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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은 흑자전환했는데…‘배달대행’ 나란히 적자 확대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배달주문 수가 늘면서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수혜 속에서도 배달업계 모두가 웃은 것은 아니다. 주문을 중개하는 배달대행 플랫폼 사는 오히려 적자 규모가 커졌다.

18일 주요 배달대행 플랫폼 바로고와 로지올(생각대로), 만나플래닛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3사는 모두 작년 영업손실이 전년대비 크게 증가했다. 작년 흑자를 기록한 주문배달 앱 배달의민족과 상반된 결과다. 같은 배달업계라도 플랫폼 성격에 따라 경쟁 강도가 달랐기 때문이다.

바로고는 지난해 매출 1178억원으로 전년대비 27%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273억원으로 전년 112억원 대비 2배(160억원) 이상 늘었다. 바로고는 “지난해 서빙로봇 등 스타트업에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고 도시주방·든든상점 안정화, 인건비 확대로 비용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작년 하반기 모회사 인성데이타와 인적분할을 마친 로지올과 최근 몇 년 사이 주요 사업자로 등장한 만나플래닛 상황도 비슷하다.

분할에 따라 로지올 감사보고서는 작년 9~12월 실적만 담겨 있으나, 회사는 지난해 매출 475억원, 영업손실 약 70억원이라고 전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5% 늘었으나 영업손실은 2021년 13억원에서 57억원 가량 커졌다. 단 로지올은 “손실 대부분이 충당금 설정 때문으로, 실제 연간 영업손실은 30억원대”라고 설명했다.

만나플래닛은 지난해 매출 142억원으로 전년대비 15% 성장했지만 영업손실 57억원으로 전년대비 20억원 확대됐다. 작년 신규사업 진출을 위한 인력채용 증가로 인건비가 12억원 가량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바로고와 로지올, 만나플래닛은 월 배달대행건수 1000만건을 넘어서는 주요 사업자들이다. 매출이 큰 폭으로 차이나는 이유는 기업간거래(B2B) 사업 비중 때문이다. 일반 음식점 주문 시 배달대행 플랫폼사들은 건당 88원가량 수수료만 매출로 책정되지만, B2B 계약은 한달치 배달금 전체를 본사에서 정산하게 된다.

B2B 비중이 높은 바로고가 경쟁사 대비 매출 규모가 큰 이유다. 단 이들 공통점은 지난해까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음식배달 시장이 커졌음에도 불구 손실이 늘었다는 것이다. 통합형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이 높은 점유율 기반으로 작년 4000억원대 흑자를 냈으나, 분리형 배달 플랫폼은 ‘혹한기’가 이어지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합형 배달 플랫폼은 배민과 요기요, 쿠팡이츠 3사가 시장을 배분하고 있고, 배민은 작년 단건배달 수수료도 정상화하며 수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며 “분리형은 약 50개 업체가 경쟁하고 있어 낮은 수수료를 높일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배달대행 플랫폼사들은 올해 영업손실 규모를 줄이고 새 사업모델 발굴을 지속한다는 목표다. 바로고는 지난해부터 비상경영체제를 이어가며 비용 절감에 힘쓰고 있다. 동시에 배달대행 플랫폼 ‘딜버’와 합병을 하반기 내 마무리하며 플랫폼 고도화에 집중한다. 로지올은 전국 생각대로 지점 대상으로 전기오토바이 충전소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충전소 이용료 등이 새 수익원이 될 수 있다. 만나플래닛은 B2B사업을 강화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경쟁 격화 및 투자 혹한기 등 어려운 환경으로 배달대행 플랫폼사들은 우선 생존이 목표가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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