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인텔이 미국 내 반도체 투자 규모를 축소하며 칩스법(CHIPS Act)에 따른 보조금 액수도 감소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한국 기업들 역시 유사한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경쟁 속에서 미국 정부의 지원 정책 변화는 향후 투자 전략에 중대한 변수가 될 전망인 만큼, 업계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2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텔의 보조금 액수가 당초 계획했던 85억 달러(약 11조 4천억원)에서 80억 달러(약 10조 7천억원)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는 인텔이 초기 투자 규모를 축소하고 미국 국방부와의 계약 등에서 우선순위를 조정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오하이오주에서 계획된 '실리콘 하트랜드' 파운드리 공장의 규모 축소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당초 이 프로젝트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생산 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곳이다. 하지만 최근 업황 악화로 인텔은 최근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사하고, 유럽과 아시아에서 진행 중인 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하는 등 구조조정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미국 정부의 칩스법 보조금 신청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약 170억 달러(약 23조 7천억원)를 투자해 차세대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며, 이를 통해 약 64억 달러(약 8조 9천억원)의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도 첨단 패키징 기술 개발을 위한 인디애나주 공장 건설 계획을 세우며 약 38억 7천만 달러(약 5조 4천억원)를 투자하고, 4억 5천만 달러(약 6천 3백억원)의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조정될 경우, 한국 기업들이 받을 지원 금액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긴장감이 더 커지고 있는 곳은 삼성전자다. 메모리 패키징 기술에 집중하는 SK하이닉스와는 달리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까지 운영하고 있고, 미국 텍사스 공장 역시 파운드리 공정 중심으로 계획되고 있어서다.
현재 파운드리 업황은 메모리 시장과 달리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TSMC가 1위 자리를 확고히 하며, 애플, 퀄컴, 엔비디아와 같은 주요 팹리스 업체들의 주문도 TSMC로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3나노 공정을 도입했지만 수율 안정화 문제로 핵심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다른 국내외 팹리스들이 AI 서버에 이용되는 AI 반도체와 같은 신제품을 개발하며 삼성전자와 협력을 다지고는 있으나 성능 차원에서 엔비디아에 뒤처지며 생산을 확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파운드리 대규모 투자는 삼성전자로서는 위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최근 투자 속도 조절 계획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당초 삼성전자는 테일러 공장의 양산을 2024년 말 시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반도체 수요 둔화와 파운드리 시장의 악화로 인해 2025년으로 한 차례 연기했다. 이후 공사 진행 상황과 비용 증가 문제,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지연 등의 영향으로, 다시 2026년으로 조정된 상태다.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연기 가능성에 대한 공식 발표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공사 지연과 관련된 우려가 지속되고 있어 추가로 연기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 변화도 이러한 전략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취지대로 공장을 빠르게 완공해 보조금을 수령할 것인지, 아니면 장기적인 수익성을 고려해 투자를 늦추는 방안을 택할 것인지 딜레마에 직면했다고 평가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단기적 정책 변화를 지속할 경우 기업들로서는 투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이에 대비한 탄력적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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