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빅테크에 대한 규제를 강화 중인 가운데 애플과 구글이 EU의 과징금 부과에 불복해 낸 소송에서 지면서 천문학적 과징금을 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이날 애플이 아일랜드 정부로부터 불법적 법인세 혜택을 받았다는 지난 2016년 EU 집행위원회 판단을 인정했다.
애플이 법인세 혜택으로 아일랜드에 되돌려줘야 할 세금은 이자를 포함해 143억유로(21조1897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2분기(4∼6월) 애플 순이익 214억5000만달러의 약 4분의 3 수준이다.
애플은 “이 사건은 우리가 얼마나 많은 세금을 내느냐가 아니라 어느 정부에 세금을 내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라며 “우리는 항상 사업을 운영하는 모든 곳에서 모든 세금을 납부하고 있으며 특별한 거래는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ECJ는 구글이 자사 비교쇼핑 서비스를 우선 표시·배치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2016년과 2017년 EU 집행위 판단도 받아들였다.
구글이 내야 할 과징금은 24억유로(3조5000억원)다. 구글은 “(자사는) 2017년에 유럽 집행위원회 요구를 준수하기 위해 변경했으며, 이 접근 방식이 성공적으로 작동해 왔다”라고 주장했다.
EU 최고법원이 집행위 손을 들어주면서 애플과 구글은 집행위와 벌일 다른 소송에서도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지난 3월 음악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소비자가 더 저렴한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기회를 차단하는 등 '불공정 관행'을 일삼았다며 18억4000만유로 과징금을 부과받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구글 역시 지난 2018년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43억4000만유로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지난 2019년에는 디지털 광고 시장의 불공정 관행 혐의로 14억9000만유로 과징금을 받아 소송을 진행 중이다.
한편, EU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애플과 구글은 소송에 직면해 있다.
구글은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 불법적인 독점적 지위를 유지했다는 이유로 미 법무부로부터 소송을 당해 지난달 5일 워싱턴D.C. 법원에서 패소했다. 지난 9일부터는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관련 기업 등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경쟁을 막는 등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법무부가 소송을 제기해 재판에 들어갔다.
애플 역시 지난 3월 '애플 생태계'로 혁신이 저해되고 소비자들은 비싼 비용을 치러야 했다는 이유로 미 법무부로부터 반독점 소송을 당했다.
구글이나 애플 모두 법원 최종 판단에 따라 과징금 납부뿐만 아니라 사업 분할이나 매각 등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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