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중국 주도로 확산 중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에 국내 3사가 합류했다. 중저가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분야를 공략하는 차원이다. 이에 따라 LFP 배터리 전·후방 산업도 형성되는 흐름이다. 관련 재활용(리사이클) 기술을 갖춘 회사를 인수한 케이피에스가 대표적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피에스는 정부 연구기관과 내년부터 LFP 배터리 재활용 관련 국책과제에 돌입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상반기 내 가시적 성과를 내는 게 목표다.
케이피에스는 디스플레이 장비 회사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증착 시 쓰이는 파인메탈마스크(FMM)를 평평하게 당겨주는 인장기 등을 생산한다. 다만 전방 수요 부진으로 새 먹거리 발굴이 불가피해졌고 지난 2월 폐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세기리텍을 품었다.
세기리텍은 폐배터리 등에서 원료를 추출해 배터리 제조사에 납품하는 것으로 수익을 내는 회사다. 지난해 연간 매출 870억원, 영업이익 49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2025년 3조원, 2030년 70조원, 2050년 600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통상 전기차 배터리 수명이 8~10년인데 2010년 중후반부터 전기차 생산이 본격화했음을 고려하면 2025년부터 관련 생태계가 개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에서는 성일하이텍을 필두로 대기업 및 중견기업 등이 수십~수백조원에 달하는 산업에 진출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펼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사업화에 돌입한 상태다.
케이피에스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여유가 없는 데다 세기리텍은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다. 그럼에도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LFP 배터리의 성장세에 있다.
기존 국내 플레이어들은 니켈·코발트·망간(NCM) 등 삼원계 제품을 재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LFP 폐배터리는 회수율이 낮고 국내 물량이 많지 않아 다소 관심도가 떨어졌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이 LFP 배터리 개발에 착수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고 이 과정에서 정부 연구기관은 세기리텍 특허에 주목했다.
현재 대부분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들은 습식 공정을 사용한다. 불순물이 많은 LFP 배터리 특성상 해당 방식으로 효율이 떨어진다. 세기리텍은 화학 반응을 통한 추출 기술을 보유 중인데 정부 연구기관은 이를 LFP 폐배터리에 적용하면 사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그동안 세기리텍은 납축전지 쪽에서 주력해왔다. 중장기적으로 LFP 및 삼원계 폐배터리 재활용으로 영역을 넓힐 방침이다. 케이피에스가 5000평 규모 유휴 부지를 두고 있어 연내 파일럿 라인을 마련하고 추후 양산 시설을 확보할 여건도 갖췄다.
케이피에스 관계자는 “아직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갖춘 곳은 없다. 내년부터 정식 절차에 돌입해서 2025년 전후로 생산라인을 갖추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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