T 홈페이지 갈무리]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출소 두 달만에 손님에게 성범죄를 저질렀던 대리운전 플랫폼 기사가 '카카오T 대리' 서비스의 기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카카오T 운영사인 카카오모빌리티는 해당 사건 피해자와 소통하며 법률 및 심리 상담 등 지원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대리 플랫폼 기사에 대한 범죄이력 조회가 불가능한 데다, 플랫폼을 통해 가입이 이뤄지는 시스템 구조상 이를 사전에 파악하는 부분은 어렵지만 서비스사로써 도의적 책임을 다 하겠다는 입장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JTBC '사건반장'에서 소개된 성범죄 전과의 대리기사 B씨가 카카오모빌리티의 모바일 호출 대리 서비스인 '카카오T 대리' 기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방송에 따르면, 피해 여성 A씨는 지난해 10월 당시 술자리를 가진 후 오후 3시 30분쯤 카카오T 대리를 불러 목적지로 향했으나 잠이 들었다가 눈을 떠보니 당시 대리기사였던 A씨가 하의를 다 벗은 채로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A씨가 소리를 지르니 대리기사 B씨는 도망갔다가 출동을 받은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대리기사 B씨는 A씨의 집까지 운전했지만 도착할 때까지 깨어나지 않자 인근 공터로 차량을 이동해 성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A씨는 B씨가 자신의 신체를 불법 촬영했다가 영상을 지웠다는 사실도 경찰을 통해 전해 들었다고 전했다.

대리기사 B씨의 경우, 과거에도 성범죄 이력이 있던 전직 군인 출신으로 해당 사건 두 달 전 범행을 저지른 후 출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방송에서 A씨는 대리 애플리케이션(앱)에 관련 민원을 제기했지만, 서비스사 측은 이에 대해 대리 기사들의 자세한 신원을 확인하긴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안전하다고 광고해서 믿고 이용했는데 기사가 성범죄 전과자였다고 항의했지만 업체는 더 이상 일하지 못하도록 조치하겠다더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기사들의 범죄 이력을 확인하는 것은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해당 사건의 피해자와 꾸준히 소통하며 최대한도의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카카오T 대리 서비스를 운영 중인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피해 고객분과 연락을 취하며 플랫폼 입장에서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있다"며 "법률적인 지원이나 심리 상담을 제안드리는 등 다양한 방안과 추가 지원책에 대해 말씀드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범죄 이력 확인 여부에 대해선 플랫폼 특성상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대리기사는 현행 법체계상 운전면허 및 대리운전보험 가입에 문제가 되는 사고 이력이 없으면 누구나 활동할 수 있는 반면, 범죄이력 조회 시 운수업 종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 침해가 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해당 기사에 대한 필요 조치는 취했지만 사전에 기사분들의 범죄이력을 확인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범죄이력 조회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업종이 있는데, 대리 플랫폼의 경우 제한이 있는 데다 요청을 할 경우 오히려 불법이기에 구조적으로 선제 대응이 어려운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업계에선 현행법상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범죄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안정장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023년 과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선생님을 구하는 학부모처럼 속여 살해 대상을 물색한 후 수업을 받는 중학생처럼 속여 또래 여성을 살해한 정유정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플랫폼업체가 사전에 이를 차단하고 대응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용자를 이어주는 중개 서비스를 영위하고 있지만 수요자에 대한 검증부터 개인정보보호라는 벽에 막혀 있는 것이 현실"라며 "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법적 안전제도가 마련돼야 플랫폼업체도 한층 신뢰도 높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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