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보민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오픈소스 사업화'의 성공 사례를 정량화하는 연구를 최초로 진행한다.
국내에서 오픈소스 사업의 성공을 위한 체계적인 연구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국내 SW생태계에서도 기존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클라우드와 오픈소스 기반으로 전환하고 있는 만큼 국책 기관으로서 오픈소스 산업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로 읽혀져 주목된다.
특히 글로벌 오픈소스 생태계가 과거 개발자 중심에서 이제 기업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는 만큼, 오픈소스를 주력으로 하는 국내 기업들의 수익 창출에 필요한 성공 요인을 체계적으로 도출하자는 취지다. 연구 결과는 향후 정부의 소프트웨어(SW) 강화 전략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최근 '오픈소스 사업화 성공요인 분석 연구 용역'에 대한 공고를 내고, 프로젝트에 참여할 사업자들의 신청을 받고 있다.
연구의 주목적은 ▲글로벌 오픈소스 기업의 사업화 성공 요인에 대한 분석 방안 제시 ▲분석 대상 기업의 오픈소스 사업화 관련 자료 조사 ▲오픈소스 사업화 성공 요인에 대한 분석 수행 등이다.
연구소 측은 "글로벌 오픈소스 생태계는 기업의 참여 활성화로 급격히 성장하고 있고, SW 기술·산업 혁신의 동력으로 부상했다"라며 "기업의 오픈소스 사업화 성공 사례를 분석해 중요 요인을 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정량적 분석'이다. 최종 선정된 사업자나 컨소시엄은 오픈소스 사업화에 성공한 기업 200곳을 선정해, 대상 기업의 데이터를 조사하게 된다. 연구에서 활용될 데이터는 기업의 추정 매출·유형·펀딩 금액 등을 포괄한 '일반 데이터', 그리고 '오픈소스 관련 데이터'로 나뉜다.
연구소는 일반 데이터와 오픈소스 데이터를 연계해 성공 요인의 가설을 검증하는 작업을 거칠 계획이다. 아울러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오픈소스에 대한 기업의 인식, 인력, 체계성, 비즈니스 모델 등을 검토하는 것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그동안 SW 업계에서 오픈소스 사업화에 대한 연구는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SW 산업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것에 비해, 실제 기업들이 오픈소스를 어떻게 활용해 수익 창출에 성공했는지에 대한 정량화된 연구가 미미했기 때문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영국·유럽연합(EU) 등 소프트웨어 산업을 선도해온 시장에서도 정확한 가치 산정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권영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오픈소스는 돈으로 거래하거나 눈으로 보이는 게 아닌 데다, 부가적인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에 그 영향력을 산정하는 게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픈소스는 20년이 넘은 화두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어떻게 활성화할 수 있을지 관련 연구가 많지 않다"라며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오픈소스 생태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정부의 향후 SW 육성 전략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과기부는 지난 4월 '소프트웨어 진흥 전략'을 통해 올해 SW 분야에 563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정부는 오픈소스가 해외 SW 업계의 경쟁력을 키우는 기반이 됐다며, 국내 시장에서도 오픈소스 활용이 확산되도록 라이선스 검증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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