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국내 코인마켓 거래소가 원화거래 서비스 규제에 막혀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진출한 해외 가상자산거래소 영업 제재는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8월 금융당국은 영업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특정금융정보법을 위반한 16개 해외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해 제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당시 금융당국 입장에 따르면 미신고 업장은 접속이 차단되는 등 규제가 주어져야 한다.
하지만, 7개월여가 흐른 최근까지도 해외 미신고 거래소에 대한 공식 제재는 찾아보기 힘들다.
금융당국이 공개했던 16개 미신고 불법 영업거래소 중 쿠코인, MEXC, 비트루, 폴로닉스, 코인EX등은 여전히 한국어 서비스를 버젓이 지원하고 있다. 또 MEXC만 보더라도 적극적인 가입 프로모션까지 진행 중이다. 2000USDT를 이체하면 20USDC를 주는 등 리워드 지급 등 방식을 통해 가입자 시선을 끌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일 오후 4시 기준 쿠코인과 MEXC는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순위에서 각각 4위와 1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대형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도 위 두 거래소보다 낮은 순위에 올라있다. 순위는 웹 트래픽 요인, 평균 유동성, 거래량 등을 기준으로 매긴다.
국내 원화거래소보다 높은 순위에 기록된 이들이 높은 배율의 레버리지 투자와 최저가 수수료 정책 등을 펼치면서 국내 코인거래소들은 경쟁력에서 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한 코인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코인거래소들이 원화 마켓 승인을 얻지 못해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해외거래소들은 제재를 받지 않는 영업을 통해 수수료 이익을 올리고 있다"라며 "일부 해외 거래소는 한국에서 전체거래량의 30%를 낸다는 말까지 돌고 있다"라고 말했다.
해외거래소들 사이에서 국내가 라이징 마켓으로 떠오르면서 잇따라 진출을 준비하는 곳도 많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다른 거래소 상황을 통해 가능성을 본 다른 해외거래소가 주로 랩스 형태로 들어와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을 까는 방식이다. 과거 바이낸스가 그랬던 것처럼 이 랩스가 다수 코인 프로젝트를 인큐베이팅하는 등 방법을 통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에서 불법이라고 규정지은 사안에 대해 아직까지 별다른 조치가 나오지 않을 것을 두고 한동안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금융정보분석원(이하 FIU)와 방송통신심위의원회가 의견 합치를 보지 못한 상황이 사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FIU가 요청한 불법 거래소 인터넷 접속정지 신청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서는 부결시켰다.
앞서 방심위는 FIU가 제시한 불법 영업 기준을 재검토 해야한다는 이유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현재까지도 방심위는 해당 사안에 대해 심의 중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방심위 관계자는 "해당 사안은 아직 수사기관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있다"라며 "결과가 나올때까지 방심위 차원에서 다른 결정을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FIU가 이같은 해외 거래소 실태를 모르는 게 아니다. 현황파악과 이에 대한 조치 요구까지 모두 마쳤지만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FIU 한 관계자는 "해외거래소 영업을 막기 위해 방심위 요청과 수사기관 고발조치까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모든 권한을 발휘했다"라며 "불법 판단의 1차적 기준은 소관부처 영역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인터넷 접속 차단이 가장 핵심적인 제재 방법이지만, 관련 부처에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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