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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충격에도…美 빅테크 AI 투자 지속, 메모리 수혜 '굳건' [소부장반차장]

[ⓒ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딥시크(DeepSeek)의 출현 이후 글로벌 AI 시장이 한 차례 흔들렸지만,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AI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며 성장 가능성을 놓치지 않고 있다. 엔비디아의 주가 하락과 함께 AI 관련 기업들의 평가가 조정되는 가운데, 여전히 AI 메모리 시장은 꾸준한 수요를 보이며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딥시크는 최근 엔비디아의 기존 GPU 제품군인 H800을 기반으로 고성능 AI 모델을 구현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H100과 같은 최신 GPU가 아닌, 한 세대 전 모델을 활용했음에도 경쟁력 있는 AI 성능을 입증한 것. 이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 혁신보다 비용 최적화와 효율성이 더 중요한 요소가 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AI 하드웨어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왔다.

이 영향으로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AI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한때 급락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발표 직후 10% 이상 하락했고, AI 반도체 및 AI 관련주들도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시장이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기대감을 재조정하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딥시크의 기술이 혁신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긴 했지만, 실제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범용 인공지능)로 가는 과정에서 엔지니어링 효율화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AI 모델의 복잡성과 학습 데이터 처리 방식이 다르다는 점에서, 딥시크가 기존 AI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 인프라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AI 시장이 성숙 단계에 진입하기 전까지 AI 수익화와 무관하게 인프라 투자는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이 나온다.

실제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공격적인 AI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성장 가능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해 AI에 800억달러(약 106조48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며, 메타 또한 최대 650억달러(약 86조6700억원)를 AI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AI 인프라 구축이 여전히 기업들의 최우선 과제임을 보여준다.

구글 또한 AI 인프라 확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구글은 올해 자본 지출(CapEx)로 약 750억달러(약 100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2023년 자본 지출 323억달러 대비 43% 증가한 수치다. 투자는 AI 데이터센터 확장과 자체 AI 반도체 TPU(Tensor Processing Unit) 개발에 집중될 전망이다.

이러한 대규모 투자 속에서 AI 반도체 시장 역시 활황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은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메모리 업계의 수혜가 예상된다. AI 모델이 점점 더 고도화되면서, HBM과 같은 초고속 메모리 솔루션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올해 생산할 HBM 물량도 이미 완판됐다고 밝히며, AI 서버 시장의 강한 수요를 확인했다.

넘치는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레거시 선단 공정 전환도 준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TSV 생산능력을 2배 확보한다는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 중으로, HBM3와 DDR4 활용 레거시 테크를 선단 공정으로 전환해 수요 둔화되는 제품 생산 줄일 방침이다. 마이크론 역시 HBM3E 제품을 빠르게 시장에 공급하면서,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감안하면, AI 반도체 시장이 일시적인 조정을 겪더라도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꾸준한 성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AI 인프라 구축이 계속되는 한, 메모리 기업들의 실적 역시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를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딥시크의 등장이 AI 시장에 변화를 가져오긴 했지만, AI 인프라 투자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AI 반도체와 메모리 시장의 장기적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어 "AI 모델의 고도화와 AI 서버 구축이 지속되는 한, HBM을 비롯한 AI 반도체 시장의 수요는 계속될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앞으로도 AI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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