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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AI 시대, 소프트웨어 벤더들의 생존 전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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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AI 에이전트를 넘어서는 무언가를 내놓지 못하면 망할 것이다." 최근 한 글로벌 SW벤더 지사장이 한 말이다. AI가 전 산업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소프트웨어(SW) 벤더들 사이에서도 생존을 위한 AI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문제는 AI의 발전이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기존 SW 벤더들의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AI는 기존 SW 시장을 변화시키며 동시에 벤더들에게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특히, AI 기반 자동화가 SaaS(Software as a Service) 형태로 제공되면서 개별적인 기능을 제공하던 SW 벤더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문서 작성, 데이터 분석, 번역 등 특정 기능에 특화된 솔루션들은 이제 AI 기반으로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제공되고 있다. 이는 기존 벤더들의 독자적인 기능이 더 이상 차별화 요소가 되지 못함을 의미한다. 실제로, 노코드/로우코드 플랫폼과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솔루션들은 AI 기반의 자동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뿐만 아니라, AI는 단순한 기능 통합을 넘어 기존 SW 시장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IT 대기업들은 AI를 핵심 비즈니스 전략으로 내세우며, AI 기술을 선점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소 SW 벤더들은 경쟁력을 잃고 시장에서 도태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물론 글로벌 IT 대기업들도 피말리는 싸움을 하고 있다. 누구도 자신이 AI 시장에서 1등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시장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승자가 없는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AI가 기존 SW 벤더들의 시장을 잠식하는 핵심 원인은 AI가 특정 기능을 자동화하는 수준을 넘어 산업 전반의 업무 흐름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AI 기반의 자동 번역, 데이터 분석, 고객관리(CRM) 솔루션들은 기존의 개별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존 SW 벤더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히 AI 기술을 적용하는 것을 넘어, AI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즉, 기존 소프트웨어를 AI로 단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찾아야 한다.

특히, AI 기술을 직접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한 벤더들은 특정 도메인에서 차별화된 AI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금융, 의료, 제조 등 특정 산업에 특화된 AI 솔루션을 개발하거나, AI와 기존 제품을 결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이번에 만난 글로벌 SW벤더 지사장은 “이미 대중적으로 인지된 브랜드를 고쳐 AI를 기업 사명에 넣을 정도의 결연함이 필요할 정도다. 그 정도의 마음가짐이 아니면 AI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AI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SW 시장의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AI가 SW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지만, 이를 위기로만 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AI를 활용한 차별화된 전략을 세운다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도 있다. 기존 SW 벤더들이 AI 혁신을 수용하고 적극적인 변화 전략을 펼칠 때, 비로소 AI 시대에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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