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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구글' 12년 우정에 균열 조짐…시장은 '들썩' [DD전자상가]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 기본 검색엔진을 구글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로 변경하는 방안을 고려하면서 지난 12년간 협업을 이어가던 삼성-구글 관계에 균열이 생겼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이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첫 출시가 예상되면서 양사의 모바일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각자도생’ 수순을 밟는 듯 하다.

25일 외신 및 전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부터 삼성전자와 구글 사이에는 잠재적인 균열이 발생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기본 검색엔진을 MS의 ‘빙(Bing)’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으며, 이에 따라 업계에서 여러 추측이 잇따랐다.

빙은 MS의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검색엔진이다. 오픈AI의 언어모델인 ‘GPT-4’를 탑재한 빙은 텍스트나 이미지 등을 기반으로 완성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검색엔진과 큰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챗GPT 열풍에 합류하며 갤럭시 스마트폰의 경쟁력과 차별점을 더욱 키울 기회이기도 하다.

구글은 갤럭시 스마트폰에 기본 검색엔진을 제공하고 삼성전자에 연간 30억달러(약 4조원)에 달하는 비용을 받는다. 이른바 ‘안드로이드 동맹’으로 불리는데, 구글은 이 수익을 잃을 위기에 처한 것. 뉴욕타임스는 이와 관련해 “매년 수억대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만드는 삼성전자가 검색엔진 변경을 고려한다는 것만으로도 구글에게는 큰 충격”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관련 보도에 대해 삼성전자는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았지만 부정하지는 않는 눈치다.

안드로이드 동맹은 지난 2010년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이미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으며 스마트폰의 시대가 시작됐고, 운영체제(OS)를 갖추지 못한 삼성전자와 완제품 라인업이 없는 구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협업이 시작됐다. 이후 2014년에는 ‘특허공유계약(크로스 라이선스)’을 체결하며 협력을 한 단계 돈독하게 쌓기도 했다.

그렇지만 두 기업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두 분야에서 역량 키우기는 계속됐다. 삼성전자는 2015년 안드로이드 대신 독자 OS ‘타이젠’을 적용한 스마트폰 ‘Z1’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듬해인 2016년에는 구글이 스마트폰 ‘픽셀’을 출시하며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최근 몇 년간에도 협력과 견제는 계속됐다. 2021년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 라인업인 ‘갤럭시워치’에 구글과 협력한 OS ‘웨어OS’를 채택했다. 그렇지만 1년 후 구글은 ‘픽셀워치’를 내놓으며 스마트워치 시장에 진출해 갤럭시워치의 경쟁사가 됐다. 이후 다시 한 해가 지난 올해, ‘삼성전자가 검색엔진을 MS로 변경을 고려 중이다’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두 기업의 균열이 한층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구글도 제조사로의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삼성전자가 8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폴더블폰에도 뛰어든다. 구글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내부에서 ‘패스포트(Passport)’ ‘펠릭스(Felix)’ ‘점보잭(Jumbojack)’ 등으로 불리는 폴더블폰을 개발 중이었다. CNBC 등 다수의 외신들은 올해 5월 개최를 앞둔 ‘구글 I/O’에서 첫 폴더블폰을 공개하고 판매를 진행할 것이라고 봤다.

이와 같은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까지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삼성전자의 검색엔진 변경이 현실로 이루어질지는 확정 전이다. 구글의 폴더블폰 출시 여부 역시 관측만 제기될 뿐,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MS와 협력을 강화하고 구글이 제조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이득일 수 있지만 당장 결정된 바는 없다”라며 “업계도 두 기업의 선택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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