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당장 내일(7일)이 정산 도래 일이다. 주변에서는 ‘티메프(티몬·위메프)’ 피해 업체에 5600억원 이상 규모 지원금이 풀려 숨통 트인 거 아니냐고 하지만, ‘지원’이라는 단어부터 거북하다. 말이 지원이지 결국 이자까지 내야 하는 대출 아닌가. 제대로 된 재원 마련을 위해서라도 구체적인 피해액(채권액)을 조속히 파악해 주길 요청한다.”
6일 익명을 요구한 한 판매업체 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티메프 대규모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 긴급 간담회에서 이같이 호소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장철민 의원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의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오기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이 자리는 피해 업체 관계자 수십 곳이 모이며 발 디딜 틈 없이 장내가 북적였다.
이날 티메프 사태 피해 판매업체들은 현재까지도 정부 차원에서 정확한 피해액이 추산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 분통을 터뜨렸다.
한 판매업체 대표는 “위메프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7월20일에 정산됐다고 뜨는데 정작 내게 입금된 돈은 없다”며 “당장 7~8월 입점업체별 주문 내역만 살펴도 피해액을 가늠할 수 있을 텐데 왜 아직도 정확한 집계가 안 되고 있느냐”라고 목소리 높였다.
또 다른 판매업체 측도 “티몬·위메프와 함께 큐텐 계열사인 인터파크커머스와 AK몰도 정산이 지연되고 있으나 사태를 모르고 계속 판매 중인 업체들도 있다”며 “문제가 커지고 있는데 정부가 대책을 강구하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라고 따졌다.
피해 판매업체들은 입을 모아 ▲정확한 피해액과 사태 원인에 대한 신속한 조사 ▲큐텐 채권 일부 매입 및 구영배 대표에 대한 구상권 청구 ▲피해 금액 내 신용 조건에 상관없이 대출 승인 ▲무이자 또는 저리 대출 ▲피해 금액에 대한 세제 혜택 지원 ▲기업 존속 위한 고용 안정 자금 지원 등 다양한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현장에 참석한 정부 관계자들은 피해 판매업체들이 잇따라 피력한 요구사항 대부분에 “유관 부처와 협의해 보겠다” 혹은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라는 답변으로 일관해 질타받았다. 이날 정부 부처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이 참석했으며 기획재정부만 유일하게 일정 문제로 불참 의사를 밝혔다.
간담회에 앞서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은 티메프 사태 관련해 당내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고 정부에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TF에는 국회 정무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참여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천준호 의원(TF 단장)은 “기업인 탐욕과 방만 운영, 윤석열 정부 허술한 감독이 사태 원인”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이복현 금감원장을 해임하고 한기정 공정위원장을 문책하라”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앞서 발표한 5600억원+알파(α) 규모 유동성 지원 대책은 오는 7일부터 시작된다. 지원 대상은 티몬과 위메프에서 판매대금 정산이 지연되기 시작한 5월 이후 매출이 있는 기업이다. 이들은 기존 대출과 보증에 대해 최대 1년 만기 연장 및 상환유예를 받을 수 있다.
당정은 이날 티메프 사태 재발방지 대책으로 ▲이커머스 업체에 정산 기한 도입 ▲판매대금 별도 관리 의무화 추진 ▲이번 주 중 일반 상품 환불 작업 마무리 ▲피해 기업에 긴급경영안정자금 2000억원, 금융자금 3000억원(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 등 5000억원 규모 긴급 유동성을 추가 공급 등을 발표했다.
그 외에 임금 체불 대지급, 생계비 융자, 별도 금리 인하 등도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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