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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가 독과점 아니라고?"...코인마켓거래소, 아연실색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의 독과점 문제를 두고 가상자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독과점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현재의 가상자산거래 시장 구조 정상화를 위해 거래소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거래의 80%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는 두나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가 시장을 독과점하는 게 아니라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자, 코인거래소 업계가 적극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코인마켓 거래소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두나무가 개최한 디지털자산 컨퍼런스 'DCON'에서 서울대학교 이승근 교수가 '가상자산은 국내로 시장을 국한하기 어려워 업비트가 독과점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기 힘들다'는 주제의 강연을 진행한 이후 두나무의 독과점 여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 자리에선 최근 해외 거래소까지 시장 산정범위를 넓히면 업비트가 독과점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국내 이용자의 해외거래소 이용량까지 따지더라도 지난 1년간 방문자 수 기준 업비트 점유율은 47.4%로 독과점이 맞다는 주장이 타 거래소를 중심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와 같은 코인 거래소들의 성토는 최근 거래소의 독과점 문제가 불거지는 상황에서 두나무가 진행한 행사를 통해 '(두나무가)독과점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발표가 나왔다는데서 출발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업권법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업비트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시장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포석 깔기에 나선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코인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거래소 시장은 은행실명계좌 연동을 통한 원화마켓 지원여부가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고, 이를 통해 소수 거래소의 과점 체제가 공고화되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라며 "업비트와 빗썸을 제외하고는 다수 거래소가 생존의 문제에 매달리고 있을 때, 시장 범위를 해외까지 넓혀 규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업계 다수 플레이어를 고사시키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비판했다.

다만 일부 코인거래소 관계자들은 업비트의 독과점 문제에 집중하기 보다는 다수 코인마켓의 생존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 업계의 논의가 집중돼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코인거래소 업계 관계자들이 심각하게 바라보는 것은 시장 경쟁력의 큰 요인일 수밖에 없는 거래 수수료율이다. 업비트가 거래 수수료를 0.139%에서 0.05%로 2~3배 가량 낮추면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반면 다른 코인거래소들은 수수료를 더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발표한 '2022년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코인마켓거래소 5곳은 거래 수수료 매출이 아예 없다. 이런 상황에서 수수료를 더 낮추면 바로 폐업으로 이어진다는 게 코인 거래소 업계 입장이다.

한 코인거래소 관계자는 "유동성과 거래량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업비트는 거래소 중에서도 수수료를 최저로 낮출 수 있는 것"이라며 "거래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대부분 중소거래소는 이미 수수료 이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더 낮추기 어렵다. 이는 결국 다시 시장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나타난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원화마켓 신고 요건으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실시되면서 거래소들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라며 "시장에서 다양한 플레이어가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두나무 관계자는 "업비트는 2017년 10월 다른 거래소보다 3~4년 늦게 후발주자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0%일 때 원화마켓 수수료율을 0.139%에서 0.05%로 할인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한 낮은 수수료는 이용자에게 더 좋은 서비스와 거래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쟁글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원화 입금을 지원하는 5대 거래소 거래대금은 5조2000억원으로 국내 시장 대금의 99.4%를 차지하는 반면, 코인마켓거래소 대금은 30억원으로 전체 거래대금 중 0.6%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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