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인공지능(AI) 개인비서 서비스인 에이닷(A.)을 필두로 이동통신 시장의 새로운 게임체인저를 자처한 SK텔레콤의 행보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최근 애플이 아이폰 내 통화 녹음 기능을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에이닷 역시 아이폰 통화녹음 기능을 앞세워 가입자를 확보해온 가운데, 애플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10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통해 자사 새 운영체제(OS) iOS 18을 소개했다.
특히 iOS 18를 통해 새로 추가되는 기능엔 ‘통화 녹음’도 포함되어 눈길을 끌었다. 전화 애플리케이션(앱)에 녹음 버튼이 추가되는 방식이다. iOS 18는 올 하반기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아이폰에서 ‘통화 녹음’ 기능이 제공되는 것은 2007년 출시 이후 처음이다. 지금까지 아이폰 사용자는 ‘스위치’ 등 별도의 통화녹음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야만 통화 내용을 녹음할 수 있었다.
애플의 발표 이후 시선은 에이닷에 쏠렸다. 아이폰에 통화 녹음이 기본 기능으로 탑재되는 경우 에이닷만의 차별점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 SK텔레콤은 지난해 에이닷을 통해 아이폰 통화녹음 기능을 선보이면서 가입자를 대거 확보했다. 출시 직후인 지난해 4분기 340만명이었던 가입자는 올 3월 400만명까지 늘었다.
다만 업계에선 OS 업데이트 이후에도 에이닷에 미치는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애플의 경우 통화 녹음 사실 고지를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은 상대방에게 통화 녹음 사실이 공유되는 것에 대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이미 샤오미·모토로라 등 다른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들의 경우 상대방에 통화 녹음 사실을 공유하고 있는 가운데, “녹음고지되는 통화녹음은 없는거나 마찬가지”, “창피해서 녹음 못쓴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애플은 통화 내용의 텍스트 전환 및 요약 기능에서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다. 당장은 영어(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인도, 아일랜드, 뉴질랜드, 싱가포르), 스페인어(미국, 멕시코, 스페인), 프랑스어(프랑스), 독일어(독일), 일본어(일본), 중국어(중국, 대만), 광둥어(중국, 홍콩), 포르투갈어(브라질)만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 한국어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 가운데 SK텔레콤은 올해 에이닷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해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말에는 전화상에서 AI를 활용해 실시간 통역을 제공하는 '통역콜'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더 나아가 연내 ‘고객이 기꺼이 돈을 내고 쓰는 유의미한 서비스’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아이폰 뿐 아니라 안드로이드에서도 AI전환 기능을 제공하고 스팸필터 기능을 추가한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SK텔레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인 커뮤니케이션에 AI 기술을 덧대어 기존에 이용자가 누리지 못했던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보위)는 이날 에이닷에 ‘시정 권고’ 방침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녹음된 통화 데이터를 요약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일부 과정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본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개보위의 사전 시정권고를 받아 시정 조치 완료한 사안”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시스템 개선 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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