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엔씨소프트가 지난 16일 게임 개발 특화 언어모델인 ‘바르코’(VARCO)를 대중에게 정식으로 소개했다. 국내 게임사로서는 처음이다. 바르코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문장을 넘어, 보다 빠르고 정확한 문장을 생성한다.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바르코 출시를 기점으로 제한적으로 사용돼 오던 인공지능(AI)을 게임 제작·서비스 전반에 도입하는 한편, ‘챗GPT’나 ‘바드’ 같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일찌감치 AI 연구조직을 꾸려 운영해왔던 엔씨는 경쟁사보다 대중 앞에 한발 빠르게 언어모델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지난 2011년 별도의 AI 조직을 만들어 연구를 시작한 뒤, 2015년부터 AI랩 산하에 NLP팀을 구성해 한국어 문장을 이해하고 구사할 수 있는 AI를 개발해 왔다.
엔씨 AI 전문 연구개발(R&D) 인력은 약 300여명으로, 국내 게임사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 조직엔 AI를 꾸준히 연구해온 윤송이 엔씨 최고전략책임자(CSO) 역할이 지대했다. 지난해 이후부터는 외부에서 영입한 이제희 최고연구책임자(CRO)가 AI 연구를 진두지휘 중이다.
바르코는 사용자의 창의성과 독창성을 현실화한다는 모티프를 가진 툴로, 엔씨에서 연구 중인 AI와 자연어처리(NLP) 기술을 서비스하는 통합 플랫폼이다. 게임 개발에 특화된 고품질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는 것에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선보일 언어모델 등과 차별점을 가진다.
엔씨는 경제성과 실용성을 내세운 ‘VARCO LLM’(바르코 언어모델) 중형 언어모델을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통해 유료로 배포한다. 이용자는 모델을 사용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를 직접 구매해 AWS 위에서 모델을 사용할 수 있다.
◆바르코 아트, 이미지 생성부터 수정까지 클릭 몇 번만=이와 함께, 엔씨는 지난 16일 ‘바르코 언어모델(VARCO LLM)’ 기반 생성 AI 플랫폼 3종을 공개했다.
이미지 생성툴인 ‘바르코 아트’(VARCO Art)부터 ▲텍스트 생성 및 관리툴 ‘바르코 텍스트’(VARCO Text) ▲디지털휴먼 생성 및 편집·운영툴 ‘바르코 휴먼’(VARCO Human) 등이다. 이 3종은 ‘바르코 스튜디오(VARCO Studio)’로 통칭된다.
먼저 바르코 아트는 생성형 AI를 사용해 실무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이미지를 만드는 도구다. 엔씨 IP에 특화된 웹 기반 이미지 생성 AI 도구로도 볼 수 있다.
기존 서비스들과는 달리 웹에서 바로 사용 가능하며, 쉬운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제공해 창작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췄다. 엔씨에 따르면 바르코 아트는 지난 7월 이에 대해 사내 테스트를 마쳤으며, 현재 게임 개발에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최적화하고 있다.
바르코 아트는 특히 이미지 생성을 위해 복잡한 텍스트를 일일이 입력하지 않아도, 클릭 몇 번으로 손쉽게 제작이 가능하다. 또, 이렇게 생성된 이미지를 의도에 맞는 이미지로 수정하거나, 포즈나 외곽선 등의 요소들을 추출해 새로운 이미지를 빠르게 만들 수 있다.
바르코 아트는 사용성이 높은 다양한 모델을 제공할 뿐 아니라 엔씨 IP를 활용해 학습된 엔씨 전용 모델도 제공한다. 이후 실무에서의 사용성을 높이기 위해 ▲캐릭터 의상 시트 ▲아이콘 ▲배경과 조명 ▲스케치 상태에서의 볼륨 표현 등 에셋 생성 기능도 제공할 계획이다.
◆바르코 텍스트·휴먼 하나로 캐릭터 생성 ‘뚝딱’=바르코 텍스트는 한국어, 거대 언어, 무대를 기반으로 게임용 텍스트뿐 아니라 일반 문서를 생성하는 도구다. 게임의 생동감을 주기 위한 캐릭터, 세계관, 장소 등에 주요한 설정을 AI를 통해 손쉽게 창작하고 관리할 수 있다.
또한 생성된 캐릭터에 적합한 대사도 바르고, 텍스트 안에서 AI를 활용해 완성할 수 있다. 시나리오의 구조를 거시적 관점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수정과 편집도 용이하다. 현재 개발이 한창인 바르코 텍스트는 이 외에도 이메일 쓰기나 구조적인 문서 작성 등 일반 문서 생성 기능으로도 확장을 계획 중에 있다.
바르코 휴먼은 디지털 휴먼을 생성하고 편집하며 운영까지 한번에 할 수 있는 통합 툴이다. 캐릭터 페르소나를 프리셋에서 선택하거나 세부 항목을 편집해 새로운 페르소나를 만들 수 있다.
페르소나에 현재 개발 중인 거대 언어 모델을 사용한 대화를 넣은 뒤 성능 테스트도 가능하다. 언어모델 기반 금융, 영어, 날씨 등 다양한 전문 지식을 탑재한 전문가 페르소나를 디지털 휴먼에 탑재시킬 수도 있다.
엔씨는 바르코가 다양한 창작 산업에서 기존 범용적 창작 AI와는 다른 창작성을 부여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올해 엔씨는 사내 개발자를 대상으로 생성 AI 서비스 3종을 정식 론칭할 계획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외부에도 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제희 CRO는 “바르코는 현재까지 공개된 유사한 크기의 한국어 언어모델 대비 최고의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며 “앞으로 바르코를 통해서 게임 콘텐츠 개발은 물론 다양한 도메인에서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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