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오픈AI를 등에 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전 세계 인공지능(AI)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구글이 반격에 나섰다. 차세대 대규모언어모델(LLM) ‘팜(PaLM) 2’를 비롯해 혁신 AI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구글은 현지시각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연례 개발자 회의 ‘구글 I/O’를 개최했다.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Making AI more helpful for everyone)’을 주제로 자사 제품 전 영역에 AI 기술을 적용한다는 청사진을 소개했다.
이날 구글은 검색, 지메일, 구글플레이, 포토, 클라우드 등 주요 제품 전 영역에 AI 기술을 적용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또 언어 뉘앙스 이해력이나 논리력, 수학적 추리력이 향상된 최신 LLM PaLM 2는 20개 이상 언어로 코딩을 가능케 하는 등 폭넓은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MS의 대화형 AI 서비스 ‘빙 AI’에 대응하는 ‘바드(Bard)’의 지원 언어도 40여개로 확대했다. 한국어와 일본어도 포함됐는데, 바드의 질문과 답변에 시각적인 요소롤 추가하고 추후 구글 렌즈까지 결합하는 등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또 바드 이용을 위한 대기열도 사라졌다.
구글은 PaLM 2를 25개 구글 제품에 적용한다. 이메일 초안 작성, 구글 포토 내 이미지 편집 등이 추가된다. 또 구글클라우드에 생성형 AI 기능을 확대하고, 생성형 AI에 최적화된 인프라를 제공하겠다고도 밝혔다.
구글과 MS가 AI 주도권 다툼을 이어가는 양상인데, 현 단계에서는 MS가 한발 앞섰다. 구글은 MS가 오픈AI의 LLM GPT-4를 기반으로 빙 AI를 내놓자 바드를 출시하며 맞불을 놨는데, 첫 공개 당시 시연회에서 잘못된 답변을 하는 모습을 보이며 체면을 구겼다. 내부에서도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성급하게 제품을 선보인 데 대한 질타가 터져나왔다.
이날 I/O에서 공개된 내용들은 MS가 추진하는 것과 거의 일치한다. 바드는 빙AI와, 그리고 PaLM 2는 GPT-4와 비교된다. 여러 서비스에 생성형 AI 기능을 추가한다는 것도 MS가 한발 앞섰다. MS는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팀즈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비서 ‘코파일럿(Copilot)’은 이미 시운전 중이다. 사이버보안 AI 비서인 ‘시큐리티 코파일럿’도 선보인 상태다. ‘책임 있는 AI’를 강조하는 것도 같다.
눈길을 끄는 것은 구글이 개발 중인 차세대 LLM ‘제미니(Gemini)’다. 제미니는 구글의 AI 연구조직인 구글 브레인과 딥마인드가 협력하는 공동 프로젝트다. 내부에서 경쟁 구도에 놓였던 2개 조직이 오픈AI와 MS라는 ‘외적’에 맞서 손을 잡았다. 구글은 미세 조정 및 안전성을 위한 테스트를 거친 뒤 제미니를 선보일 예정이다.
순다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매우 흥미로운 변곡점에 서 있다. 사람, 기업, 커뮤니티 등 모두를 위해 AI가 쓰일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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