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중고 휴대폰 판매 사업자가 단말기 내 개인정보를 반드시 삭제한 후 팔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되면서 그 실효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13일 국회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변재일 의원은 ‘중고 이동통신 단말장치를 매입하거나 판매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업자에게, 매입 또는 판매하는 중고 단말장치에 저장돼 있는 개인정보를 삭제하는 의무’를 부과한 ‘이동통신단말 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최근 가계통신비 절감 일환으로 중고 휴대폰 거래가 지속 증가함에 따라, 국내 중고폰 거래량은 약 1000만대에 이르고 있다. 문제는 중고폰에 저장돼 있는 기존 소유자의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유출되는 피해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중고폰 시장 활성화에 치명적인 부정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위 법안은 이같은 중고폰 거래시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줄이고 중고폰 시장 자체를 활성화 해 국민 가계통신비 절감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법안이 실효적으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선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다. 개인정보 삭제 의무화에 앞서 사업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삭제 솔루션’ 시장을 확대하고, 완전한 삭제를 보증할 수 있는 인증 제도 도입도 필요하다.
현재 안티포렌식(휴대폰 복구를 무력화하는 데이터 파괴 기술)과 같은 국내 데이터 삭제 솔루션 시장은 해외 기업인 ‘블랑코’가 주도하고 있으나 ‘완전 삭제’에 대한 기준이 없는 상황으로, 국내 인증기관에서 검증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가칭 ‘중고 이동통신 단말장치 안심거래 사업자 인증제도’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사업자가 개인정보 삭제 프로그램을 구비하는 것을 조건으로 사업자 인증을 하는데, 이보다는 데이터 삭제 솔루션 시장 전반에 대한 명확한 인증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중고폰 시장은 개인간거래가 대부분을 차지해 왔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변재일 의원안의 경우 중고폰 판매 사업자에만 삭제 의무를 지우고 있는데, 보다 근본적으로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최소화 하려면 개개인 또한 ‘셀프 삭제’ 또는 ‘위탁 삭제’를 할 수 있도록 제반 생태계를 활성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이 직접 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데이터를 ‘완전 삭제’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확립해야 한다”며 “중고폰 정보 삭제 필요성에 동참하는 ‘안전거래 인증점’을 확대하는 것이 주요 과제”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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