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디지털 경제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일본 등 일부 국가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데이터센터 유치에 성공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규제와 인허가 절차의 복잡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디지털데일리>는 한국 데이터센터 산업의 도전 과제와 해결 방안을 탐구하고, 글로벌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에서 다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해본다.<편집자>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정부의 데이터센터 지역분산 정책에 발맞춰 최근 지방자치단체(지자체)들도 데이터센터 유치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시설인 데이터센터를 지방으로 끌어들여 전력수요를 분산하는 한편, 각 지자체 입장에선 일자리 창출과 기술단지 조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 내 대기업 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강원도는 이러한 데이터센터 유치에 가장 적극적인 곳 중 하나다. 실제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강원도·충청도·경상도·전라도·부산광역시 등 주요 지자체가 추진하는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 총 28개 가운데, 강원도가 가장 많은 프로젝트(10개)를 타진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총 6개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유치를 목표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클라우드파크 조성’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삼척시는 한국남부발전·삼척블루파워·한국전력공사(한전)·강원대학교 등 유관기관 6곳과 업무협약을 맺고 최근 데이터센터 유치 실무협의체를 운영하는 등 데이터센터 유치 프로젝트를 단계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삼척시는 원덕읍 일원 한국 남부발전 삼척빛드림본부 3·4호기 예정부지에 총 180메가와트(MW) 규모 데이터센터 6개소(대형 3개소, 소형 3개소)를 집적화해 데이터센터 전문인력 양성 및 IT산업 육성을 꾀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연간 274억원의 세수 증대와 480여명의 일자리 창출 등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대부분의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이 지방의 인프라 및 IT 수요 부족으로 수도권 부지를 선호하는 상황에서 한정된 예산과 인력을 가진 단일 지자체 노력만으로는 데이터센터 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과 ‘데이터센터 수도권집중 완화방안’ 등을 통해 현재 수도권에 집중된 전력수요를 지방으로 분산하고자 하는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삼척시와 인터뷰를 통해 지자체의 데이터센터 유치 전략과 도전과제, 바람직한 해결방안 등을 알아봤다. 다음은 삼척시청 에너지과와의 서면 인터뷰 일문일답.
Q.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한 삼척시의 인센티브 전략은 무엇인가?
A. 현재 데이터센터 조성을 위한 기본구상 수립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해당 용역이 완료된 후 지역 내 데이터센터 건립에 따른 혜택과 보조금을 관련 기업 및 기관과 협의할 예정이다. 삼척시는 친환경 에너지인 수열에너지를 활용해 데이터센터 냉각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국토교통부 투자선도지구 지정을 통해 규제특례 및 인허가 의제 등 행정 지원을 할 예정이다. 또한 관내 대학에 데이터센터 관련학과를 개설에 기업에 필요한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고, 풍력과 태양광 등 장래 풍부한 재생에너지로 RE100을 구현할 방침이다.
Q. 데이터센터 유치를 두고 경쟁하는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 삼척시의 장점은?
A. 삼척시는 한국남부발전 토목공사가 완료된 산업단지(유휴토지)에 즉시 착공이 가능하며, 인근 변전소 여유용량(300MW)이 충분하고 이중화 전력공급도 가능하다. 정부 정책에 따라 전기공급사업자와 사용자간 직접계약으로 전력구매계약(PPA)이 가능해져 운영비용이 저렴하고, 해수(海水)를 이용한 수열에너지로 냉방비용도 절감된다.
Q. 데이터센터 건립시 가장 중요한 전력공급 현황은 어떤가?
A. 삼척시는 발전소 최인접 변전소의 최대 공급 용량이 300MW로, 한전으로부터 충분히 공급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삼척시의 전력 자급률은 별도 통계되지 않으나, 강원도 전력 자급률은 200%가 넘으며 최근 시험운전 중인 삼척블루파워는 포함되지 않아 실제 자급률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센터 전기요금은 최근 개정된 전기사업법에 따른 ‘송전제약발생지역전기공급사업자‘로써 발전사가 데이터센터 사업자와 PPA가 가능하나, 현재 법 세부적인 지침이나 가이드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마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Q.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이 지자체 보조금 경쟁으로 이어질 경우 결국 예산 규모가 큰 지자체에 데이터센터가 쏠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A.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데이터센터 수도권집중 완화방안은 단순히 수도권을 벗어나는 것이 아닌 지방소멸 방지에 초점을 둬야 한다. 따라서 지역소멸위기 지역에 데이터센터 신·증설할 경우, ‘규제특례’를 지정하고 통신·전력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등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 정책이 강구돼야 한다.
Q. 정부의 데이터센터 지역분산 정책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은 IT인프라가 집중된 수도권 대비 지방의 데이터센터 수요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우려한다.
A. 정부는 사업자에 데이터센터 수도권 과밀을 해결하려는 일관되고 지속적인 정책과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또한 기업체의 수요를 만족할 수 있도록 여러 제반 사항을 검토한 후 정책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자체도 지방에 데이터센터 건설을 고민하는 사업자들을 위해 지역별 특장점이나 혜택들을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Q. 최근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 시행으로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화가 가능해졌다. 이러한 정책이 지역 데이터센터 유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A.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에 따라 지역별 차등 요금제가 적용되면, 장기적으로 수도권의 전기요금 상승이 불가피하고 이는 지방으로의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를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력계통영향평가가 시행돼 수도권에 신규 데이터센터 등을 건설하면 전력 공급이 거부될 수 있어 비수도권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척시는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의 세부 법령 및 규칙이 확정된 후, 관련 기관과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요청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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