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적은 비용으로 '챗GPT' 수준 성능을 구현한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 등장으로 업계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전 세계 AI 경쟁 구도 역시 중국과 이에 맞서는 글로벌 AI 동맹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국내 양대 IT 기업인 카카오와 네이버가 정반대 길을 택했다.
카카오는 한국 기업 중에는 최초로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기술 제휴를 공식화하면서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 모델을 활용하는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이 선명해졌다. 네이버는 '소버린(Sovereign·주권) AI' 전략을 주도해 온 이해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경영 복귀로 자체 AI 생태계 확장에 힘 쏟을 전망이다.
6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4일 오픈AI와의 전략적 제휴 체결을 공식화했다. 먼저 카카오는 전사 주요 서비스에 오픈AI의 최신 AI 기술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활용하기로 했다. 'AI 네이티브 컴퍼니'로 전환을 가속하기 위해 기업용 챗GPT인 챗GPT 엔터프라이즈까지 도입한다. 양사는 한국어 특화 공동 상품을 개발하기 위한 초기 논의도 시작했다.
카카오는 지난 2021년 자체 한국어 특화 모델 '코GPT'를 출시한 데 이어 이를 고도화한 '코GPT 2.0' 출시도 예고했지만 대내외 여건 탓에 무산됐다. 이어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으로 선회했다. 이 전략은 외부의 우수한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이용자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등을 통해 "많은 투자로 초거대 언어 모델 벤치마킹 점수 경쟁을 하기보다는, 이용자향 AI 서비스에 가장 적합하고 비용 효율적인 모델을 적용하는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활용하겠다"고 재차 밝힌 바 있다. 이미 미국 빅테크가 주도하는 AI 경쟁에 무리하게 뛰어들기보다 외부 AI 모델을 실제 서비스에 적용해 수익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카카오가 연내 공식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AI 에이전트(비서) '카나나'도 오픈AI 최신 AI 기술을 적용할 방침이다. 여진영 연세대 인공지능학과 교수는 "기술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장을 선점해 이용자를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당장 기술력이 안 되면 타사와 제휴를 맺어서라도 AI 경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네이버는 평소 강조해 온 소버린 AI 관점에 따라 폐쇄형 AI 생태계 방식을 취하고 있다. 소버린 AI는 자체 LLM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지 문화와 언어에 최적화된 AI 모델을 구축하는 한편,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네이버는 지난 2021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를 공개했다. 2년 뒤 이 모델을 고도화한 '하이퍼클로바X'도 출시했다.
네이버는 작년 11월 팀네이버 컨퍼런스 '단(DAN) 24'에서 검색, 광고, 쇼핑 등 모든 영역에 하이퍼클로바X를 적용해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온-서비스(On-Service) AI' 전략을 발표했다. 또 국내 AI 생태계 확장을 위해 향후 6년간 1조원을 투자하는 '네이버 임팩트 펀드'도 조성하기로 했다. 당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국내 AI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매출의 20% 이상을 R&D에 투자하며 기술 개발을 계속해서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던 이해진 네이버 GIO가 7년 만에 사실상 경영 복귀에 돌입하면서 이러한 기조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기업 간 거래(B2B) 사업 중심 소버린 AI 생태계 확장은 물론 온-서비스 전략도 가속할 전망이다. 작년 이 GIO가 이례적으로 대외 행보를 보인 'AI 서울 정상회의' 세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회동, 사우디 AI를 이끄는 데이터 인공지능청(SDAIA)과의 협약식 등 일련의 행사 배경에는 전부 소버린 AI가 있었다.
일각에서는 막대한 자금력을 토대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빅테크와 비교해 전 세계 AI 패권 경쟁 속 차별성과 수익화 방안에 대한 시장 우려도 적지 않다.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는 오픈AI 'GPT', 메타 '라마' 시리즈 등 해외 빅테크 모델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우세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네이버는 핵심 AI 기술 내재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한 만큼, 이제부터 본격적인 수익화 결실이 나타날 것이라는 입장이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은 작년 단24에서 "AI 기술은 데이터를 얼마나 넣느냐에 따라 차별화가 있어 기술을 내제화했을 때 장점이 크다"며 "네이버 서비스에 특화된 형태로 AI모델을 만들면 능력은 같더라도 운영비용 자체가 3분의2로 줄어든다. (서비스에 AI 적용 시) 비용보다 수익도 더 큰 편"이라고 말했다.
여진영 교수는 "딥시크 등장으로 개방형과 폐쇄형 전략 우위 관련해 말이 많지만, AI 시장 자체가 커지면 나눠 먹을 파이도 커진다"며 "특정 기업이 잘 나간다 한들, 의료와 제조업 등 전 분야를 다 아우를 수는 없다.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가 표적으로 하는 시장도 충분히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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