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언어모델은 어떠한 글이든 그대로 완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AI)입니다. 다만, 이것은 AI라기보다 앵무새에 가까운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생성AI 챗GPT가 전세계 AI 열풍을 일으킨 가운데, 네이버가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단순히 질문자가 요구한 대답을 완성할 수 있는 능력만 갖추면, 과연 그대로 좋을까. 네이버는 이를 ‘앵무새’에 비유했다. 여러 정보를 끌어모아 글만 완성하는 건 앵무새와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네이버가 제시하는 언어모델은 어떠한 모습일까? 네이버는 오는 7월 공개 예정인 ‘하이퍼클로바X’를 통해 이를 엿볼 수 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AI 기술 총괄은 2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 ‘데뷰2023(DEVIEW 2023)’을 통해 “우리가 바라는 AI는 도움이 되는 존재이지, 학습한 정보를 그대로 무비판적으로 내뱉는 것이 아니다. 사용자가 요구하는 AI 기대치 형상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이퍼클로바X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인간에게 필요한 AI는 필요한 데이터로 학습된 AI다. 그렇다면, 한국인에게 필요한 AI는 ‘한국어’에 강점이 있어야 한다. 하이퍼클로바X는 ‘챗GPT’ 대비 한국어를 6500배 더 많이 학습하고, 사용자가 바라는 AI 모습을 발현시킬 수 있도록 개선된 AI다. 하이퍼클로바는 이미 한국어 관리 능력 시험에서 경쟁사 모델 대비 높은 성능을 보였다.
이날 성낙호 총괄은 기능성·안정성 모두를 확보한 하이퍼클로바X 경쟁력과 강점에 대해 설명했다. 성 총괄은 보다 전문적이고 고도화된 초대규모AI 서비스를 위해서는 개인이나 기업 등 사용주체에게 밀접한 데이터로 학습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실제 하이퍼클로바X의 데모 버전을 선보였다.
성 총괄은 “해외 AI 경우, 외국에서 많이 공부했지만 한국어는 조금 배워서 할 줄 아는 외국인과 일하는 느낌”이라며 “고속도로에서 오토바이를 탈 수 있는지 물어봤을 때, 외국인은 아무래도 자국 문화권에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답변하는 게 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이퍼클로바X는 한국 사람처럼 한국 데이터를 배운 AI다. 이에 한국에 대한 풍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납득할 수 있는 답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성 총괄은 하이퍼클로바X가 동료처럼 업무에 도움을 주며, 일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예를 들어, 해외 논문 등 영어로 된 각종 문서를 읽어야 할 때 하이퍼클로바X가 기여할 수 있다. 웨일브라우저에 하이퍼클로바X를 탑재한 후, 파파고 번역을 도입한다면 해외 문서 정보를 탐색할 때 읽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뿐 아니라, AI가 제목부터 글 수정, 초안 작성 등을 맡게 되면 ‘쓰기’에 대한 시간도 아낄 수 있다.
성 총괄은 “하이퍼클로바X에서는 번역을 거치지 않아도 요약된 결과를 한국어로 보여준다”며 “인터넷상 정보 96%는 영어로 쓰여 있는데, 한국어가 모국어인 한국인에겐 이 내용을 읽어내기 쉽지 않다. 하지만, 하이퍼클로바X를 통해 최신 정보들을 모두 이해할 수 있는 한국인이 가득하다면, 한국의 경쟁력은 얼마나 높아질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지식을 학습한 하이퍼클로바X는 그 자체로 커다란 지식인 서비스와 같다. 질문에 대한 답을 즉시 들을 수 있고, 연이어 질문할 수 있다”며 “네이버 지식인과 검색 서비스에 결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네이버는 상용화 단계에 도달한 하이퍼스케일AI 플랫폼 ‘클로바스튜디오’를 구축했다. 누구나 자신만의 초대규모AI를 쉽게 만들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과 파트너들이 공유 AI 생태계를 함께 구축하고 있다.
성 총괄은 “하이퍼클로바X는 작은 양의 데이터라도 고객이 보유한 데이터와 결합하면 특정 서비스나 기업 등 해당 영역에 최적화된 초대규모AI 프로덕트 구축이 가능하다”며 “사용자 니즈에 맞는 응답을 다양한 인터페이스로 즉각 제공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