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챗GPT’의 등장 이후 전 세계는 ‘생성형 AI 신드롬’에 빠졌다. 오픈AI를 등에 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산업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엔터프라이즈용 서비스를 내놓음에 따라 일반 대중이나 소수의 기업뿐만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서 생성형 AI가 녹아들고 있는 상황이다.
바랏 산드후(Bharat Sandhu) SAP AI 및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플랫폼 부문 수석부사장은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진행되는 SAP 연례행사 ‘사파이어2023’의 둘째날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SAP가 그리는 AI 청사진에 대해 공유했다.
그는 AI는 모든 규모의 기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2024년 글로벌 2000 기업의 60%는 마케팅, 벌률, 인사, 조달 및 공급망과 같은 모든 비즈니스에 AI 사용을 확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생성형 AI의 활용도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예견했다.
SAP는 이번 행사기간 MS와의 기술 협력을 발표했다. SAP의 인적자본관리(HCM) 솔루션 ‘석세스팩터스’에 MS의 생성형 AI 서비스 ‘코파일럿(Colpilot)’을 연동한다는 것이 골자다. 워드, 파워포인트, 엑셀, 비바, 팀즈 등의 MS 서비스를 통해 제공되는 코파일럿의 이점이 석세스팩터스와 결합한다.
산드후 부사장은 “인적자원(HR) 분야는 AI의 힘을 가장 잘 활용하는 분야다. 석세스팩터스에 필요로 하는 인력의 유형을 정해두면 AI가 방대한 이력서 중 필요로 하는 인재를 빠르게 추려준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기능은 임시직을 고용할 때 빛을 발한다고도 강조했다. 행사 이벤트 관리를 할 단기 인력 수십, 수백명을 채용할 때는 모집 정원에 비해 10배 이상의 사람들이 지원하는데, 단시간 내에 필요로 하는 요건을 갖춘 이들을 선별해 담당자가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채용뿐만 아니라 직원 학습에도 활용된다. 직원이 어떤 기술을 갖췄는지, 특정 직무 종사자라면 어떤 추가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좋은지 등 현황 파악 및 장기적인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인력을 채용하고 육성하는 HR 분야의 체계적인 계획(플래닝)이 가능하리라는 것이 산드후 부사장의 설명이다.
SAP는 자사 소프트웨어(SW) 포트폴리오 전반에 AI 기능을 탑재하겠다는 계획이다. 그중 하나가 자연어 명령어(프롬프트)를 입력하면 그와 관련된 활동을 돕는 챗봇 기반의 디지털 비서다. 가령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에 “지난 3개월 내 공장 A에서 생산된 상품 상위 5개 리스트를 보여줘”라고 요청하면 디지털 비서가 답해주는 방식이다. 이는 업무 효율성 증대와 함께 전문 관리 인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로 이어진다.
산드후 부사장은 ‘책임 있는 AI’도 강조했다. ‘챗GPT’의 경우 사용자 데이터가 AI 학습에 활용되면서 내부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지만 SAP가 제공하는 AI 서비스의 경우 특정 고객의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될 일이 없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MS나 구글클라우드와 같은 기업들이 제공하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일반 기업들이 직접 활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비(非) 정보기술(IT) 기업이 생성형 AI를 잘 활용하려면 그들이 이용하는 서비스에서 생성형 AI 기술이 제공돼야 한다. 그리고 이는 제조, 유통, 금융, 커머스, 농업 등 거의 모든 산업에서 활용되는 SAP의 솔루션 특성과 잘 맞물린다.
산드후 부사장은 “사파이어2023에서 많은 비즈니스 파트너와 대화를 나눴다. 그들이 겪고 있는 문제 중 하나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이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데이터가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SAP는 유니크한 비즈니스 데이터를 가진, 고민을 해결하는 데 최적화된 데이터와 기술을 갖췄다. SAP의 AI는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혁신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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