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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방송 광고제도 규제완화 논의 ‘지지부진’…전방위 압박에 업무 올스톱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이제 몇 배 빠른 LTE는 잊으세요. 먼저갑니다. band LTE.”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에서 환상의 콤비를 자랑했던 차승원과 유해진을 모델로 발탁한 SK텔레콤의 LTE 광고 속 문구다. 이 광고는 ‘삼시세끼’의 프로그램 포맷을 그대로 차용, 대중에 친근감과 흥미를 유발한 광고로 호평받았다.

하지만 이 광고는 곧 tvN 외 다른 방송채널에선 볼 수 없게 됐다. 광고에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의 장면을 삽입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광고 기법 중 하나임에도 불구, 프로그램과 광고가 구분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부의 규제를 받았기 때문이다.

◆ 방송광고 제도 개선 논의, 사실상 중단…네거티브 규제 체계 도입이 핵심

10일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이하 방통위)를 둘러싼 전방위적인 압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방통위의 방송광고 네거티브 규제 도입 등 방송광고 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는 사실상 중단됐다.

방통위는 지난해 6월 방송광고 네거티브 규제 체계 도입을 위해 전문가와 정부 및 유관 단체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꾸리고, 방송광고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해왔다.

총 8차례에 걸친 회의 끝에 마련된 개선안 초안은 시청자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방송광고가 준수해야 할 방송광고 기본원칙을 설정하되, 기본적으론 네거티브 규제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골자다.

개선안은 새로운 유형의 방송광고를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 속에서 마련됐다. 현행법상 신유형의 방송광고를 도입하려면 매번 방송법 개정이 이뤄져야 하는 등 제도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규제의 강도가 높아, 경쟁력 있는 광고 상품을 내놓기 어렵다는 업계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다만 방통위 관계자는 “(방송광고 제도 개선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계속 검토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더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전했다.

◆ 농구 프레임에 광고가?…해외선 이미 다양한 광고 시도

현재 해외 주요국에선 이미 일반적인 제한을 준수하는 경우, 특정 방송광고 유형이 관련 법령 등에 규정되어 있지 않더라도 자유롭게 도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농구 골대 프레임에 광고를 입히거나, 광고와 프로그램을 한 화면에서 함께 볼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광고 상품들이 시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방송광고업계 전문가는 “광고와 프로그램을 양분하고 광고를 이물질처럼 구분하던 시대는 갔다. 프로그램 밖에 존재했던 광고를 어떻게 프로그램 안에서 잘 녹일 수 있냐가 업계의 과제”라며 “하지만 과도한 규제로 다양한 광고기법의 시도 자체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 간접광고(PPL)를 잘 녹이기란 쉽지 않다”고 꼬집었다.

◆ 방통위 업무 공백에 업계 우려…올해 방송광고 시장, 더 춥다

방통위의 업무 공백이 길어짐에 따라, 방송광고 매출이 주 수익원인 업계의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올해 방송광고 시장이 경기침체로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해외 OTT들의 광고형 요금제 도입으로 전통적인 방송 매체들의 광고 매출에 타격이 갈 것이라는 주장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국내 방송광고 시장의 매출액은 이미 주춤하는 모양새다. 방송광고 시장의 규모는 2018년 3조9318억원에서, ▲2019년 3조7710억원 ▲2020년 3조4841억원 ▲2021년 4조531억원으로 성장세가 크게 위축됐다.

반면 모바일·PC 등 디지털광고 시장의 규모는 ▲2018년 5조7172억원 ▲2019년 6조5219억원 ▲2020년 7조5284억원 ▲2021년 8조36억원으로, 매출액이 비약적으로 증대하고 있다.

리서치 회사 엔스크린미디어(NScreenMedia)의 대표 콜린 딕슨(Colin Dixon)은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스타(Daily star)와의 인터뷰에서 “OTT를 통해 광고주들은 골든타임이 아닌 다른 시간대에도 구독자와 접근할 수 있게 됐다”라며 “(광고형 요금제는) TV광고의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학계 전문가는 "원칙적으로 방송광고 시장의 매출액은 경제 성장률과 맞물린다. 올해 경제가 안 좋은 상황에서 기업들은 당연히 광고비를 줄일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방통위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난해 1년 동안 열심히만든 안을 빨리 검토해 시행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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