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내노라 하는 이동통신사들이 총출동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글레스(MWC)에서 올해도 SK텔레콤은 메인홀 중심에서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을 글로벌에 전파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한 SK텔레콤은 국내 1위 이통사를 넘어, AI 컴퍼니로 또 다른 패러다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과거 40년을 조망해보고 미래 ICT 개척자로서 SK텔레콤의 비전을 살펴봅니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문기기자, 강소현기자] 국내 이통사 중 최초로 전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글레스(MWC)’에서 단독 부스를 차리고, 그 중심에서 대한민국 최첨단 ICT 기술을 전세계에 전파한 SK텔레콤이 올해도 15년째 그 자리를 묵묵히 지켰다.
현재는 글로벌 이동통신기업들 중 내노라하는 대표주자로 성장했으나 시작은 초라했다.
1984년 서울 구의동 한국전기통신공사(현 KT) 전화국 지사에 세간살이로 시작한 SK텔레콤(당시 한국이동통신서비스로 현재 SKT의 전신)은 수권자본금 5억원, 32명의 직원이 전부였다. 변변한 대리점도 없어 천막에 의지해 차량의 안테나를 세우는 작업을 했던 곳이 바로 SK텔레콤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는 전세계 이통사들이 SK텔레콤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을 정도로 성장했으니, 격세지감이 따로 없다.
전시 출전 부담에도 도전을 택한 SK텔레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에 첫 단독 부스를 차릴 때만 해도 SK텔레콤의 존재감은 현재와는 달랐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이사회 멤버이기는 했으나 실제 전시까지 나아가지는 못했던 상태였다. 가장 역사가 깊은 KT 조차도 엄두를 내지 못했던 때였기도 했다.
많은 비용이 소모되는 전시 출전의 부담이 있기는 했으나 SK텔레콤은 도전을 택했다. 이같은 결정이 대범했던 데는 나름이 이유가 있다. 당시 국내 이통시장은 힘겨루기로 인해 빠르게 변화했던 시기였기 때문. 2009년 KT-KTF와의 합병, 또 해를 넘겨 2010년 1월 LG그룹이 LG텔레콤을 중심으로 LG파워콤, LG데이콤 등 3개사 합병을 선언했다. SK텔레콤에게는 거대해진 두 이통사를 견제해야 함을 물론 내실을 다져야 했던 절체절명의 시기였다.
하지만 움츠려 있기 보다는 보다 넓은 안목으로 미래 대비에 나서야 한다는 열망이 앞섰다. 결과적으로 SK텔레콤은 2010년 MWC가 열리는 피라 그란비아 전시관에서 메인홀이라 불렸던 3홀의 북측에 260제곱미터 규모의 단독 부스를 차렸다. 이 부스는 국내 이통사 중 최초로 세운 단독관이자 우리나라의 ICT를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다.
과감한 결단은 곧 비용부담이라는 후폭풍을 불러 오기는 했으나, SK텔레콤 꾸준히 바르셀로나의 문을 두드렸다.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상용화를 앞둔 2011년은 SK텔레콤이 전년대비 부스 규모를 319제곱미터로 더 늘리고 4G의 핵심 서비스가 될 플랫폼 서비스들을 선보였다.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를 추구했던 SK텔레콤이 이 자리에서 내놓은 서비스들은 사실 현재 누구나가 이용하는 익숙한 서비스 플랫폼들이다. 실시간 스트리밍이 가능한 ‘와이파이 브로드 캐스팅’이나 실시간 고화질 동영상 전송 서비스, 모바일을 통한 결제 시스템인 ‘스마트 페이먼트’, N스크린 서비스 ‘호핀’, 앱 장터인 ‘T스토어’ 등은 현재 네이버, 아프리카TV, 유튜브 등이 서비스하는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또 모바일 기반의 각종 페이 서비스, 넷플릭스와 티빙, 웨이브 등의 OTT 플랫폼의 시작점으로 평가된다.
SK텔레콤은 매년 전시 규모를 늘려갔다. 그 과정에서 GSMA와 함께 텔레포니카, 보다폰, 도이치텔레콤, 오렌지, 텔레콤이탈리아 등 세계 유수의 이통사들과 논의와 협업을 이어가며 새로운 표준을 세우는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똫한 우리나라는 이미 최단시간 내 LTE 전국망 완성뿐만 아니라 차세대 LTE 진화 기술들을 속속 상용화해 나가며 기술 우위를 점했다.
