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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NMX·LFP 배터리 개발 중”...프리미엄 보완 투트랙 [소부장박대리]

- 프리미엄 P5 배터리 판매 순항...차세대 P6, 2024년 양산 전망
- NMX·LFP 등 시장 수요 높아진 중저가형 배터리 개발 본격화

[디지털데일리 이건한기자] 최근 GM와 미국 전기차용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 소식을 전하며 사업성장 기대감을 높인 삼성SDI가 중저가형 NMX, LFP 배터리를 중장기적 포트폴리오 확대 대상으로 꼽았다. 프리미엄 제품 중심 전략에서 시장 수요변화 변화에 따른 투트랙 전략 확대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손미카엘 삼성SDI 부사장은 27일 2023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당사는 P5·P6 등 기존 프리미엄 배터리 플랫폼의 경쟁력은 유지하면서 중장기 사업 성장을 위해 전기차, 전력용 ESS(에너지저장시스템) 시장을 겨냥한 NMX, LFP 배터리 등 ‘코발트 프리’ 콘셉트 기반의 신규 플랫폼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 플랫폼은 양산을 염두로 개발 중이고 원가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스택 공법과 각형 폼팩터의 안전성 등 삼성SDI 고유의 기술력을 적용해 차별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컨콜 질의응답 중 “전기차 제조사들이 원가절감을 위해 LFP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늘었고 중국 외 배터리 제조사들도 LFP 개발에 관심을 두는 상황에서 삼성SDI의 계획은 어떠한지” 묻는 질문에서 나온 답변이다.

올해 1분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선두주자 테슬라가 시작한 가격인하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전기차 시장이 대중화에 접어들며 각국 정부가 지급하던 전기차 구입 보조금 규모도 잇따라 줄고 있기 때문에 내연기관차와 경쟁하려면 전기차 가격 인하는 필수다. 이 과정에서 전기차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 비용 절감은 전기차 제조사 입장에서 가격 인하 부담을 가장 직접적으로 덜어낼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이날 언급된 LFP 배터리는 리튬·인산·철을 주원료로, 에너지밀도는 현재 전기차용으로 널리 쓰이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보다 낮지만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중국 제조사들이 LFP 배터리 기술에 강점을 지니고 있으며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중저가 차량, 옵션에 LFP 배터리 채용을 늘리면서 시장의 관심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NMX 배터리는 기존 삼원계 하이니켈 배터리에서 코발트를 제외하고 망간 비율을 높인 제품이다. 삼원계 주재료 중 가격이 비싼 코발트가 빠져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반면 성능은 기존 삼원계 배터리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SDI는 앞서 주요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 SK온이 잇따라 LFP 배터리 연구개발에 뛰어들었지만 고가형 하이니켈 배터리 생산 전략에 집중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윤호 삼성SDI 대표가 “LFP도 중요한 플랫폼”이라고 언급하며 기류 변화가 빨라졌다. 이날 컨콜에서도 NMX와 LFP가 중장기 배터리 사업 아이템으로 언급된 것은 이 같은 움직임이 본격화된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제품 공개나 양산 시점은 아직 알 수 없다. 당장은 양산 시점이 멀지 않은 신형 프리미엄 배터리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삼성SDI는 이날 기존 프리미엄 배터리인 P5 탑재 글로벌 전기차 모델 확대와 판매량 증가를 배터리 사업 실적 개선의 주요한 이유로 설명하며, 차세대 P6 배터리는 2024년 양산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P6는 배터리 에너지 밀도에 관여하는 니켈 함량을 90% 이상으로 늘리고 신규 소재와 신공법을 도입해 재료비 절감이 기대되는 제품이다. P5 이상의 ‘가성비’를 확보할 수 있다면 경쟁이 치열해질 중저가 시장 대비 프리미엄 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와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날 손 부사장도 “향후 P5, P6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증가가 사업 수익성의 지속적인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미 진출을 가속해야 하는 삼성SDI 입장에서도 이미 개발 노하우와 경쟁 기반을 다진 프리미엄 제품군이 추가적인 OEM 파트너사 확보에 더 유리할 수 있다. 삼성SDI는 북미 생산거점 설립이 늦은(2025년) 탓에 미국 IRA 법안에 포함된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수혜 시점도 경쟁사들보다 늦어진 상황이다. 차세대 P6 배터리의 강점을 중심으로 올해는 GM 외에 더 많은 전기차 OEM들과의 파트너십 체결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날 김종석 삼성SDI 경영지원 실장은 “금번 GM과의 협력 추진은 스텔란티스와 협력에 이어 당사의 고에너지밀도, 높은 안전성 기반의 배터리 기술력과 품질을 다시 인정받은 것”이라며 “기존 유럽고객 중심에서 성장 속도가 빠른 미주 주요 고객들과의 장기적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수익성 우위 질적 성장이란 경영방침 아래 미주 사업을 본격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SDI도 하루 앞선 26일 실적발표 및 컨퍼런스콜을 진행한 경쟁사 LG에너지솔루션과 마찬가지로 최근 시장 내 배터리 핵심광물 가격 하락, 전기차 가격 인하 등은 회사 수익성에 영향이 적을 것으로 분석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 계약에 광물 가격과 주요 소재에 대한 판가 연동 내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김윤태 경영지원실 상무는 “판가와 구매의 연동시점 차이로 인해 일시적 손익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분기나 연간 단위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의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이 중장기적으로는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시장 규모 확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결과적으로 배터리 판가가 다소 하락하더라도 전체 시장이 커지면 이익 규모도 확대될 것이란 기대다.

한편 반도체 소재, LCD 소재, OLED 필름소재 등을 생산하는 삼성SDI의 전자재료 부문은 시장의 예상대로 1분기에 부진했다. 이들 수요를 책임질 IT 전방시장의 침체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같은 상황은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이란 기대다.

김상균 삼성SDI 전자재료 전략마케팅 팀장은 “하반기부터는 고객사의 재고 소진과 금리인상 속도 완화, 중국 수요 개선 등으로 전자재료 실적도 개선될 전망”이라며 “편광필름의 경우 노동절 연휴 및 6.18 중국 쇼핑 축제와 관련된 프로모션 패널 구매로 인한 수요 반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엔드 TV 위주 제품 판매가 확대되고 신모델에 대한 올레드 공정 소재 판매를 늘려 실적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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