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SK텔레콤이 추가 5G 중간요금제를 내놓으면서 그 실효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부와 기업은 다양한 요금 구간을 신설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힌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통신비 인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남아 있다.
24일 SK텔레콤에 따르면 회사는 한달에 37·54·74·99GB 데이터를 각각 제공하는 신설 5G 중간요금제 4종을 오는 5월1일 출시한다.
지난 8월 선보인 1차 중간요금제인 ‘5G 베이직플러스’ 요금제(월 24GB, 5만9000원)에 추가금액(3000~9000원)을 지불하고 데이터(13~75GB)를 충전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기존에 110GB(6만9000원) 요금제를 쓰고 있었지만 실제로 한달에 35GB만 쓰는 이용자라면, 5G 베이직플러스 요금제를 선택한 후 3000원을 더 내고 데이터 13GB를 추가로 쓸 수 있다. 요금은 총 6만2000원이 돼 기존보다 7000원이 저렴해진다.
요금은 선택약정할인 25%를 반영해 4만~5만원대로 책정됐다. 37GB가 4만6500원, 54GB가 4만8000원, 74GB가 4만9500원, 99GB가 5만1000원이다. 다만 매달 자동 충전이 아닌 그때그때 충전을 선택할 경우 선택약정할인은 적용되지 않는다.
정부와 기업은 이번 중간요금제가 실질적인 가계통신비 절감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간 중간 요금 구간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고가 요금제를 써야 했던 이용자들이 자신의 사용량에 맞는 요금제를 선택함으로써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장관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실제 이용자들이 자신의 데이터 사용량 및 연령대에 맞는 요금제로 많이 이동할수록 이용 부담 완화 효과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텔레콤 또한 “이번에 추진하는 5G요금제 개편으로 요금제의 다양성과 고객 선택권을 확대해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통한 민생 경제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국회도 반색하는 분위기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박찬대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민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한 5G 중간요금제 도입을 적극 환영한다”며 “물가 상승률이 증가하며 가계통신비 또한 큰 부담이 됐던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시민단체를 포함한 일각에선 그러나 아쉬움이 나온다. 참여연대는 전날 SK텔레콤의 중간요금제 출시 소식에 “통신3사 이익을 극대화하는 반쪽짜리 요금제”라고 논평을 냈다.
특히 이번 중간요금제의 기본이 되는 ‘베이직플러스’ 요금제는 1GB당 단가가 2458원으로 이미 높은 수준이라며, 이에 대한 조정이나 대책 없이 중간요금제 구간(1GB당 687원~1676원)을 추가한 것은 통신비 부담 완화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다만 1GB당 단가는 데이터를 많이 이용할수록 낮아지는 게 일반적이긴 하다. 김경만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은 “데이터를 많이 쓸수록 단가가 낮아지는 게 맞다”며 “통신망 구축할 때 초기 투자 비용 개념이 들어가기 때문에 처음 들어가는 단가는 높게 들어간다. 데이터량이 많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그 단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통신비 인하 효과가 기존 고가 요금제 이용자에만 집중된 중간 구간 신설보다, 직접적인 요금 인하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지적되는 지점이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그동안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중저가 요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번 중간요금제는 지난번 나왔던 중간요금제보다 소비자 선택권을 훨씬 넓혔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고 평가한다”면서도 “(요금) 시작점이 비싼 면이 분명히 있다”며 “요금 출발점이 좀 더 낮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