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은 향후 5년간 연평균 18% 이상 고성장을 전망하고 있고, 국내 SaaS 기업들 글로벌 진출 기회도 어느 때보다 확대됐다. 이러한 시장 흐름에 발맞춰 정부는 지난해 처음 ‘SaaS혁신펀드’를 조성해 국내 SaaS 산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SaaS혁신펀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도하는 모태펀드다. 모태펀드는 정부가 직접 기업에 투자하지 않고 민간이 결성한 펀드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민간 자본과의 협력을 통해 투자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처음 조성된 SaaS혁신펀드는 정부 출자금 200억원을 바탕으로, 6개 벤처캐피털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인탑스인베스트먼트와 현대투자파트너스가 최종 운용사로 선정됐다. 인탑스인베스트먼트는 멀티클로징을 통해 과기정통부가 규정한 최소 결성자금(170억원)을 35% 상회하는 230억원 펀드 규모를 확보했다. 지난해 말 5개 유망기업에 65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첫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SaaS혁신펀드 핵심 목표는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했지만,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SaaS 스타트업을 발굴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국내 SaaS 생태계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다만 현장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벤처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는 각 부처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펀드의 60% 정도를 특수 목적에 할당하지만 민간 입장에서는 수익률이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가령 SaaS혁신펀드는 유망한 초기 스타트업 발굴이라는 정부 정책 목표와 안정적인 수익률 확보라는 운용사 목표가 상충되는 지점이 있다. 운용사 입장에선 수익률 확보를 위해 이미 시장에서 어느 정도 검증된 기업에 투자가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시장에서 처음 발굴해 공격적 투자를 진행하기엔 운용사 실적을 고려했을 때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한국벤처투자를 비롯한 집행 기관들이 운용사 실적을 최우선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어 수익률이 저조할 경우 후속 펀드 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중소형 운용사들 고민이 깊다. 대형 펀드 운용사들과 경쟁을 피해 특수목적 펀드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부 정책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충분한 수익률을 확보해야 하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운용사들이 수익률에 대한 부담을 덜면서도 정부 정책 의도에 맞게 펀드를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SaaS혁신펀드 뿐만 아니라 지역활성화펀드, IP특허펀드 등 모든 특수목적 펀드에 해당하는 과제다.
다행인 점은 SaaS혁신펀드 안정성이 높다는 데 있다. 올해 정부의 SaaS 개발·육성 예산이 전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모태펀드로 설계된 SaaS혁신펀드는 그 영향권 밖에 있다. 이미 확보된 재원이 민간 자본과 결합돼 독립적으로 운용되는 특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SaaS혁신펀드를 둘러싼 또 다른 쟁점은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활용 장려 정책이다. 정부는 국내 클라우드 산업 육성을 위해 SaaS 기업들의 국내 클라우드 사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현실적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다.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하는 기업간거래(B2B) SaaS 기업들 경우 기술적 인프라와 호환성 측면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같은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호하는 것이 현실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클라우드 활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먼저 기술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한다면 가격 경쟁력까지 갖출 수 있어 자연스러운 시장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특수목적 펀드들이 점차 많아지는 상황에서 운용사들이 수익률 걱정을 덜면서 정부 의도에 맞게 충실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부분이 고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SaaS혁신펀드는 산업 트렌드에도 맞고 무난히 운영되고 있지만 정부가 풀어야 하는 과제들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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