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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애플, 'M3 프로' 기반 ‘맥북 프로 14’…두뇌 교체 리프레시 모델

애플의 M3 프로 기반 '맥북 프로 14'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애플 맥북 프로가 1년도 채 안돼 세대교체 됐다. 이례적인 빠른 교체로 인해 고객의 희비가 갈릴 듯 하다. 우선 M2 기반 맥북 프로는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다. M3로 모두 바뀌었다. 또한 맥북 라인업에 대한 세부 조정도 있었다. 당장은 약간의 혼란이 동반될 전망이다.

이번에 선택한 제품은 애플 M3 프로 기반 ‘맥북 프로 14’다. 하지만 그 이전에 라인업 구성에 대해서 한번쯤 살펴봐야겠다.

M3 기반 맥북 에어가 아직 출시되진 않았으나 올해 라인업 구성을 고려했을 때 크게 13인치와 15인치가 유지될 공산이 크다. 팀 쿡 애플 CEO가 직접 새롭게 출시한 맥북 에어 15인치의 판매량이 예상보다 높았다고 지목한 바 있기 때문. 즉, 최하단에 가장 저렴한 가격은 ‘맥북 에어 13’이, 그보다 대화면을 원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따지는 고객은 ‘맥북 에어 15’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맥북 프로는 일부 변화가 있다. ‘맥북 프로’는 ‘프로’라는 이름에 걸맞게 성능을 끌어올린 프로세서가 장착됐다. 이전 세대 ‘맥북 프로’가 ‘M2 프로’와 ‘M2 맥스’를 장착한 이유다. 대신 기본형인 ‘M2’는 터치바를 포함하고 있는 기존 폼팩터인 13인치 ‘맥북 프로 13’이 가져갔다. 하지만 이번 세대부터 터치바 폼팩터는 완전히 사라졌다. 대신 14인치 계열에 안착했다. 에어와 프로에 낀 모델이 아니라 ‘프로’ 라인업으로 완전히 이동했다.

다만, M3 기반 ‘맥북 프로 14’가 앞으로 출시될 M3 기반 맥북 에어와 얼마만큼의 변별점이 있을지 우려된다. 휴대성이나 가격면에서 맥북 에어보다 우위에 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와 폼팩터 차이가 차별점으로 거론되기는 하나, 아무래도 애플이 메모리와 저장공간으로 급나누기를 실현할 공산이 크다.

문제는 가격이 고민된다는 점이다. 애플은 세대 교체를 통해 가격을 꽤나 올렸다. M2 기반 ‘맥북 프로 13’의 기본형 가격은 179만원이다. 저장공간을 256GB에서 512GB로 올린 모델은 206만원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M3 기반 ‘맥북 프로 14’의 기본형 가격은 239만원이다. 물론 저장공간이 512GB로 올랐다. 가격은 33만원 더 올랐다.

물론 맥북 프로 13 대비 디스플레이 크기 향상과 폼팩터 변화 등을 감안한다면 합리적인 설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M3 프로 기반 ‘맥북 프로 14’는 M2 프로 ‘맥북 프로 14’와 비교했을 때 프로세서 교체 이외에는 큰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279만원에서 299만원으로 20만원 가량 가격을 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M3 맥북 프로 14를 처음으로 라인업에 가져오면서 239만원부터 시작한다고 표시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약 40만원 가량 프로 가격이 내려간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애플의 M3 프로 기반 '맥북 프로 14' 패키징

디자인 이전세대와 동일…유일한 정체성 '블랙'

M2 프로 기반 ‘맥북 프로 14’가 애플 온오프라인 스토어에서 판매되고 있지 않지만 리셀러 및 각종 판매유통채널을 통해서 아직까지 구입이 가능하다. 때문에 M3 프로 기반 ‘맥북 프로 14’가 20만원이나 더 지불하면서도 그에 따른 이득이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그래야 덜 억울(?)할 수 있다.

애플의 M3 프로 기반 '맥북 프로 14'

디스플레이와 디자인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M2 프로와 M3 프로 ‘맥북 프로 14’를 나란히 놓고 구별해라 하면 하기 어려울 정도다. 디스플레이 크기부터 좌우측에 자리한 확장포트도 동일하다. 가로, 세로, 두께까지 동일하다. 각각 31.26cm, 22.12cm, 1.55cm다. 프로세서와 배터리 차이 때문인지 무게는 M3 프로 기반이 0.01Kg 더 무겁지만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차이는 아니다. 그나마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SDR 밝기가 500니트에서 600니트로 보다 밝아진 것뿐이다.

