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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회생법원 나선 티몬·위메프 대표…“채권자협의회 고른 구성 노력”(종합)

류광진·류화현 대표, 2일 서울회생법원 첫 기업회생 대표자 심문 출석…“다시 달릴 것”

-법원, 티몬·위메프가 신청한 ARS 프로그램 받아들여…9월까지 회생절차 보류

류광진 티몬 대표이사(왼쪽)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 각각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8.2[ⓒ연합뉴스]
류광진 티몬 대표이사(왼쪽)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 각각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8.2[ⓒ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대규모 정산금 지연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회생개시신청을 했던 티몬·위메프 대표들이 2일 서울회생법원에 첫 심문을 위해 출석했다.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약 1시간 동안 이어진 회생심문을 나란히 마친 뒤 “성실히 답변에 임했다”며 법원을 빠져나왔다.

류화현 대표는 이날 심문이 끝난 후 취재진 앞에서 “(피해규모가) 계속 가변적이긴 하나 현재 지금 파악된 숫자 말씀드렸고, 위메프 판매자(셀러) 기준 약 6만명이 피해 규모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피해규모(액)은 아직 집계 중이라면서도 약 3500억원을 예상했다.

류광진 대표는 “셀러 수는 4000명 되는데, 피해 규모는 티몬이 좀 더 복잡해 확인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영배 큐텐 대표의 ‘티몬·위메프 구조조정(합병) 이후 K커머스(가칭)로 통합시키는 방안’에 대해선 “제가 말씀드리기가 좀 (그렇다)”며 즉답을 피했다. 류화현 대표는 앞서 심문 직전 취재진 앞에서 “위메프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이라면 이 또한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또한 류광진 대표는 “자금이 어떻게 흘러가는 지에 대해선 제가 파악할 수 없었다고 (법원에) 말씀드렸다”고도 말했다. 그는 계속해서 재무 관련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고, 법인 인감 도장도 본 적 없다고 주장했다.

판매자나 소비자들의 5월부터 7월까지 티몬과 위메프가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해왔다는 주장에 대해선 “보통 커머스 특성상 5월부터 7월이 성수기”라며 “다른 커머스들도 공격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사적인 지시가 있었냐는 지적엔 “목표를 가지고 목표 달성하는 과정의 일환”이라고 일축했다.

류화현 대표는 구영배 대표가 티몬·위메프 회생신청 관련해선 반대를 하진 않았다고 언급했다. 류 대표는 “반대하진 않았다”며 “일부 언론에선 저희 둘이 강하게 주장했다, 이렇게 다뤘는데 그 부분은 맞다. 저희는 ‘피해를 멈출 수 있을 때 멈춰서 정비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생개시 심문을 위해 서울회생법원장도 심문에 참여했다. 류화현 대표는 “법원장은 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이어갔다”며 “위메프 재무제표를 보면 사이트를 오픈할 때부터 계속 적자였는데, 과연 어떤 경쟁력이나 생존가치를 가질 수 있느냐는 등 비즈니스에 대한 근본적 질의를 해주셔서 성심성의껏 답변했다”고 말했다.

또한 티몬과 위메프는 회생개시 절차를 밟으면서 동시에 법원에 ARS 프로그램도 신청했었다. 류화현 대표는 “우선은 회생 가기 전 자구적으로 돈을 구해오고 저희 회사의 구조조정도 진행하며 개선 노력도 펼치고, 그런 다음 구조조정 펀드도 유치하는 등 이런 식으로 셀러들 채권에 손상없이 최대한 개선하겠다고 이렇게 계획 잡았다”며 “그 과정에서 해야 할 자구 노력 대해 최대한 그 부분을 준비해 입증하라고 (법원장 등이) 이야기해줬다”고 말했다. 돈을 구하는 것과 구조조정 계획 개선 계획을 준비해 제출할 예정이다.

류광진 대표는 법원 출석 전후에도, 티몬이 재무조직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재무 흐름을 몰랐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저는 사실을 말한 것일 뿐 공범관계 부인이나 책임회피 의도가 아니다”라며 “MD와 마케팅만 있는 조직이다 보니 현금이 어떻게 유동되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을 뿐 회피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폐쇄된 서울 강남구 위메프 사옥 모습.
사진은 지난달 29일 폐쇄된 서울 강남구 위메프 사옥 모습.

앞서 티몬과 위메프가 신청했었던 ARS 프로그램이란 기업과 채권자가 채권자협의회를 구성해 변제 방안 등을 자유롭게 협의하는 신(新) 자율구조조정 지원(Autonomous Restructuring Support Program, ARS) 제도다. 30일 법원은 이들의 채권 및 자산을 동결시킨 상태다. 법원은 이들이 신청한 이후로부터 한 달 내에 회생개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법원이 회생심사를 기각하거나 회생계획안이 인가되지 않으면 회사는 파산 절차를 밟게 된다.

회생절차 개시 여부에 대한 결정은 최장 3개월 동안 보류될 수 있고, ARS 승인은 통상적으로 1∼2주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우선은 사안이 심각한 만큼 이날 ARS 프로그램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졌다. 티몬·위메프의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은 ARS 프로그램 승인으로 인해 다음달 2일까지 보류된다.

본래는 법원이 ARS 프로그램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 전 채권자협의회가 구성돼야 한다. 티몬·위메프의 채권자는 1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이날 양사 대표가 우선 법원 앞에서 밝힌 판매자 규모 숫자는 각각 6만명, 4000명이다. 판매자 외에도 다수 채권자들이 있기 때문에 채권자협의회 시간이 다소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법원은 이번 사안을 고려해 신속하게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이날 류화현 대표는 “채권자협의회 구성에 대해 안을 잡아 제출하기로 했다”며 “ARS를 위한 채권자협의회를 구성하는 등 이 부분을 별도로 보완해서 제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채권자협의회는 셀러나 채권 판매자,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 카드사 등 골고루 구성될수록 좋다는 등 다양한 의견을 (법원에서) 받았고, 그 부분을 준비해 추후 보고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ARS 프로그램을 통해 협의가 되면 자율협약 체결 후 회생절차 개시 신청은 취하된다. 다만 ARS 프로그램을 거치고도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통상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최종 판단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류화현 대표는 “누구나 넘어질 때가 있다. 넘어질 때 일어서는 게 회생이라고 생각한다”며 “회생법원 아래서 회생을 약속하고, 그게 꼭 회생이 아니더라도 ARS든 자구 노력이든 다시 달려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류광진 대표도 “피해를 입은 모든 이들이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가고 가족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내놓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법원은 주요 채권자인 소상공인을 최대한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해 정부 기관 및 유관기관을 포함한 ‘회생절차 협의회’를 오는 13일에 개최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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