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민·요기요, 소비자 주문 상황 맞춰 배달방식 선택지 넓혀 - 배민 알뜰배달, 기존 배달대행 역할까지 자체 운영…점유율 확대 포석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높아진 배달비 부담에 주문배달 이용자 수가 줄어들자, 배달 플랫폼 업체들이 대응에 나섰다. 소비자 주문 상황에 맞춰 배달방식을 선택하도록 서비스·기능을 새롭게 도입한 것. 고물가 흐름 속 배달비 부담을 낮춘다는 점을 내세우지만 결국 이용자 이탈을 막고 점유율을 키우려는 목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이달부터 ‘알뜰배달’을 출시, 일부 지역에서 운영을 시작한다. 오는 25일 서울 관악구를 시작으로 다음 달 3일 인천 연수구, 경기도 군포시, 대구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범 도입한다. 이후 순차적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알뜰배달은 기존 ‘배민1 한집배달’과 동일하게 배민이 직접 배달까지 책임지며, 소비자는 라이더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 이용 시 업주는 배달비로 2500~3300원(수수료 별도)만 부담하고, 소비자가 지불하는 배달팁은 평균 2000원대로 안팎으로 한집배달보다 줄어든다. 소비자도 상황에 맞춰 한집배달과 알뜰배달 중 선택할 수 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한집배달보다는 배달시간이 늘겠지만 그간 배민이 축적한 데이터, 효율화 기술로 최적 경로를 제안하기 때문에 배달 경험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기요는 ‘맞춤배달’ 기능을 새롭게 선보인다. 지난 17일부터 서울 서초·강남·영등포·구로구와 인천 남동·미추홀구 일대 가게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기존엔 업주가 요기요에 입점하기 위해선 요기요가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익스프레스’ 혹은 배달 대행사·자체 배달 등 ‘가게배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맞춤배달 기능을 적용한 식당은 소비자에게 익스프레스 배달과 가게 배달 중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즉 상대적으로 높은 배달비를 내더라도 음식을 빠르게 배달받고 싶으면 익스프레스를, 시간이 조금 소요되더라도 배달비를 낮추려면 가게배달을 선택하면 된다.
요기요 관계자는 “자영업자 입장에서 익스프레스와 가게배달 각각 주문이 들어온 건에 대해 비용을 내는 방식이기 때문에 한가지 서비스만 이용했을 때보다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오히려 주문 접수창구가 확대돼 매출 상승에 도움 될 수 있고, 원하면 맞춤배달 기능을 꺼도 된다”고 말했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등 배달앱 업체들이 배달 체계를 다양화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용자 이탈을 막기 위함이다. 최근 고물가 현상에 배달비 부담을 많이 느끼며 배달 수요가 줄고 있다는 통계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민·요기요·쿠팡이츠 배달앱 3사 3월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2898만명으로 2월 대비 24만명 감소, 전년동월 대비 634만명 줄었다.
특히 배달의민족은 코로나19 기간 점유율을 크게 높이며 지난해 4000억원대 흑자를 내는데도 성공했다. 올해 흑자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선 꾸준한 사용자 유입이 필수 조건이 된다.
다만 배민 알뜰배달을 두고서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결국 배달 주문 뿐 아니라 배달까지 전부 가져가려는 전략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배달대행 업계에선 배민이 알뜰배달을 시작할 경우 기존 묶음 배달 형태인 일반배달 수요가 급격히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배민 일반배달은 식당에서 배달대행 사업자들과 직접 계약을 맺고, 배민을 통해 들어온 주문을 이들이 배달하는 방식이다. 일반배달은 배민 소속 라이더가 배달하지 않기 때문에 실시간 이동경로를 제공하지 않는다. 다만 묶음배달로 진행하는 만큼 배달비가 상대적으로 높은 한집배달 대안 역할을 하기도 했다.
배민이 알뜰배달을 도입하게 되면 소비자 입장에선 여러 측면에서 편의성이 개선되는 것이 사실이다. 평균 배달비가 한집배달 대비 낮아질 뿐 아니라 묶음배달임에도 실시간 이동경로로 예상 도착 시간을 볼 수 있다는 점, 배달 관련 고객 응대 역시 배민에서 진행한다는 점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배달은 결국 기존 배달대행 사업자들이 진행하던 묶음 배달을 배민 자체적으로 진행하겠다는 것”이라며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한 만큼 초기 프로모션 혜택까지 제공하면 업주나 소비자들이 알뜰배달로 이동할 것이고, 배달 시장에서 배민 점유율은 더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