디스플레이는 리퀴드 레티나 XDR 패널을 썼다. 1600 니트의 최고 HDR 밝기, 1000니트의 지속 HDR 밝기를 갖췄다. 익스트림 다이내믹 레인지로 인해 1,000,000:1의 명암비를 갖췄다. 프로모션(ProMotion) 기술은 최대 120Hz의 재생률을 제공하며 레퍼런스 모드를 통해 전문가가 자신의 워크플로우에 맞게 디스플레이 환경을 맞춤 설정할 수 있다.

애플의 M3 프로 기반 '맥북 프로 14'의 측면 확장성

애플의 M3 프로 기반 '맥북 프로 14'의 측면 확장성

M3 프로와 맥스 기반 맥북 프로는 3개의 썬더볼트4 포트, SDXC 카드 슬롯, 헤드폰 잭, 맥세이프를 지원한다. M3 기본형의 경우에는 우측에 썬더볼트4 포트 하나가 제외돼 총 2개의 USB-C 포트가 배치됐다. 와이파이 6E, 블루투스 5.3, 8K 해상도를 지원하는 HDMI는 전 세대와 동일하다.

4개개 2쌍 포스 캔슬링 우퍼를 탑재한 하이파이 6 스피커 사운드 시스템도 계승했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한다. 스튜디오급 3 마이크 어레이는 높은 신호 대 잡음비로 오디오를 포착한다. 지향성 빔포밍으로 마이크가 배경 소음을 최소화해준다.

M2 프로(좌), M3 프로 기반 애플 맥북 프로 14. 외형상 큰 차이가 없어 동일 실버 모델의 경우 분별하기 어렵다

외형에서도 구별이 어렵지만 전면을 열어도 마찬가지다. 구별이 쉽지 않다. 이 중 애플 M3 프로 기반 맥북 프로 14는 좌측이다. 설령 이렇게 알려주더라도 신뢰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러다보니 애플은 변별점을 주기 위한 장치 하나를 마련했다. 바로 색상이다. 스페이스 그레이 대신 스페이스 블랙 모델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세대 구분을 위함이 아니었다면 그레이 제외 없이 3종의 색상이 제공돼야 했다. 즉, ‘스페이스 블랙’ 색상은 ‘M3 계열 맥북 프로’를 구별해주는 유일한 외형적 수단이 된 셈이다. 산화 피막 실링층이라는 화학 공정을 통해 제품 표면에 지문이 남는 현상을 방지해준다고 한다. 하지만 해당 제품이 실버 모델이라 실제 효과를 체감할 수는 없었다.


'M3 프로' 성능과 가격 동시 오름…전문가에 더 가까이

결국 핵심은 이번에 새롭게 도입한 M3의 성능과 전력효율이다. 애플은 이번 M3 프로세서에 대해 업계 최고 수준의 3나노미터 공정으로 생산된 최초 PC칩임을 강조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미세공정을 도입하면 트랜지스터 집적도가 향상되면서 성능이 향상될뿐만 아니라 전력효율을 높일 수 있다. 고밀도로 인해 면적도 더 작아지기 때문에 제조사 입장에서는 공간효율성을 높일 수도 있다.

애플에 따르면 M3 프로를 탑재한 ‘맥북 프로 14’는 M1 프로를 탑재한 맥북 프로 16 대비 최대 40% 향상된 속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어도비 포토샵 필터 및 함수 작업 속도 기준 1.7GHz 쿼드 코어 인텔 쿼드코어 i7 기반 맥북 프로 대비 최대 3배, M1 프로 기반 맥북 프로 16 대비 최대 36% 더 빠르다고 설명했다. Oxford Nanopore MinKNOW DNA 염기서열 분석의 기본 콜링 처리 속도는 같은 조건에서 각각 최대 20배, 36% 더 속도가 향상됐다. 어도비 프리미어 프로 텍스트 기반 편집 속도도 각각 최대 1.7배, 최대 30배 빨라졌다.

실제 성능 격차를 알아보기 위해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시네벤치 2024와 긱벤치6을 수행해봤다. 애플이 제시하지 않았던 M2 프로 기반의 맥북 프로 14도 동일한 환경에서 구동시켜 비교해봤다.

