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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서치GPT’-카카오 ‘코GPT’, 불붙은 글로벌 AI경쟁에 대응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오픈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 ‘챗GPT’에 대적할 AI 검색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는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도 이같은 경쟁 대열에 합류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현재 AI 열풍 중심에 선 챗GPT에 대해 각각 ‘서치GPT’와 ‘코GPT’로 대응할 계획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3일 2022년 4분기 및 연간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많은 주목을 받는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같은 새로운 검색 트렌드에 대한 대응을 준비 중”이라며 서치GPT를 상반기에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치GPT는 챗봇 서비스인 챗GPT와 달리, 더욱 고도화된 검색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네이버는 검색 결과 품질과 이용자 콘텐츠 소비 경험을 향상하기 위한 실험을 내부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용자 만족도와 데이터를 충분히 쌓은 후, 정보성 검색에 대해 서치GPT 적용 방안을 고려하겠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를 검색 결과에 직접 접목하기보다 이용자와 문제 해결 방법을 고민하는 베타의 장을 별도로 운영하는 방안부터 고려하고 있다. 현 단계에서는 신뢰성, 최신성을 비롯해 비용 효율화 문제까지 검토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판단이다.

최 대표는 “당장의 트래픽이나 유저 인게이지먼트를 네이버 검색결과에 직접 적용하는 것보다, 새로운 검색 기술 연구개발이 목적”이라며 “생성형 AI 단점으로 꼽히는 신뢰성과 최신성 부족, 영어 기반 개발 모델을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생기는 정확성 저하를 풍부한 사용자 데이터와 네이버 기술 노하우를 접목해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이용자가 서울 지하철 요금처럼 정보가 요약된 답변이 필요하면, 서치GPT가 신뢰도 높은 최신 콘텐츠 데이터를 출처와 함께 요약 및 제공한다. 노트북을 싸게 구매하는 방법과 같은 조언이 필요한 검색은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한 답변이 제시된다.

네이버는 GPT에 대한 수익화 가능성도 점쳤다. 이와 관련 최 대표는 “네이버 초거대 AI인 하이퍼클로바가 계속 발전 중이고, 이를 기반으로 한 유료 기업(B2B) 서비스 시장이 계속 열리고 있다. 클로바 AI케어콜, 광학문자기술(OCR) 등 여러 솔루션이 네이버 클라우드 위에서 상품화되고 있다”며 “GPT에 다양한 투자를 통해서 앞으로 더욱 수익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역시 한국어 특화 AI 모델인 코GPT를 활용한 AI 기반 버티컬서비스를 연내 띄우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10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챗GPT와 같은 초거대 AI 모델 등장은 카카오에 기회이자 위기”라며 “카카오는 글로벌 기업들과 같은 상황에서 경쟁하기보다 카카오브레인이 가진 한국어 특화 AI 모델 코GPT를 활용한 AI 서비스에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 KoGPT는 챗GPT 이전 모델인 GPT-3 한국어 특화 버전이며, 사람 뇌의 시냅스에 해당하는 파라미터(매개 변수) 개수는 약 60억개다. 반면, GPT-3은 파라미터가 1750억개에 달한다. 파라미터가 확대될수록 성능이 개선되므로 해당 수치는 기능성 지표에 해당한다. 즉, 모델 크기로만 보면 글로벌 기술과 견줄 수 없다는 한계를 인지, 한국형 AI 서비스에 주력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한 개발 비용에 있어 막대한 규모의 투자가 불가피할 것이란 업계 시각과 달리, 카카오는 앞서 진행된 투자들처럼 그다지 큰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대표는 “카카오브레인과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통해 그동안 투자하던 AI 부문 투자 비용 수준에서 많이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네이버는 검색 기술 고도화에 집중한 반면, 카카오는 기존 카카오 챗봇 서비스를 활용해 챗봇과 AI를 결합하는 방식도 고려 대상에 올렸다. 물론 현재로선 비용 측면에서 신중하고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관련해 홍은택 대표는 “카카오에는 다양한 챗봇이 있고, 챗봇과 AI가 결합할 경우 챗GPT 같은 형태가 된다”면서도 “비용 합리적으로 개발해야 하므로 정확하게 접근해야 한다. 신중한 검토를 거듭하겠지만, 톡비서 ‘죠르디’가 카카오톡 내 비서 역할을 하는 만큼 죠르디와의 채팅방에서 AI가 개인화된 비서 역할을 해줄 수 있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한편, 전문가들은 최근 AI 경쟁을 가속한 챗GPT에 대해 민간과 정부의 총체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이번달 ‘플랫폼 생태계의 국내외 현황과 전략 모색’을 주제로 열린 ‘더 좋은 플랫폼 생태계 포럼’에서 “구글도 긴장할 정도로 챗GPT가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클라우드 체제하에 작동하는 ‘플랫폼의 플랫폼’이기 때문”이라며 “챗GPT가 부분별로 특화하면서 이미 다양한 앱과 검색 엔진 등 파생 서비스가 시도되거나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챗GPT 시대에 잘 적응하면, 기존 플랫폼 체계를 깨뜨릴 기회일 수 있다”면서도 “지금처럼 현상 유지가 이어지면 안 된다. 기업들이 챗GPT에 대항 가능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정부가 생태계 활성화를 지원하는 체계를 적극 마련해줘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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