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전 세계적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빠르게 반전됐다. AI 투자 회의론이 부상하며 시장은 AI 실질적 가치와 지속 가능성을 두고 냉정한 시각을 갖기 시작했다. AI 열풍의 변곡점이 찾아온 것이다.
AI 회의론이 부상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수익성 문제다. 빅테크 기업들이 AI를 활용해 매출을 늘리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생성형 AI 투자‧운영비용은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AI 기술에 대한 관심은 뜨겁지만 아직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잡진 못했음을 의미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 최근 실적 발표는 이러한 상황을 잘 보여준다. 전반적인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빅테크 기업에게도 AI 기술이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선 예상보다 더 복잡하고 시간이 걸릴 수 있는 일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빅테크 기업들의 이중적 태도다. 주요 IT기업들은 그간 AI 기술이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해 줄 것처럼 내세웠지만,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들은 정작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재무신고서에 자사 AI를 경고하는 내용을 담았다.
MS는 AI 훈련 및 결과물이 저작권 소송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오라클은 자사 AI 제품이 경쟁사만큼 잘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은 자사 AI 도구가 인권, 개인정보 등 사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고, 어도비는 AI가 크리에이터들을 돕는다는 공식 입장과 반대로 AI 확산이 기존 SW 인력과 수요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경고를 추가했다.
물론 주요 IT기업들이 재무보고서에 이런 점을 언급한 이유는 향후 주주 소송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투자 자유를 위해 미리 위협 될 수 있는 요인들을 자체적으로 분석해 명기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법적 방어 전략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AI에 대한 경고는 현재 상태와 미래 전망에 대한 기업들의 실제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글로벌 동향은 국내 AI 기업들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가령 투자자들은 AI 기업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해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 그만큼 AI기업들은 단순히 최신 기술을 사용한다는 점을 부각하기보다, 그 기술을 얼마나 비용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실제 수익화로 연결할 수 있을지 구체적 계획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AI 열풍이 이어지다 회의론이 부상하는 이 시기는 AI 시대를 겪고 있는 누구나 자신의 관점을 재정비할 수 있는 기회다. 과도한 낙관론이나 비관론에 치우치지 말고, AI가 불러올 혁신을 인정하면서도 글로벌 IT기업들이 제기한 한계와 위협요인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국내 AI산업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선 이런 균형 잡힌 시각이 먼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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