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국내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뛰었다. 오픈AI가 ‘AI판 앱스토어’라고 할 만한 ‘GPT스토어’를 오픈한다는 소식에 힘입은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2024서 핵심 주제를 AI로 설정한 것도 기대감을 키웠다.
8일 전자문서 사업에 AI 기술을 접목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는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은 전거래일 대비 29.99% 올랐다. AI 가상인간 사업을 펼치고 있는 이스트소프트도 29.94%, AI 및 빅데이터 기업 바이브컴퍼니도 29.88% 상승했다. 세 기업 모두 상한가다.
이밖에 엑셈(20%), 폴라리스오피스(19.96%), 크라우드웍스(8.14%), 이글루코퍼레이션(8.06%), 솔트룩스(5.72%), 포시에스(4.87%), 플리토(4.53%) 등이 상승했다. AI를 핵심 사업으로 삼고 있는 정보기술(IT) 기업들 전반이 강세를 보였다.
GPT스토어는 오픈AI의 대규모언어모델(LLM)인 GPT-4를 기반으로 개발된 AI 챗봇을 거래할 수 있는 장터다. 개인 또는 기업은 GPT스토어를 통해 자신이 개발한 챗봇을 판매할 수 있다. 정확한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오픈AI와 판매자가 수익을 나눠 가지는 구조다.
이는 애플의 ‘앱스토어’, 구글의 ‘플레이스토어’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클라우드 기업이 제3자 기업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마켓플레이스도 한 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GPT스토어의 등장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오픈AI가 구축하는 플랫폼이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국내 IT 기업 중 해외에서 유의미한 성공을 거둔 기업은 극히 드문데, 앱스토어‧플레이스토어‧AWS마켓플레이스 등이 그랬듯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러한 이슈가 국내 AI 기업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AI 업계 일각에서는 GPT스토어가 스타트업에게 심각한 위험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중이다. 테크크런치 등 미국 정보기술(IT) 매체들도 “오픈AI가 스타트업 생태계에 파멸(Doom)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한 이후 많은 AI 스타트업들은 기술 격차에 충격을 받았다. 아직 수익화에 성공하지 못한 기업이 대부분인 가운데 챗GPT에 추가 기능을 제공하는 등의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데 힘 쏟아 왔다. 하지만 오픈AI는 GPT스토어를 통해 틈새시장까지도 장악하러 나선 상황이다.
GPT스토어의 등장은 일부 기업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또 일부 기업에게는 심각한 위협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변화 속 기회를 잡을 기업은 어디인지는 아직 지켜볼 일이다.
한편 대신증권은 8일 투자정보 리포트를 통해 이번 주 주목할 업종으로 AI를 꼽았다. 대신증권은 CES2024를 언급하며 “이번 CES의 핵심은 오직 AI, 전 산업에 대한 AI의 융합, 생활 속과 밀접한 AI 기술이 가장 화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연말 증시 랠리에 이어 연초 들어서 특히 온디바이스 AI, CXL, AI 소프트웨어로 AI 테마 기대감이 확산되어 관련주들의 상승세 지속, 과도한 주가 움직임이 점차 부담스러워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CES2024가 진행되는 동안 단기 테마 매매로는 아직 유효하다고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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