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픽셀플러스는 CCTV 시장 경쟁이 심해진 이후 자동차용 이미지센서 칩 연구개발(R&D)에 10여년을 쏟으며 집중해왔다. 이에 대한 성과는 내년 정도에 올 거라고 보고 있다. 그저 이미지센서를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것보다, 이를 차별화해 (우리만의 시장 위치를) 만드는 것에 주력하겠다."
차량용 CMOS 이미지센서 전문 반도체 설계 기업인 픽셀플러스가 내년 흑자전환을 목표로 신기술 개발·프로젝트 수주 등에 집중한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차량 및 보안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픽셀플러스만의 차별점을 제공해 입지를 굳히겠다는 것이 주된 골자다. 이를 기반으로 차량 외 로보틱스, 스마트 가전 등 인공지능(AI)이 결합되는 CIS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이서규 픽셀플러스 대표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픽셀플러스는 국내 유수 대기업과 함께 유이한 성과를 내고 있는 CIS 전문 팹리스"라며 "오랫동안 지속해온 CIS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팹리스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픽셀플러스는 이서규 대표가 2000년 4월 창업한 국내 반도체 팹리스다. CCTV 등 보안 시장을 겨냥한 제품 개발을 시작으로 차량용 후방 카메라, 서라운드뷰(SVM) 카메라 등으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회사가 주력하는 상보성 금속산화막 이미지센서(CMOS Image Sensor; CIS)는 피사체 정보를 읽어 전기적 영상신호로 변환하는 저전력 촬상 소자로, 스마트폰·차량용 카메라·보안 시스템 등에 주로 활용된다.
회사는 지난 2005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며 토종 팹리스로의 높은 성과를 거뒀으나 실적 부진으로 상장 폐지를 당하는 아픔을 겪은 바 있다. 그러던 중 CCTV용 원칩 이미지센서 사업이 성공을 거두면서 2015년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이서규 대표는 "2012년께 CIS가 보안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을 때 중국 기업이 들어오고 디지털화되면서 자동차 산업을 새로운 활로로 모색했다. 본격적으로는 2013년부터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연구개발(R&D)에 투자해온 것"이라며 "자동차와 CCTV는 특성도 다르고 난이도에서도 크게 차이가 난다. 하루아침에 되는 기술이 아니기에 국내 핵심 파운드리 등과 기술 리딩을 오래 해야만 가능했다. 그러던 지난해 초 관련 기술이 완성돼 제품을 만들고, 올해부터 프로모션까지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픽셀플러스의 주력 매출처는 자동차용 CIS가 89%로, 비디오그래픽스어레이(VGA) 규격인 후방카메라용에서 주로 발생했다. 회사는 차량용 CIS 칩 공급 비중이 높아지는 기간 동안 R&D를 거듭해 LED 플리커 절감(LFM)·하이다이나믹레인지(HDR)가 적용된 HD급 이미지센서, 온센서 인공지능(AI)이 적용된 '포토닉 칩렛' 등 차세대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
이에 따라 차량 출고 후 시장(After Market)용에 집중됐던 공급 비중도 차량 출고 전 시장(Before Market)으로 옮겨갔다. 비포마켓의 경우 출고 후 소비자가 선택적으로 탑재하는 제품 대비 공급량이 크며, 한번 시장에 진입한다면 장기간 공급 협력이 가능해진다는 강점이 있다. 현재 픽셀플러스의 애프터마켓·비포마켓 칩 공급 비중은 4:6 정도로 추산된다.
