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두 번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16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 행보를 시작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연구·개발(R&D) 시스템 혁신 ▲인공지능(AI) 기본법 제정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등 산적한 현안과 마주하게 됐다. <디지털데일리>는 유상임 장관이 풀어야 할 정책적 과제와 현안들을 짚어보고, 향후 과기정통부의 방향성에 대해 분석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취임 일성은 '연구·개발(R&D) 시스템의 혁신'이다. 재료공학을 전공하며 소재·부품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만큼, 취임 전부터 R&D 시스템 개편 등 과학기술 분야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지난 16일 유 장관은 취임사를 통해 "선도형 R&D 시스템으로의 체질 전환을 조속히 완료하겠다"고 밝히며 R&D 개혁에 대한 필요성을 주창했다.
또한 유 장관은 ▲선도형 R&D 투자 포트폴리오 구축 ▲R&D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이하 예타) 폐지 ▲평가 시스템 개선 ▲기술 선도국 연대 기반 글로벌 R&D 확대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 혁신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만 다섯 가지 이상의 정책 계획을 발표했다.
선도형 R&D 투자 포트폴리오는 R&D 예산의 낭비 요인을 제거하고 국가전략기술 확보, 미래 성장동력 발굴, 글로벌 공동연구, 인재양성 등을 골자로 한다. R&D예산을 필요한 만큼 신속하게 지원하기 위한 'R&D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 폐지'와 이에 따른 '보완책'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R&D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자와 자유롭고 다양한 방식의 협력을 통해 혁신적 기초연구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국제협력역할을 강화하는 형태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과학기술 출연연은 그 위상에 걸맞게 국가 핵심과제를 집단지성으로 선도하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혁신하겠다고 유 장관은 설명했다.
유 장관은 R&D 투자 우선순위에 대해 "모든 분야가 중요하겠지만 정부 R&D 예산은 한정된 재원인 만큼 민간에서 투자가 어려운 혁신·도전적인 연구에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국가 미래를 위한 투자로는 3대 게임체인저, 국가전략 기술, 기초연구, 인력양성 등이 핵심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런 유 장관의 관심은 정부의 정책 기조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올해 R&D 예산 삭감으로 과학기술계의 날선 비판을 받았던 정부는 내년 R&D 예산을 선도형 R&D 투자로 개편하고 관련 규모를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삭감된 예산안 발표 당시, 과학기술계에선 거센 반발이 있었고 연구현장 종사자들의 대규모 이탈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다. 해당 시기엔 카이스트 졸업생 입틀막(입을 틀어 막는 행위를 줄여서 부르는 말) 사건, 카르텔 논란 등이 불거지는 등 과학기술계에 혼란이 일기도 했다.
특히 R&D 예산 삭감은 연구 종사자들의 의욕을 꺾고 과학기술계 연구 연속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유 장관조차 후보자 시절 "국가 R&D 예산 편성 과정에서 과학기술계와 소통 부족 등 아쉬운 점이 있다"며 "앞으로 각계 각층의 전문가뿐 아니라 현장 연구자들과 적극 소통해서 꼭 필요한 R&D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정부도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R&D를 비롯한 과학기술 예산을 확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0일 '2025년도 예산안 관련 당·정 협의회'에서 "내년 예산안 4대 투자 중점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사회적 약자 복지, 경제 활력 확산, 미래 준비를 위한 체질개선, 안전한 사회와 글로벌 중추 외교"라며 "R&D 투자는 선도형으로 전면 개편하여 지원 규모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당정협의회 후 언론브리핑을 통해 "R&D 과제 참여, 이공계 석·박사생 대상 석사 월 80만원, 박사 월 110만원 등 안정적인 학생 인건비를 보장하는 한국형 스타이펜드(Stipend)를 신설했다"고 밝히며 과학기술계 투자·지원을 확대한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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