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저번 주 비트코인(BTC) 가격이 7일간 30%대 상승을 보이면서 코인 시장이 탄력을 받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로인해 BTC 가격이 2만9000달러 진입을 앞두기도 했었는데요.
20일 오전 11시 30분 기준으로는 상승세가 소폭 둔화해 2만7700달러선에서 가격이 형성돼 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분위기를 반영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왜 이렇게 가격이 급속도로 올랐는지 궁금하실텐데요. 최근 미국 은행들이 잇따라 파산하는 상황에서 가상자산 시장은 호황기라는 사실이 납득이 안 갈 수 있습니다.
업계는 은행 파산이 가상자산 시장과 관련이 없고, 은행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코인 시장으로 흘러들어온 영향이라고 해석하고 있네요. 결국 내로라하는 제도권 금융도 금리 인상이라는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파산 도미노가 이어지는만큼, 결국 기존 금융권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코인 시장을 선택했다는 것이죠.
기존 전통 금융 구조에 대한 불신과 이로 인한 저항의 결과로 탄생한 게 비트코인이기 때문에 이번은행 파산 사태 이후 보여진 코인시세는 생각보다 많은 의미를 함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주 주간블록체인 시작합니다.
◆ 미신고 해외 가상자산거래소 철퇴, 국내 영업 아직도 활개
국내 코인마켓 거래소가 원화거래 서비스 규제에 막혀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진출한 해외 가상자산거래소 영업 제재는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금융당국은 영업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특정금융정보법을 위반한 16개 해외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해 제재에 나서겠다고 밝혔는데요.
당시 금융당국 입장에 따르면 미신고 업장은 접속이 차단되는 등 규제가 주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7개월여가 흐른 최근까지도 해외 미신고 거래소에 대한 공식 제재는 찾아보기 힘든데요.
금융당국이 공개했던 16개 미신고 불법 영업거래소 중 쿠코인, MEXC, 비트루, 폴로닉스, 코인EX등은 여전히 한국어 서비스를 버젓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MEXC만 보더라도 적극적인 가입 프로모션까지 진행 중입니다. 2000USDT를 이체하면 20USDC를 주는 등 리워드 지급 등 방식을 통해 가입자 시선을 끌고 있는 것이죠. 저도 모 코인거래소에 가입했는데요. 가입 이후 주기적으로 개인 메일에 한국어로 된 프로모션 메시지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영업이 활개를 치는 것인데요.
때로는 국내 원화거래소보다 높은 순위에 기록된 이들이 높은 배율의 레버리지 투자와 최저가 수수료 정책 등을 펼치면서 국내 코인거래소들은 경쟁력에서 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해외거래소들 사이에서 국내가 라이징 마켓으로 떠오르면서 잇따라 진출을 준비하는 곳도 많다는 것이 업계 설명인데요. 다른 거래소 상황을 통해 가능성을 본 다른 해외거래소가 주로 랩스 형태로 들어와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을 까는 방식입니다. 과거 바이낸스가 그랬던 것처럼 이 랩스가 다수 코인 프로젝트를 인큐베이팅하는 등 방법을 통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에서 불법이라고 규정지은 사안에 대해 아직까지 별다른 조치가 나오지 않을 것을 두고 한동안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는데요. 특히 금융정보분석원(이하 FIU)와 방송통신심위의원회가 의견 합치를 보지 못한 상황이 사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해 FIU가 요청한 불법 거래소 인터넷 접속정지 신청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서는 부결시켰습니다.
앞서 방심위는 FIU가 제시한 불법 영업 기준을 재검토 해야한다는 이유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는데요. 현재까지도 방심위는 해당 사안에 대해 심의 중지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FIU가 이같은 해외 거래소 실태를 모르는 게 아닌데요. 현황파악과 이에 대한 조치 요구까지 모두 마쳤지만 답답하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FIU는 해외거래소 영업을 막기 위해 방심위 요청과 수사기관 고발조치까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모든 권한을 발휘했는데요. 인터넷 접속 차단이 가장 핵심적인 제재 방법이지만, 진척이 안되는 상황이 답답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업비트 독과점? "해외로 범위 넓히면 아냐"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의 시장 점유율은 80%가 넘는데요. 이 때문에 독과점 문제가 꾸준히 불거져왔죠. 하지만, 얼마전 업비트의 국내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만을 놓고 독과점 문제를 언급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나와 업계 주목을 받았는데요. 아직 미성숙한 가상자산 시장 특성을 고려할 때, 독과점 우려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인데요. 또 독과점 우려에 자칫 불필요한 규제가 생길 수 있다는 목소리도 업계에서 상당히 집중조명 받고 있네요.
지난 16일 한국경제법학회, 서울대학교 한국경제혁신센터, 두나무가 개최한 디지털자산 컨퍼런스 'DCON'에서 서울대학교 이승근 교수는 국내 가상자산사업자 간 경쟁이 격화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먼이 교수는 가상자산 거래 시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까지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눈여겨봤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을 국내로 국한하기 어렵기 때문에 해외까지 포함하면 거래소 간 점유율 변동이 지속해서 있을 수밖에 없다는 시각입니다. 또 해외 거래소의 쉬운 국내 진출도 근거로 들었는데요.
이 교수는 국내에서 거래소 사업을 위한 제도적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시간이 흐를수록 거래소 간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예시로 등장한 게 바이낸스인데요. 바이낸스가 최근 고팍스 지분을 상당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교수는 이미 해외거래소가 국내 시장에 우회적 진출을 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실명계좌 인증을 받지 않아 영업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다수 코인거래소들은 어불성설이라는 의견인데요. 가뜩이나 해외 거래소 영업 제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비교군을 해외 거래소까지 넓히면 숨을 쉬기가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또 현재 마땅한 시장 법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독과점을 견제하지 않는 법규제가 도입되면 다수 사업자가 생존할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 코인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해외거래소까지 걸고 넘어지는 것은 코인거래소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국내 시장 한정 업비트가 독과점은 맞지 않냐"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해외거래소로의 자본 유출량이 많다는 것이 거짓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외거래소가 국내에서 정식으로 인가 받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한다면 자칫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수 있어 우려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국내 법제도는 어디까지나 국내에 있는 다수 시장 플레이어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해져야 한다는 입장도 전해왔습니다.
지난 19일 FIU가 발표한 '22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래블룰' 시행 이후인 지난해 하반기 국내 거래소에서 외부로 출금된 가상자산 규모는 총 30조6000억원입니다. 특히 해외로 빠져나간 자금은 20조원 규모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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