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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림호 KT 운명은? 국민연금·현대차 ‘글쎄’ vs 시장·주주 ‘찬성’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이달말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윤경림 KT 대표 후보의 운명에 관심이 모아진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과 현대자동차의 반대표가 예상되는 반면 소액주주들은 윤 대표 선임을 적극 지지하고 있어 결과를 가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달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대표이사 선임의 건을 의결한다. 앞서 KT 이사회는 지난 7일 최종 후보군 4명 가운데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을 차기 대표 후보로 내정했다.

이번 주총은 KT의 차기 대표 선임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주주들의 선택이 중요하다. 1대 주주인 국민연금(지난해 말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지분 10.13%)과 다른 소액주주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국민연금은 윤 후보자의 내정 이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현모 현 KT 대표가 연임을 포기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만큼 이번에도 상황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를 여러번 문제삼으며 사실상 KT를 저격해왔다.

특히 구 대표가 차기 대표 최종 후보로 지목됐을 당시에는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할 경선의 기본원칙에 부합하지 못했다”며 반대 의결권 행사를 공식화 했다. 대표 경선이 비공개로 진행된 것을 트집잡은 것인데, 구 대표는 이같은 비판을 상쇄하기 위해 경선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했지만 결국엔 후보 사퇴를 결정했다.

윤 후보자의 경우에도 상황은 좋지 않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KT 이사회가 4인의 후보를 모두 내부 인사로 낙점한 것을 두고 ‘그들만의 리그’라고 강하게 비판했고, 대통령실까지 나서 투명한 선임 과정을 강조한 상황이다. 게다가 검찰은 최근 ‘일감 몰아주기’와 ‘보은성 투자’ 의혹으로 구 대표와 윤 후보자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 국민연금은 대통령실과 여당의 의견과 궤를 같이할 가능성이 크다. 2대 주주인 현대차그룹(지분율 7.79%)도 최근 KT에 “대주주 의사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하면서 사실상 ‘반대’로 기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3대 주주인 신한은행(5.48%) 역시 자신들의 최대주주 국민연금의 영향력을 벗어나기 어렵다.

반면 소액주주들은 윤 후보자의 대표 선임을 찬성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정치권으로부터 불어온 외풍이 KT의 정당한 대표 선임 절차를 흔들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KT 소액주주들은 네이버 카페 커뮤니티에서 전자투표를 알리면서 참여를 독려 중이다.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KT 주총 전자투표는 30일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외국인 주주들도 변수다. 최근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 ‘글래스루이스’는 KT 투자자에게 윤 후보자를 차기 대표로 선임하는 안건에 대해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 측은 “내정자 명단을 검토한 결과 주주들이 우려할 만한 실질적인 문제는 없다고 생각했다”며 “주주들이 모든 후보자들 선임에 찬성할 것을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글래스루이스는 ISS와 함께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기관으로 꼽힌다. 외국인 투자자·기관 투자자들의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번 글래스루이스의 권고는 다수 외국인 투자자들의 찬성표를 이끌어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KT 주주 가운데 소액주주와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과반을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KT 대표 선임 문제가 주요주주들과 소액주주들의 대결 양상으로 흐르고 있지만, 비토가 분명한 주요주주들과 달리 소액주주들은 어느 정도까지 결집할 수 있을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주총에서 대표 선임이 불발되면 KT는 상당한 경영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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