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행정전산망 마비를 일으킨 원인으로 지목된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즈(이하 시스코)의 라우터 불량 원인에 대해 정부가 조사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라우터 불량의 원인을 찾지 않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모든 장애 대책의 기본이 원인을 찾고 이를 수정, 보완하는 것인데 라우터 불량에 대한 원인 파악에 대해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은 사실상 원인규명에 대한 행안부의 의지가 없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행정안전부와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 합동 주요시스템 특별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행정안전부 서보람 디지털정부실장은 “시스코 라우터 포트에서 문제가 발생했지만 이후 추가적으로 왜 장애가 났는지에 대해 직접 원인을 찾고 있지 않다. 개별 부품의 장애까지 원인을 찾는데 까지 (정부) 행정력이 쓰여야 하는지 문제가 있고 결국 원인을 밝힐 수 있는 것은 해당 제조사밖에 없다”고 밝혔다.
서 실장은 “해당 제조사가 문제를 밝혀야 되는지에 대해서 좀 더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고 추가적으로 밝히는 작업은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11월17일 행정 전산망 마비와 관련해 네트워크 장비인 '라우터' 포트 불량 외에 다른 원인을 찾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시스코의 라우터가 문제였다는 것인데, 정작 문제가 발생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재용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은 "장애 발생 후 우리측과 시스코 국내 기술진이 원인을 확인하지 못해 미국 본사에까지 문의했다. 이에 '단순 접촉 불량'일 수 있다는 의견이 돌아왔지만 구체적인 불량의 원인에 대한 답은 내놓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장비 제조사인 시스코조차도 파악하지 못하는 아주 특수한 장애라는 설명이지만 현재 시스코가 침묵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라우터 장애로 이번 행정전산망 마비가 일어났다고 한다면 장비 업체에 귀책 사유를 물을 수 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는 어떤 형식으로 책임을 물을지, 민간 회사와 귀책사유에 대한 논의 전개가 간단치는 않은 문제라는 입장이다.
행정안전부 측은 2024년 1월 행정전산망 장애와 관련한 TFT를 논의를 기반으로 종합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도 시스코와의 귀책사유 문제와 판단 등이 나오기는 힘들어 보인다. 서보람 실장은 “민간 회사하고의 문제가 종합대책에 포함될 수 있는지는 지금 말씀드리기 힘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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