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최근 금융권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디지털전환(DX)일 것이다. 보수적인 금융권 특성상 다른 업종에 비해 늦은 감은 있지만, 막대한 돈을 IT인프라 개선에 투입하며 고객경험 혁신을 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그중에서도 핵심업무에 관한 ‘코어뱅킹(Core Banking)’ 시스템에는 여전히 고민이 많았다. 코어뱅킹은 여·수신과 회계 등 고객 계좌별 거래를 다루는 계정계로, 고객 정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금융권 입장에서도 수백억 또는 수천억원을 들여 차세대 시스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국내 79개사 가운데 67개사가 사용료를 지불하면서 저축은행중앙회 통합 전산시스템을 이용하고 나머지 12개사는 자체 전산시스템을 사용하는 구조다. 어느 쪽이든 기존 코어뱅킹이 가진 노후화로 차세대 시스템 구축 수요가 커지는 추세인데, 각 상황별 도전과제들이 조금씩 달라 구축 복잡도가 높은 편이다.
KT그룹의 IT서비스 전문기업인 KT DS도 이러한 고객 니즈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강내구 KT DS 상무는 최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가진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KT DS는 통합 전산을 쓰거나 독자 전산을 쓰는 여러 케이스를 다 진행해 보면서 경쟁력을 쌓고 있다”며 “최근 한 케이스를 마치고 나면 다른 은행에서도 연락이 와 구축사례를 듣고 싶다고 문의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KT DS는 2017년 케이뱅크 전산시스템부터 2020년 BC카드 차세대 시스템, 2022년 페퍼저축은행 차세대 디지털뱅킹시스템, 그리고 올해 한화저축은행 여·수신 통합 모바일뱅킹, 통신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시스템 등 지난 몇 년간 다양한 차세대 시스템 구축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애큐온저축은행의 코어뱅킹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호평을 받았다.
애큐온저축은행 사례의 경우 개발언어 전환(코볼→자바)과 차세대 프레임워크 적용을 통해 금융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데이터 표준 수립 및 상품관리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IT인프라 개선을 위해 신규 장비를 증설해 성능을 높이고,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상품팩토리를 도입하는 과제도 수행했다. 그 결과 인프라 성능은 기존 대비 11배가 향상됐으며, 데이터 정비 1547건 및 통합단말화면 4169개, 대외연동기관(14개)의 전문개발(1561개) 등 대규모 개선 작업을 주도했다.
강 상무는 “이러한 작업들의 결과로 신상품 출시 기간이 상당히 줄어 영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객 응대도 더욱 빨라진 효과가 있었다”며 “대량 연계거래를 지원하는 시스템 구축으로 제휴 대출거래 확대를 통한 매출 증대 기반도 마련됐다”고 소개했다.
특히 KT DS의 강점은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신뢰’에 있다는 설명이다. 강 상무는 “타사 사례 중엔 대형 저축은행 사업이 15개월이나 지연된 경우도 있는데, KT DS는 대외 프로젝트에 대해서 일정과 리스크 관리를 굉장히 타이트하게 진행한다”며 “뱅킹 시스템 자체가 민감하고 사고가 나면 큰일이기도 하지만, 믿고 맡길 수 있는 회사에 주는 고객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강 상무는 품질과 비용효율성 측면에서도 자신했다. 그는 “한번 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자산이 쌓이는데, 예를 들어 착수부터 완료까지 각 공정 단계별 특이점을 가이드화시켜 다음 프로젝트에 적용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며 “프로젝트 안정성 측면에서도 하도급 인력 대비 자사 인력 비중을 반드시 30% 이상으로 가져감으로써 전체 사업에 대한 주도를 확실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검토 중이긴 하지만 단순 개발자 코딩 인력에 대해선 해외 오프쇼어링도 확보할 생각”이라며 “저렴한 인건비의 해외 개발자들을 단순 전환 작업에 한해 투입시켜 고객 입장에선 비용절감을 체감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T DS는 향후 본격화될 클라우드 기반 코어뱅킹 혁신에 대해서도 준비를 하고 있다. 사실 금융권에서 ‘클라우드’가 화두로 부상한 지는 꽤 오래 됐지만, 아직은 전반적으로 온프레미스(설치형) 의존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보수성이 강한 코어뱅킹 시스템에 있어 클라우드 전환을 한 사례는 많지 않다.
강 상무는 “채널계나 정보계는 점진적으로 클라우드로 올리는 작업들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 코어뱅킹을 클라우드로 올린 사례는 저축은행 쪽에선 없다”며 “다만 앞으로 몇 년 안에 이들도 클라우드화를 시도하게 될 것이고, 실제 클라우드가 시대정신인 점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에, KT DS도 이에 대응해 인력들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올해 들어 이상국 KT DS 대표가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을 전문으로 하는 소프트웨어(SW) 회사로서 ‘KT DS 2.0’ 시대를 선언한 것과도 맞닿아 있다. 지난 15년간 업력이 IT아웃소싱(ITO) 중심의 안정적 사업 기반을 다진 1.0 단계였다면, 이제는 클라우드·AI 전문 SW 기업으로 진화하자는 게 2.0의 골자다.
강 상무는 “최근 이 2.0 전략 일환으로 전체 직원들의 ‘1인 1클라우드 자격증’ 보유가 가능하도록 회사에서 전폭적 지원을 해주고 있다”며 “지금도 대내외 여러 클라우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클라우드 전환시 고려해야 할 점을 정리한 가이드를 만들어 직원들에게 공유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를 토대로 계속적인 매출 성장도 해나가겠다는 목표다. 강 상무는 “금융 도메인 사업은 올해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 대비 올해 25% 이상 매출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며 “지금 금융 시장이 여러 모로 어렵긴 하지만 상반기 수주 사업을 보면 프로젝트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자신했다.
강 상무는 “KT DS는 KT 그룹사로서 ‘국민 기업’이라는 신뢰를 공유하고 있다”며 “우리 역시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고, 고객과 약속을 지키고 있다는 걸 큰 자부심으로 여기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프로젝트에 대한 사업 관리, 프로세스나 방법론 등이 잘 갖춰져 있으면서 고객 니즈를 정확히 이해하는 회사로 봐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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