아울러 이 대표는 "최근에는 PIO(Port Installation Option) 시장에도 진출했다. 이를테면 완성차 업체가 동남아 등 특정 권역에 수출할 때 가격 경쟁력을 위해 코어를 제외한 나머지 옵션을 검증하는 식으로 진행하고, 이때 검증된 부품을 현지 협력사에서 구매해 탑재하는 식"이라며 "픽셀플러스는 SVM용 이미지센서 시스템온칩(SoC)을 개발해 일본 자동차업체의 PIO 시장에 진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또 인캐빈 모니터링 시스템(ICMS)과 서라운드뷰모니터(SVM)쪽으로 개발·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중후반쯤 성과가 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흑자전환 달성, 팹리스로의 스텝업을 위한 키워드로는 인공지능(AI)을 꼽았다. 수많은 데이터처리가 필요한 AI 분야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이를 올바르고 효율적으로 인식하는 센서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판단에서다.
이 대표는 "AI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사람·사물을 인식하고 액션을 취하려면 결국 이를 인식하는 센서가 기반이 돼야 한다. 이는 자동차나 도심항공교통(UAM)과 같은 미래 모빌리티·로보틱스도 마찬가지"라며 "이미지센서가 AI를 지원하려면 방대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선별하는 등의 협력 관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했다.
최근 신기술로 개발한 포토닉 칩렛 역시 AI 효율성 제고를 위한 방향성 중 하나다. 픽셀플러스가 개발한 포토닉 칩렛은 이미지센서와 이미지를 처리하는 이미지처리프로세서(ISP), AI칩을 수직으로 쌓아 패키징한 제품이다. ISP·AI칩을 리드프레임으로 수직으로 패키징해야 해 일반적인 멀티 칩 패키징 대비 설계 난이도가 높은 기술로 꼽힌다. 이 칩은 생성된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해 소비전력·실행시간을 동시에 단축시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 대표는 "이 제품은 ISP를 원칩화하고, 백엔드(Back-end) 칩에 AI 기능을 넣고 패키징해 하나의 칩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콘셉트"라며 "이를 활용하면 AI 및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업체의 로우(RAW) 데이터나 임상 데이터를 받아 인식하지 않아도 사전 처리 기능을 통해 원하는 것만 받아 구성할 수 있다. 이미지처리를 위한 과정과 설계 속도가 크게 단축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적용이 늘어나는 가전·로보틱스 시장 진출과 관련해서는 "로보틱스나 AI는 자동차 시장 대비 난이도가 높지는 않으나 스마트가전 및 로보틱스의 AI 융합으로 인식 카메라 중심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기존 가전 시장에서 활용돼왔던 롤링셔터(수평·수직으로 씬을 주사하는 기술) 방식이 스마트홈, 로보틱스, AI와 결합하며 글로벌셔터 방식으로 바뀌는 추세다. 이를 활용한 사업 역시 현재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비전 달성을 위한 전략으로는 가격 대비 확실한 성능의 구현 및 기술 차별화를 꼽았다. 차량 부품·스마트홈·로보틱스 등 전 센서 시장 내 저가 중심인 중국 업체 진입이 가속화되는 만큼, 합리적인 가격과 차별화된 성능을 동시에 구현하는 제품을 개발해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겠다는 목표다.
이 대표는 "중국 업체와 비교하면 우리의 칩 제품이 가격적으로 경쟁이 되지 않고, 차량마다 센서 탑재 수량이 늘면서 박리다매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차량에 맞는 신뢰성과 성능을 확보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맞추는 것이 우리의 숙제"라며 "이를 위해 빠르게 신제품을 내기보다 경쟁사 대비 우위의 기능을 확보해 경쟁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프로젝트 수주 경쟁의 성과도 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서규 대표는 "픽셀플러스는 이미지처리프로세서(ISP)를 원칩(One-Chip)으로 만드는 오랜 기술력을 갖춰오면서 차별점을 가져오고 있다. 이와 함께 증가하는 AI 수요에 맞춰 사전 처리부터 AI를 구현하는 '온센서AI' 칩을 내놓고 있는 것"이리며 "센서가 AI의 핵심 요소인 만큼 이를 구현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국내 팹리스로서 사명감을 갖고 있다. 이러한 경쟁력을 토대로 글로벌 센서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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