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장기화된 고물가 현상은 사람들의 소비 트렌드도 바꾸고 있습니다. 저렴하게 물건을 사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리퍼블리(이하 리퍼) 상품 인기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도 리퍼 전문관을 개설하는 모습입니다.
리퍼상품이란 구매자 단순 변심으로 반품됨 정상품 혹은 제조나 유통과정에서 오류로 미세하게 흠집이 있는 제품 등을 의미합니다. 단기간 전시용으로 사용했던 제품을 재포장해 새 상품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도 리퍼 상품에 포함됩니다. 보통 ‘이왕이면 새 제품’을 선호할 텐데요. 최근엔 리퍼 상품을 찾는 ‘알뜰소비’가 증가한 겁니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소비자 10명 중 8명(77.6%)은 리퍼상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약간의 하자가 있더라도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면 저렴한 리퍼상품 구매를 꺼리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이커머스 업체들이 리퍼 상품 전문관을 만들고 이에 대한 매출 흐름을 살펴보면 그 인기를 한층 더 실감할 수 있습니다. 쿠팡은 반품제품 전문관 ‘반품마켓’ 구매 고객 수가 출시 3개월만에 35% 증가했습니다. 반품마켓은 쿠팡에서 판매됐다가 반품된 상품을 직접 검수하고 다시 판매하는 코너입니다.
쿠팡은 포장 상태, 구성품 검수, 외관 상태, 작동 테스트 등 검수 절차를 진행해 4가지 등급(미개봉, 최상, 상, 중)으로 나눠 판매합니다. 25% 이상 할인율을 제공하는 상품과 쿠팡의 추천 상품, 인기 상품을 따로 분류해 볼 수 있고요. 전자제품·컴퓨터 및 디지털 상품은 최대 40%, 여성 및 유아 의류와 신발은 최대 70%까지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11번가도 지난 4월 리퍼 상품 전문관 ‘리퍼블리’를 선보였는데요. 전문관 도입 이후 두달 간 전체 리퍼 관련 상품 거래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 늘었습니다. 철저한 품질 검수와 AS 제공을 위해 뉴퍼마켓, 리씽크 등 국내 대형 리퍼 전문몰과 손잡았습니다.
리퍼블리는 연말까지 목표했던 1500종 리퍼 상품 입점 계획을 전문관 출시 첫달에 초과 달성했습니다. 리퍼 상품을 공급하는 판매자가 급증한 만큼 거래도 활발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티몬 역시 못난이 과일이나 B급 제품, 유통기한 임박 상품을 취급하는 ‘리퍼 임박마켓’을 지난해 12월 재단장했습니다. 이후 올해 3월까지 매출을 살펴보면 3배 증가했고, 구매 고객은 5배 증가했다는 설명입니다.
물론 리퍼 상품 인기가 지속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품질 관리가 우선이 돼야 합니다. 각 플랫폼 업체들이 품질 검수 과정을 전문화 해서 운영하는 이유입니다. 제품 종류가 더 다양해지는 것 역시 리퍼 상품 시장을 키울 수 있는 필수 조건입니다. 리퍼 상품을 잘만 고르면 새 제품과 큰 차이 없이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할수록 수요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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