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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감 고조되는 알뜰폰업계…'번호이동 수수료' 타격 불가피

마이크로소프트 '빙'에서 추출한 AI 이미지. [ⓒ AI 이미지]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알뜰폰(MVNO) 가입자 증가폭이 줄어들며 관련 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이달부터 부과되는 '90일 이내 번호이동 시 수수료 부과' 정책이 또 하나의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저가요금제·지원금 정책 확대로 알뜰폰의 강점이었던 가격 경쟁력이 위협을 받고 있는 데다, 새로운 수수료 정책까지 더해져 지출해야 할 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6일 MVNO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90일 이내 번호이동 시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게 건당 2800원을 지불해야 한다.

관련 정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통시시장 유통 구조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현재 이동통신 가입자는 번호이동을 한 이후 3개월 간 새로운 번호이동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소비자가 KTOA에 문의하면 3개월을 넘기지 않아도 번호이동이 가능한 데, 이 과정에서 KTOA가 번호이동 관련 수수료를 이동할 통신사에게 받는 형태다.

KTOA는 올 들어 해당 수수료를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에게만 받았지만, 이달부터 알뜰폰업체들에게도 받기로 했다. 기업 규모나 수익성을 고려해 이동통신사에게 부과했던 수수료 4000원은 사업자들과의 협의를 거쳐 30% 낮은 가격에 책정했다고 KTOA 측은 설명했다.

실제로 현 이동통신 번호이동 현황을 보면, 알뜰폰으로의 번호이동이 잦기 때문에 KTOA가 수수료로 벌어들일 수익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KTOA가 발표한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4월 기준)'에 따르면, 지난달 알뜰폰은 이동통신 3사로부터 2만158명의 가입자를 뺏어왔다. 약정기간에 제한을 받지 않고 상대적으로 더 저렴한 요금체계를 선택할 수 있는 만큼, 여전히 알뜰폰으로의 번호이동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를 지난 데이터와 비교하면 알뜰폰업계의 상승세가 한 풀 꺾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달 알뜰폰은 2만명대의 순증을 기록했지만, 전달(4만5371명 순증)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절반 가량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이동통신 3사의 순감(SK텔레콤 8518명·KT 1만539명·LG유플러스 1101명) 규모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는 이동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옮겨가는 비율이 전달보다 줄었음을 의미하는 만큼, 알뜰폰업계 입장에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성 감소를 우려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에 따라 도입된 전환지원금, 5G 저가요금제, 공시지원금 확대 정책도 알뜰폰업계가 마주한 '변수'다. 통신비 경쟁력 측면에서는 여전히 알뜰폰이 우위에 있다고는 하나, 점차 가격 격차가 좁혀질 경우 신규 가입자를 유인시킬 경쟁력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제22대 국회에서 단통법 폐지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이동통신 3사가 지원금을 파격적으로 지급할 수 있는 부분도 알뜰폰에게는 위협적인 요소다.

여기에 운영비 명목으로 KTOA에게 지급했던 번호이동 수수료(800원) 외에 신규 정책으로 부과될 수수료까지 더하면 알뜰폰업계의 수익성 악화는 가속화될 것이라는 것이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KTOA는 지난해부터 번호이동이 급증한 만큼 이동통신사와 알뜰폰업체가 분담하는 비용을 신규 수수료 정책 등으로 확대해 콜센터(상담사) 인력 비용이나 유지·보수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알뜰폰업계의 한 관계자는 "90일 이내 번호이동 수수료가 부과되는데 이동통신사의 경우 가입자의 위약금 등으로 이를 상쇄할 수 있지만, 약정 제한이 자유로운 알뜰폰업체들은 가입자 이동에 따른 수수료를 온전히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내년부터 전파사용료도 내야하는 만큼, 알뜰폰업체의 수익성 악화는 불 보듯 뻔한 일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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