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미국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츠로버츠(KKR)가 VM웨어 최종 사용자 컴퓨팅(EUC, End of Computing) 사업부문을 인수하기로 했다. 해당 사업부문 매각을 추진하던 브로드컴이 KKR을 EUC 부문 새 주인으로 낙점한 것. VM웨어 EUC사업부가 변화 속 지속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26일(현지시각) KKR은 브로드컴과 VM웨어 EUC사업부를 약 40억달러(한화 약 5조3000억원) 규모 거래로 인수하는 최종계약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거래가 종료되면 VM웨어 가상화 부문과 EUC 사업 부문은 각각 브로드컴과 KKR이라는 서로 다른 기업 소속이 된다.
EUC는 회사 인력이 작업을 완료하는 데 필요한 애플리케이션, 데스크톱·데이터에 대한 원격 엑세스를 제공하는 기술, 정책 및 프로세스 조합이다. 즉 EUC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이 어디 있든 구축형(온프레미스) 및 클라우드 환경에서 원격으로 생산성에 필요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기업들에 EUC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EUC 분야에서 VM웨어는 주요 사업자 중 하나다. 데스크톱 가상화 솔루션 ‘호라이즌’과 통합 엔드포인트 관리 플랫폼 ‘워크스페이스원’이 주력 제품이다. KKR은 복잡해지는 기술 스택 환경에서 주력 제품이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 기존 경영진들을 유지하기로 했다.
KKR 측은 “연구개발(R&D) 확대와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십 추구 외에도 시장 진출 기능 전반에 걸쳐 상당한 투자를 통해 EUC 사업부가 고객 관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KKR은 여러 소프트웨어 및 기술기업에 대한 인수와 기술투자를 하는 투자회사로 잘 알려져있다. 국내에 투자한 KKR의 인프라 자산은 에코비트와 SK E&S가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과 LS오토모티브에도 투자했다. 특히 지난해 7월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 1억9000만달러(약 2500억원) 시리즈C 투자를 주도한 바 있다.
무신사 시리즈C를 진행한 KKR은 당시 “이번 거래는 소프트웨어, 소비자 기술 및 핀테크를 포함한 주요 주제에 걸쳐 아시아 태평양 지역 혁신기업 성장을 지원하고자 하는 아시아 차세대 기술(NGT) 전략 일환으로, 한국에서 KKR의 첫 번째 기술 성장 투자”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KKR의 해외 소프트웨어·기술 투자 이력을 살펴보면 2016년 엔터프라이즈 리소스 플래닝(ERP)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에피코어(Epicor Software Corporation)을 인수해 4년만에 재매각한 바 있다. 웹호스팅 서비스 기업 고대디(GoDaddy)와 독일 최대 미디어그룹 엑셀스프링거에도 지분을 인수해 산업흐름에 맞는 변화를 모색했다.
2018년엔 모바일 광고 및 앱 수익화 플랫폼인 앱로빈(AppLovin)에 4억달러(약 5000억원) 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이는 앱로빈이 글로벌 확장을 하는 데 주요 자금 역할을 했다. 2020년엔 인공지능(AI) 명상 앱인 캄(Calm)엔 1억4300만달러(약 1900억원)규모를 투자했다. 캄이 유치했던 단일 투자 중 가장 큰 금액으로, 기업가치를 상승시키는 데 기여했다.
KKR이 국내외에서 진행한 인수 및 투자현황을 살펴보면 KKR은 소프트웨어·기술 분야에서 지속 성장하는 기업들을 발굴하려는 전략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엔 무신사와 같이 모바일 기반 서비스 기업에 투자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클라우드 사용이 확산되고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세계적으로 모바일 기반 서비스가 잠재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KKR은 자본과 전략적 지원뿐 아니라 자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투자한 기업들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KKR이 인수한 VM웨어 EUC사업부는 여러 모바일 서비스 기업과 시너지를 모색할 수도 있다. 모바일 서비스엔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앱 및 데이터에 엑세스 할 수 있도로 지원하는 EUC 솔루션이 필수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KKR이 AI나 AI 기반 SaaS 분야에 관심을 두고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다만 이러한 분야에 대한 투자는 KKR뿐 아니라 모든 투자사 펀드들이 당연히 살펴봐야 하는 영역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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