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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뷰] "당신도 미정이 될 수 있다"…'마녀'로 본 사회적 낙인

'콘텐츠뷰'는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를 매우 주관적인 시각으로 분석합니다. 기사에 스포일러나 지나치게 과한 정보(TMI)가 포함될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편집자 주>

[ⓒ 마녀 영상 갈무리]
[ⓒ 마녀 영상 갈무리]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죽거나 다친다."

만약 자신이 이런 가설에 적용되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좌절과 절망은 차치하고, 스스로를 세상에서 고립시킨 채 외로이 살아가는 방법을 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지난 15일 공개된 채널A 드라마(넷플릭스·티빙·쿠팡플레이 스트리밍 제공) '마녀'에선 저주받은 징크스 때문에 스스로를 고립시킨 박미정(노정의 분)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자신을 좋아했던 남자들이 죽거나 다치는 것을 알게 되면서 세상과 단절하고 씁쓸하게 외로움을 삭히는 미정의 마음은 황폐함을 넘어 벼랑 끝에 서 있는 느낌이다.

잘못이 없음에도 매 순간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나'를 숨긴 채 홀로 지내는 방법밖엔 없었다. 고독이 뼈에 사무치는 순간에도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눈을 바라보며 시간이 멈추길 바라는 것 뿐이다.

급식 대신 도시락을 먹으면서도 꿋꿋이 버텨내며 그토록 다니고 싶었던 학교를 떠나는 미정의 곁엔 아무도 없었고, 펑펑 내리는 눈만이 그녀가 가는 흔적을 대신했다. 마녀라는 사회적 낙인과 죄책감에 학교를 떠나는 미정과 내리는 눈이 교차하며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비통한 쓸쓸함이 배가된다.

눈송이가 거꾸로 올라가는 장면은 그녀를 마녀로 치부하는 주변(학생들)의 시선과 시간이 멈추길 바라는 미정의 심리를 동시에 대변한다. 일련의 사건이 반복되면서 '박미정을 좋아하면 화를 입는다'는 법칙이 입방아에 올랐고, 마녀이기에 자연의 법칙인 눈마저도 거꾸로 내리게 한다는 생각이 각인된 셈이다.

직접 경험하지 않은 일을 사실처럼 떠들어대는 군중심리는 한 사람의 인생을 철저하게 망가뜨렸고, 급기야 아버지의 죽음까지 그녀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사회적 살인'을 자행하기에 이른다.

이는 현실의 세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도 어디에선간 말 한 마디로 누군가를 궁지로 몰아넣고, 또 다른 희생양을 찾아나선다. 날이 바짝 선 모함의 칼날로 인해 상처를 입은 이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스스로를 고립시킨 채 세상과 단절하는 일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여전히 우리는 타인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민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죽는다'는 속담처럼 쉽게 내뱉은 말이 누군가에겐 칼 끝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언젠간 그 '개구리'가 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한 번쯤 돌이켜봐야 하지 않을까.

강풀 작가의 동명웹툰을 소재로 한 드라마 마녀는 스스로를 고립시킨 박미정과 그녀를 구원하려는 이동진(박진영 분)의 처절한 러브스토리를 예고하고 있다. 동진과 미정의 시선으로 바라본 마녀 1·2화가 비슷하면서도 각기 다른 느낌을 전하는 것은 같은 시간을 살면서도 매 순간 다른 각자의 현실을 조명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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