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에코프로의 2차전지(배터리) 소재 해외투자가 첫 결실을 맺었다.
에코프로는 16일, 지난해 4월 지분 9%를 투자한 인도네시아 제련소 QMB에서 첫 공급 물량으로 니켈 400톤이 포항항으로 입항했다고 밝혔다. 에코프로는 송호준 대표를 비롯한 주요 임직원들과 함께 입항 기념 행사를 진행한 가운데 2차전지 핵심광물 독립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QMB는 중국의 GEM(거린메이)가 운영하는 인도네시 니켈 제련소다. 양사는 새만금 전구체 공장 공동투자 등으로 다져진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다양한 부문에서 협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QMB의 니켈은 우선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서 2차전지용 전구체 원료인 '황산니켈'로 전환한 뒤 전구체로 가공해 양극재를 제조하는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이엠(삼성SDI 합작사)으로 보내진다.
에코프로가 별도의 입항식을 개최할 만큼 이번 니켈 공급에 의의를 둔 건 올해 국내 배터리 소재기업들의 핵심광물 탈중국화,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세액공제 요건에 부합하는 광물 공급망 확보가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니켈은 배터리용 양극재에서 에너지밀도를 담당하는 주요 광물로서 리튬만큼이나 수요량이 높다. 코발트는 희소성과 비싼 가격 때문에 수요가 점점 줄고 있지만 니켈은 농도가 높을수록 배터리 용량 개선에 유리하므로 다량의 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공급망 확보가 중요하다.
관련해 에코프로가 이달 공시한 2023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전구체를 제조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올해 상반기에 구입한 원재료(니켈, 코발트, 기타) 항목을 보면 니켈의 비중이 78.45%에 달한다. 또한 에코프로가 2차전지 소재 생산 수직계열화 일환으로 전구체 국내생산에도 힘을 싣고 있는 만큼 니켈의 수요는 매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세계에서 니켈 매장량과 생산량이 가장 많은 국가는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산 니켈 선점이 중요한 이유다. 에너지 분야 컨설팅 기업인 우드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정련니켈 생산량은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3500만톤에 이르며 전년 대비 11.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니켈 시장은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원료 수요 증가, 주요 거래소의 니켈 재고량 감소 등 수급 상황이 좋지 않지만 인도네시아 생산 능력 증강에 따라 공급망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에코프로는 이번 400톤의 물량을 시작으로 QMB에서 매년 6000톤의 니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된다. 회사는 급격히 성장하는 2차전지 시장에서의 치열한 원료 수급 경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급망 다변화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는 사업 목적에 '국내외 자원 탐사·채취·개발 사업을' 정관에 추가하기도 했다.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이사는 "니켈 수급이 매우 중요한 시점에서 선제적 투자로 핵심 광물의 안정적 확보가 가능해졌다"며 "핵심광물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와 자원 독립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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