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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단말기' 제작, '삼성⋅SK'에 맡기나...샘 올트먼 방한 진짜 목적은? [소부장반차장]

中 딥 시크 평가절하한 샘 올트먼…부담 느꼈을 것

AI 전용 단말기 개발 발표…하드웨어 역량 확보 필요

삼성⋅SK 연쇄 회동 목적 풀이…오픈AI 단말기 만드나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 AI CEO가 사진 촬영하는 모습. [ⓒ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갈무리]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 AI CEO가 사진 촬영하는 모습. [ⓒ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갈무리]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방문하며, 그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AI 전용 단말기 개발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로 떠오르면서 AI 하드웨어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 샘 올트먼, 한국 방문…SK 이어 삼성과 연쇄 회동 = 샘 올트먼은 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등 그룹 계열사 주요 경영진을 만났다. 이후 오후에는 삼성전자 서초 사옥으로 이동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및 반도체 경영진과 회동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만남이 연쇄적으로 이뤄지는 이유는 오픈AI의 AI 전용 단말기 프로젝트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트먼 CEO는 앞서 일본 방문 중 "AI 단말기 개발을 고려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이를 위해 AI 반도체 및 디바이스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한 기업들과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선 샘 올트먼이 AI 단말기 개발에 나선 배경에 대해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등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딥시크는 엔비디아의 H800 GPU를 활용해 고성능 AI 모델을 구축했으며, 이는 기존에 오픈AI가 활용하는 H100보다 사양이 낮은 칩셋이라는 점에서 국제 AI 업계에 충격을 줬다.

올트먼은 딥시크의 등장에 대해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라며 평가절하했지만, AI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오픈AI 역시 기술 격차를 확대할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된 상황이다.

AI 단말기 개발은 오픈AI가 기존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에서 벗어나, 온디바이스 AI 시장까지 진출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애플이 '온디바이스 AI'를 강조하며 스마트폰에서 AI 연산을 수행하는 기술을 강조한 가운데, 오픈AI는 이를 넘어서 AI 전용 단말기를 개발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 AI 단말기 개발…삼성전자·SK하이닉스 역할 주목 = AI 단말기의 형태에 대해서도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된다. 스마트폰과 같은 기존 형태를 유지할 수도 있지만, AI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스마트 안경, 휴대용 AI 어시스턴트, 웨어러블 기기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크다. 오픈AI는 이전부터 AI의 실시간 활용을 강조해온 만큼, 음성 비서, 증강현실(AR), 실시간 번역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AI 전용 디바이스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AI 단말기를 제작하려면 강력한 AI 연산 성능을 갖춘 반도체와 하드웨어 제조 역량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자연스럽게 오픈AI의 주요 협력 파트너로 떠오른다.

이재용 회장이 25일 항소심 결심공판에 참석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25일 항소심 결심공판에 참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단말기 개발에 있어 필수적인 칩셋과 하드웨어 제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엑시노스(Exynos) AP(Application Processor)와 NPU(Neural Processing Unit) 기술이 AI 전용 단말기 개발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최대의 디스플레이 제조사로 AI 단말기에 최적화된 고해상도 OLED 패널을 공급할 수 있다. 만약 오픈AI가 단순한 AI 소프트웨어 기기가 아닌, 혁신적인 AI 스마트 디바이스를 개발한다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기술 협력이 필수적일 것이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중에서도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H100, B100 등 주요 AI GPU에 SK하이닉스의 HBM이 탑재되면서 AI 서버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만약 오픈AI가 AI 단말기를 개발한다면, 해당 기기가 강력한 연산 성능을 필요로 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HBM과 함께 고성능 LPDDR 메모리 공급이 필수적이며, SK하이닉스가 이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오픈AI의 AI 서버 구축을 위해 HBM 공급 계약이 추가적으로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만큼, AI 단말기뿐만 아니라 오픈AI의 전체적인 AI 인프라 확장에도 깊이 관여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AI는 단순히 AI 모델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AI 연산이 최적화된 하드웨어까지 직접 제작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의 반도체·디스플레이·부품 업체와의 협력이 필수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AI 단말기는 단순한 스마트폰을 넘어,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AI 시대를 주도하기 위한 오픈AI의 차세대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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