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국내 모빌리티 산업은 과도한 정보보호규제와 이해관계인 보호 정책 때문에 역차별받고 있다. 정부가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를 도와준다면 기업은 훨씬 활발히 뛰어다니며 경쟁력 있게 성장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업계뿐만 아니라 우리 이동 데이터와 일자리, 경제 주권을 지키는 것과 같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개최된 ‘대한민국 플랫폼의 국경을 넘은 도전’ 세미나에서 “빠르게 경쟁력을 잃고 있는 검색과 음원 시장과 달리, 모빌리티 분야에선 미국 우버가 지분 51%를 가진 우티 대비 카카오모빌리티가 국내 시장을 수성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행사는 한국 글로벌 기업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모임과 카카오모빌리티가 주최한 것으로, ‘민주당 글로벌 기업을 돕다’ 여섯 번째 세미나다. 이날 기조발제에 나선 류긍선 대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모빌리티 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는 점을 하며 국내 기업으로서 해외 진출에 있어 겪는 애로사항을 설명했다.
지난 2015년 ‘카카오T’ 서비스를 출시해 현재 이동 관련 28여개 프로덕트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글로벌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지난해를 ‘해외 진출 원년’으로 선포했다. 그에 앞서 지난 2018년 9월엔 일본 택시 호출 서비스인 ‘GO택시(전 재팬택시)’에 투자하고 같은 해 12월 서비스 연동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 첫발을 뗐다.
코로나19 시기를 지나 지난 3월엔 영국 모빌리티 중개 플랫폼 ‘스플리트’를 인수하며 글로벌 서비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류 대표는 “글로벌 모빌리티 싸움은 단순히 모빌리티 싸움이 아닌, 글로벌 플랫폼간 싸움”이라며 카카오모빌리티 경쟁 상대가 시가총액 세계 10위권 주요 기업인 구글과 아마존, 테슬라 등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데이터와 인공지능(AI) 영역을 기반으로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시범 도입하는 등 앞서가고 있는 것과 달리, 카카오모빌리티는 자본력과 회사 규모, 데이터 규모 및 AI 연구 인력 수준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이다. 특히 류 대표는 “미국과 중국이 플랫폼과 데이터 패권 경쟁을 위해 서로 견제하거나 아예 영업을 금지하는 가운데 국내 플랫폼에 대한 역차별은 지속 중”이라고 지적했다.
모빌리티 산업은 과도한 개인정보보호 규제와 이해관계인 보호 정책 영향으로 자율주행 등 신규 서비스 개발에 어려움을 겪을 뿐만 아니라, 자금 부족으로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했다는 것이 류 대표 주장이다. 예컨대, 미국과 유럽은 자율주행 서비스를 진행하는 데 있어 영상 정보 수집에 ‘포괄동의’를 받지만, 한국은 개별 항목마다 동의받아야 해 사업 출시가 어렵다. 이에 정부도 산업 발전을 위한 개인정보보호 규제 개선을 검토 중이다.
류 대표는 “이해관계자 보호 요구 측면에서도 국내 기업은 다양한 사회적 기여와 사업 조정 수용을 감내하지만, 글로벌 기업은 무시한다”면서 “내국 기업은 성장 기회와 신규 서비스 실험 기회를 상실한다”고 호소했다.
결국, 카카오모빌리티가 글로벌 모빌리티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선 정부가 역차별 개선 등 제도적 지원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류 대표는 “개인정보보호 규제 등 현재 데이터와 관련한 규제는 국내 기업에만 적용돼 글로벌 기업이 우리 국민 모빌리티 데이터를 쉽게 가져갈 수 있는 데이터 주권 상실 국가가 됐다”며 “미래 먹거리이자 국민 이동 데이터 주권 수호를 위해 한국 모빌리티 산업 발전을 적극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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