이같은 자신감은 MWC 2023년 당시 하성민 SK텔레콤 총괄사장이 “옛 CDMA의 영광을 LTE로 재현할 수 있기를 바란다. LTE를 통해 한국이 전 세계 ICT의 중심이 되고 그 중심에 SK텔레콤이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발언에서도 읽힌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CDMA를 상용화한 국가로, 이를 실제 실현했던 곳 역시 SK텔레콤(당시 한국이동통신)이다.
2014년 SK텔레콤은 MWC에 참가해 11개 글로벌 이통사들과 함께 2020년 이동통신 미래를 제시하는 ‘비전 2020’을 선포했다. 차세대 네트워크와 퍼스널 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디지털커머스 등 4개 분야를 주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 사장 역시 “SK텔레콤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함께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혁신적 서비스를 선도적으로 도입하며 전세계 이동통신사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스마트 생태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한 SK텔레콤은 내부 석박사급 30명을 MWC에 파견해 혁신 서비스 발굴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섰다.
“전시관 위치를 조정해주셨으면 합니다.(GSMA)”
“어디로 가야 할까요?(SKT)”
“어디겠습니까. 중앙으로 오시죠.(GSMA)”
2016년 GSMA는 SK텔레콤에 전시부스 위치 변경을 제안했다. 그간 메인홀인 3홀에 위치하기는 했으나 북쪽으로 치우쳐진 SK텔레콤이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정중앙 자리로 올 것으로 요청한 것.
현재 SK텔레콤의 부스 위치는 모든 홀을 관통하는 주 도보로에서도 3홀 중앙 사거리 한 모서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자리는 2홀과 4, 5홀을 연결하는 통로이기도 하고 2층에서 내려오는 에스컬레이터와도 마주한 곳이다. 한마디로 전시관에서는 교통의 요충지다. GSMA가 그간 SK텔레콤의 신성장 사업모델 제시와 5G 선도 공로를 인정해 위치 조정을 제안한 셈이다. 텔레포니카, 도이치텔레콤, 텔레콤이탈리아, 오렌지 등 유럽 내 이통강자들도 쉽사리 출전하지 못한 자리이기도 하다.
메인 자리를 차지한 SK텔레콤은 5G 네트워크 기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성장 비즈니스 사업을 전개하는 한편, 글로벌 사업자들과 활발한 업무협약(MOU)과 공통투자, 조인트벤처(JV) 설립, 기업인수 등에 나섰다.
2017년 MWC에서는 ITU가 4G 도달목표로 제시한 1Gbps 속도 실현을 증명했으며, 2017년에는 양자암호 1위기업인 스위스 IDQ를 인수했다. 2019년에는 컴캐스트 그룹의 ‘컴캐스트 스펙타코어’와 e스포츠, 게임 공동 사업을 위한 조인트 벤처 설립을 약속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중소기업들과의 상생을 모토로 다양한 지원사업을 전개하는 한편, SK그룹 내 사회적가치(SV)의 경제적전환(EV) 사례를 전파하는데 힘썼다.
지난해 열린 MWC 2023에서는 최태원 SK 회장이 직접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통신회사(SK텔레콤)가 AI컴퍼니로 전환하기 위해 그동안 키워온 기술들을 융합해 사람과 사회에 기여하는 AI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선언했다.
최태원 "선도적 기술과 고객 리딩하는 AI 기업으로 남기를"
최 회장의 바람대로 올해 SK텔레콤은 세계 무대를 향해 ‘텔코 AI 세상’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앞서 SKT는 지난해 7월 도이치텔레콤(DT)과 e&, 싱텔 등과 함께 GTAA를 발족하고 AI 사업 협력의 물꼬를 텄다. 같은 해 10월엔 DT와 통신사향(向) 특화 LLM을 공동 개발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세계 50개국, 약 13억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GTAA 창립 멤버들은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향후 텔코 LLM 개발 등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실제 GTAA 출범 이후, 관심을 보여온 글로벌 텔코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SKT는 MWC24를 통해 GTAA에 대한 구상을 본격화하는 한편,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전환에도 속도를 더할 계획이다.
26일(현지시간) 오전에 열린 창립총회에는 최태원 SK 회장과 유영상 SK텔레콤 CEO를 비롯해 팀 회트게스(Tim Höttges) 도이치텔레콤 회장, 하템 도비다(Hatem Dowidar) 이앤(e&) 그룹 CEO, 위엔 콴 문(Yuen Kuan Moon) 싱텔 그룹 CEO, 타다시 이이다(Tadashi Iida)소프트뱅크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 등 최고 경영진들이 한자리에 모여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AI 시대에 저희가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많은 고객을 잘 확보해 서비스할 수 있는 그런 기업으로 거듭나려고 한다"라며, "앞으로도 (SK텔레콤이) 계속 선도적으로 기술과 고객을 리딩하는 그런 기업으로 잘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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