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1998년 NASA의 우주선과 2024년 4월 실시될 대한민국 제22대 대한민국 국회의원 선거.' 관련 없어 보이는 두 가지 사안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모두 엡손 프린터가 사용됐다는 점이다.
지난 1998년 NASA의 ‘STS-95’는 임무 수행을 위해 엡손의 잉크젯 프린터를 사용했다. 열기가 없어 우주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높게 사, 이후로도 꾸준히 엡손 프린터는 우주로 향했다.
오늘날 대한민국 정부는 투표 날이면 어김없이 엡손 프린터를 활용한다. 주민등록증을 확인하면 곧바로 투표용지가 나오며, 전날 사퇴한 후보도 바로 반영해 손쉬운 프린팅이 가능하다.
23일 일본 나가노 스와 엡손 본사에 위치한 모노즈쿠리 박물관에서 그간 엡손이 선보인 다양한 기술과 기기를 한눈에 만나볼 수 있었다.
현재 엡손의 사업부는 프로젝터, 프린터, 로봇 등이다. 그렇지만 그간 엡손은 수많은 다양한 분야를 도전하며 각종 분야의 기술을 축적해 왔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4년까지 카메라를 만들기도 했고, 데스크탑과 노트북 등 PC 사업을 영위하기도 했다. PC 사업의 경우 일본 내에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전통적인 제조업 강자인 엡손은 전기 회로에 포함되는 인공수정 역시 직접 제작한다. 현장에 근무하는 엡손 관계자는 “인공수정은 마치 나무에서 열매가 열리는 것과 같은 모양으로 직접 만든다”라고 말했다
다소 독특한 이력도 눈에 띈다. 손목시계에서 시작한 기업인 만큼, 시계 외장을 다듬는 기술을 활용해 1998년 나가노 올림픽의 메달을 제작하기도 했다.
세계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1990년대에는 손가락 반 마디만 한 초소형 로봇을 제작했는데, 빛을 받으면 그쪽을 향해 움직이는 로봇이다. 이 기기는 1995년 기네스북에 초소형 로봇으로 등재됐다.
엡손은 모바일 기술에 많은 기여를 하기도 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모토로라를 포함한 글로벌 피처폰의 액정표시장치(LCD)를 공급했다.
지금의 스마트워치와 같은 ‘TV 손목시계’를 고안하기도 했다. 겉모습은 평범한, 손목에 착용하는 LCD 화면 시계처럼 생겼으나 TV 수신기를 연결해 TV를 시청할 수 있었다. 세계 최초로 출시된 이 제품은 13번째 007 시리즈 ‘옥토퍼시(Octopussy)’에서 등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다방면에서 역량을 쌓아 온 엡손은 이제는 ‘환경’에 집중한다. 엡손은 2030년까지 친환경 기술 개발에 1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며, 일본과 영국, 미국 등은 RE100을 이미 달성했다. 한국 역시 연내 RE100 달성을 차질 없이 달성할 예정이다.
엡손은 2050년에는 ‘탄소(카본) 네거티브’를 이루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탄소중립보다 한 단계 적극적인 친환경 정책이다.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탄소중립을 넘어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0 이하로 만들 계획이다.
앨러스터 본 엡손 PR&IR본부 매니저는 “엡손만의 ‘고효율·초정밀·초소형’ 강점을 활용한 제품을 통해 고객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일궈 내겠다는 의지가 뚜렷하다”라며 “특히 환경에 있어서는 굉장히 어려운 목표를 잡기도 했다. 타 기업에 비해 적극적인 환경 전략을 통해 친환경에 앞장서나가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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