시네벤치 2024에서 CPU 싱글코어 점수는 140pts, 멀티코어는 1059pts를 기록했다. 애플이 밝힌 것과 비슷한 차이를 보여줬다. M2 프로 기반 맥북 프로 14의 경우 CPU 싱글코어는 121pts, 멀티코어는 774pts를, GPU는 2825pts를 나타냈다. 싱글코어보다는 멀티코어에서, 또 GPU에서 점차 큰 차이를 보여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M3 프로(좌), M2 프로(우) 기반 애플 맥북 프로 14 시네벤치 2024 결과

애플은 이번 M3에서 ‘다이내믹 캐싱’을 바탕으로, GPU는 빠른 온칩 메모리를 최적화해 사용한다. 다이내믹 캐싱은 맥OS를 통해 각 응용프로그램에 할당되는 메모리 사용을 가변적으로 조정해주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10층짜리 아파트(메모리)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실제 사용을 하지 않더라도 A앱은 2개층을, B앱은 3개 층을, C앱은 5층을 우선적으로 할당해 가져간다. 각 층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앱을 실행했을 때 미리 배정받는다. A앱은 2개층에 실거주할 수도 있지만 한층을 비울 수도 있다. B앱은 3개층에 실거주하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1개층이 더 필요하더라도 배정된 층말고 다른 층을 이용할 수는 없다. 다이내믹 캐싱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이다. A층의 한층이 비면 B앱에 그 층을 에어비앤비로 빌려줄 수 있도록 해주는 셈이다.

즉, 메모리 할당이 각 응용프로그램 기준이었다면, 다이내믹 캐싱은 그와 상관없이 워크로드를 기준으로 할당해 노는 메모리 없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GPU에서 큰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애플이 그만큼 M3에서 GPU에 큰 신경을 썼다는 의미다. 애플은 유독 게임 등의 엔터테인먼트 측면에서 약점을 보였는데, 이번에는 GPU를 비약적으로 향상시켰다. 다이내믹 캐싱 등을 통해서 컬러 그레이딩이나 복잡한 3D 장면 조작과 같은 까다로운 그래픽 작업의 성능을 높였다.

또한 하드웨어 측면에서의 성능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하드웨어 하드웨어 가속형 메시 셰이딩은 지오메트리 프로세싱에 향상된 성능 및 효율성을 제공하고 시각적으로 더욱 정교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게 해준다. 맥북 프로 최초로 하드웨어 가속형 레이 트레이싱도 적용됐다. 차세대 GPU 아키텍처까지 더해져 프로용 앱 사용 시 최대 2.5배 더 빨라진 렌더링 성능을 선사하고 게임 플레이 시 빛, 그림자, 반사 효과를 한층 사실적으로 표현해준다.

물론 이같은 하드웨어 기반 가속 성능을 체감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이를 꺼내 쓸 수 있어야 한다. 즉, 특정 타이틀이 있다면 이 게임이 M3 내에 있는 하드웨어 가속형 메시 셰이딩이나 하드웨어 가속형 레이 트레이싱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애플은 향후 이를 지원하는 게임 타이틀이 속속 출시될 것이라 자신했다. 현재 대표적인 게임은 ‘레지던트 이블:빌리지’다. 물론 네오위즈 ‘피의 거짓’ 등도 이같은 가속기들을 직접 읽어내지는 않지만 충분히 유려한 그래픽을 보여준다.

M3 프로(좌), M2 프로(우) 기반 애플 맥북 프로 14 긱벤치6 결과

‘긱벤치6’ 벤치마크 결과는 싱글코어 3170점, 멀티코어는 1만5천637점을 기록했다. M2 기반 맥북 프로 14는 싱글코어 2694점, 멀티코어는 1만2478점이다. 오픈CL 점수는 5만439점, 메탈 7만8067점이다. M2 기반 맥북 프로 14는 오픈CL 4만5539점, 메탈 7만4509점이다.

이번 세대를 통해 ‘M3 프로’ 이상의 맥북 프로 14는 보다 전문가에게 가까이 다가간 모양새다. 시작가부터 거의 300만원을 육박하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에 프로 진입을 꺼려 ‘맥북 에어’를 선택했던 일반 사용자의 경우는 M3 기본형 ‘맥북 프로 14’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마지막까지 고민이 있다면 바로 이같은 성능에 더 비싼 가격을 치룰 수 있는가로 귀결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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