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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넷제로’ 가속화…김영식 부사장 “구성원・협력사 핵심동력”

▲ SK하이닉스 탄소관리위원회 김영식 위원장이 현장 중심의 혁신이 넷제로 경쟁력 확보에 가장 중요한 요인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회사의 성장과 투자가 지속됨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따라서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려면 지금부터 온실가스 저감 기술을 고민하고 개발해야 한다”

김영식 SK하이닉스 제조/기술담당 부사장 겸 탄소관리위원회 위원장은 2일 SK하이닉스 뉴스룸을 통해 넷제로 실현의 당위성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넷제로(Net Zero)란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모든 온실가스의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SK하이닉스도 2050년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탄소관리위원회를 출범해 ▲협력사와 저전력 장비 개발 ▲공정가스 저감 ▲AI/DT(Digital Transformation) 기반 에너지 절감 등 다방면에 걸쳐 탄소 저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스코프 1과 2 배출량 유지, 재생에너지 사용률 33% 달성, 에너지 누적 절감 3,000GWh 달성, 공정가스 배출량 40% 감축 등 목표에 한 발짝씩 다가서는 중이다.

스코프(Scope)란 온실가스 배출에 대해 스코프1(직접 배출), 스코프2(간접 배출), 스코프3(기타 간접 배출)로 나누고 있다. 스코프3은 사업장 외부, 즉 협력사의 원부자재 공급 과정과 제품이 판매된 후 처리되는 과정 등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을 모두 포함한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탄관위는 넷제로 및 RE100(재생에너지로 100% 대체) 달성을 위해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회사의 중장기 경영 전략에 반영하기 위해 조직됐다. 위원회에는 100명이 넘는 기술 인력이 투입돼 있다. ▲저전력 장비 개발 ▲공정가스 저감 ▲AI/DT 기반 에너지 절감 등은 탄관위가 주요하게 추진하고 있는 활동이다.

이밖에도 탄관위는 신제품의 온실가스 저감 전략을 마련하고, 제품 생산 전 협력사로부터 원자재를 공급받거나 제품 판매 후 운송 · 사용 · 처분되는 과정에서 간접 배출되는 온실가스(Scope 3)를 감축하는 일도 맡는다. 또, 재생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등 넷제로 및 RE100 달성을 위한 다양한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중이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현재 우리가 가진 자원과 인적 역량을 잘 활용해 온실가스를 절감할 항목을 발굴하는 것이 목표다”라며, “중장기적으로는 미래 반도체에 온실가스 저감 기술을 접목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동력은 ‘구성원과 협력사’”라고 지목했다.

김 위원장은 구성원의 동참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탄소 저감 기술 개발이 곧 개인과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하며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협력사의 참여를 확대하고, 이들과 함께 스코프 3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생태계 전체의 ‘넷제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김 부사장은 “넷제로 경쟁력 확보는 이전까지 시도해보지 않은 도전 과제”라며, “글로벌 일류 기술 기업을 지향하는 SK하이닉스는 기술 혁신을 통해 생태계 전반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넷제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가 추진 중인 대표적인 활동은 ‘저전력 장비 개발 및 도입’이다. 특히, 지난해 협력사와의 협업으로 처음 도입한 이너 히터는 기존 대비 50% 높은 효율로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 반도체 공정에서 생기는 가스와 화합물을 가장 먼저 제거하는 1차 스크러버(1st Scrubber)의 효율 개선도 빼놓을 수 없다. SK하이닉스는 협력사와 함께 공정가스 사용량을 조절하거나, 저전력으로도 처리 가능한 공정가스를 개발하는 등 1차 스크러버의 처리 효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나아가 1차 스크러버 자체의 물과 전력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신규 설비를 개발 중이며,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통합 처리 시설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향후 건설될 신규 팹(Fab)에 1차 스크러버의 온실가스 처리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전력 사용량을 40% 이상 줄이는 것이 목표다.

‘공정가스 저감 활동’도 시행하고 있다. 반도체 식각 공정 등에 사용되는 가스의 경우 수명이 길고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높아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에 회사는 지난해 제조/기술담당 산하의 여러 조직을 모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온실가스 저감 활동에 나섰다.

그 결과, 회사는 T/F(Thin Film) 공정에서 시간차 질량 분석(ToF-MS, Time of Flight Mass Spectrometry) 진단을 통해 공정가스를 줄일 수 있는 13개 공정을 선별해내 온실가스 약 1만 2,029 tCO2e/yr을 감축하는 데 성공했다.

또, 식각 공정에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공정가스로 대체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온실가스 약 3만 tCO2e/yr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기존 공정가스를 지속해서 줄이는 한편, 지구온난화지수가 낮은 신규 물질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냉동기, 외기조화기(OAC, Outside Air Conditioner), 폐열 회수 등 주요 설비에 ‘AI/DT 기술을 도입해 에너지 효율 제고’에도 나서고 있다. 그동안 구성원 개인의 경험 또는 지식에 주로 의존해 설비를 운영했다면, 향후에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에너지 효율이 가장 높은 방식을 채택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머신러닝을 활용, 자체 학습으로 최적의 운전 모델을 도출해내고 있다.


이러한 AI/DT 기반의 설비 운영 시스템은 도입 초기임에도 꽤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142억 원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냈으며, 올해는 163억 원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이 시스템이 안착하게 되면 최대 45%까지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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